러시아, 10일부터 열흘 동안 벨라루스 대다수 병력과 함께 우크라이나 접경서 연합훈련러 외교부 “우크라이나 긴장 해소하려면 나토 측이 지원한 무기·병력 모두 철수시키면 돼”
  • 미국에게서 지원받은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 사격훈련을 하는 우크라이나군.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미국에게서 지원받은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 사격훈련을 하는 우크라이나군.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우크라이나가 현지시간 10일부터 열흘 동안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기 위한 대응훈련을 시작한다. 3만명의 러시아군과 벨라루스 병력 대부분이 같은 기간 접경에서 연합훈련을 하는데 대한 대응 성격이다. 러시아는 이에 대해 “나토는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무기를 모두 가져가고 훈련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우크라이나, 나토 지원한 무기 들고 러시아 침략대응훈련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10일(이하 현지시간)부터 20일까지 전국 곳곳에서 러시아 침략에 대응하는 훈련을 대규모로 실시한다고 밝혔다. 훈련은 리우네·코벨 훈련장, 체르니히우 훈련장, 추구이프 훈련장, 오데사 훈련장 등 동서남북 9개 지역에서 실시한다.

    이번 대응 훈련에는 터키로부터 받은 공격용 드론 ‘바이락타르’, 미국이 제공한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 영국이 제공한 단거리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 NLAW 등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밝혔다.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지난 7일 자국 TV방송과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10일부터 20일까지 접경 일대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라며 “우리도 같은 기간 맞대응 훈련을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레즈니코프 장관은 이때 “러시아가 접경에 배치한 병력이 14만 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미국 정보기관은 앞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략하기 위해서는 17만5000명의 병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 “나토,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무기 회수하고 훈련 중단하라”

    러시아는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에게는 대응훈련 중단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이하 나토) 측에는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무기를 회수하고 훈련을 돕지 말라고 요구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이 지난 9일 정례브리핑에서 “서방 진영이 그렇게 이야기하는 우크라이나 주변 긴장완화는 아주 빨리 달성할 수 있다”며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무기를 모두 회수해 철수하면 된다”고 말했다고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전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또한 우크라이나와 나토의 연합훈련을 중단하고, 나토 회원국의 군사고문단도 우크라이나에서 철수시키라고 요구했다. 그는 이어 “미국과 나토는 동유럽에서 전력을 증강하고 있는데 그들 스스로 파기하지 않은 ‘러시아-나토 기본협정’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나토가 동유럽에 배치한 전력을 협정 당시 수준으로 되돌리라고 요구했다.

    러시아, 1997년 5월 체결한 ‘러-나토 기본협정’ 앞세워 나토 철수 요구

    ‘러시아-나토 기본협정’은 1997년 5월 프랑스 파리에서 보리스 옐친 당시 러시아 대통령과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16개 나토 회원국 정상이 체결에 참여했다.

    16쪽 분량의 협정에는 나토의 동유럽 확대를 러시아가 용인하는 대신 러시아-나토 합동위원회를 창설해 안보문제에 대해 긴밀히 협력하고, 나토에 동유럽 국가가 새로 가입을 해도 해당 국가에 핵무기를 배치하지 않는 것은 물론 재래식 전력도 증장하지 않는다는 약속이 담겼다.

    러시아는 지난해 가을부터 “미국과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각종 무기를 지원하면서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접경에 대규모 병력을 배치했다. 최근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면 전쟁이 날 것”이라고 대놓고 위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