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노동당 정치국 회의… “미 제국주의와의 장기적 대결 철저히 준비”유엔 주재 美대사 北 미사일 두고 ‘공격(attack)’ 표현… 대북 압박 강화 예고
  • ▲ 김정은은 지난 1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를 열어
    ▲ 김정은은 지난 1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를 열어 "긴장완화를 위해 취했던 행동들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이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취했던 행동들”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최근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를 두고 ‘도발(provocation)’이 아니라 ‘공격(attack)’이라고 표현했다. 대북 압박 수위를 대폭 높일 것임을 경고한 것이다.

    김정은 “우리는 노력했는데도 美 위협 위험수위… 장기적 대결 철저히 준비해야”

    노동신문은 지난 19일 김정은이 노동당 제8기 제6차 정치국 회의를 주재했다고 20일 전했다. 

    회의에서 김정은은 “싱가포르 조미수뇌회담 이후 우리가 조선반도 정세 완화를 유지하기 위해 기울인 성의 있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적대시 정책과 군사적 위협은 묵과할 수 없는 위험계선(위험수위)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신문에 따르면, 김정은은 “우리가 선결적으로, 주동적으로 취했던 신뢰 구축 조치들을 전면 재고하고, 잠정 중지했던 모든 활동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신속히 검토하라”며 “대북 적대행위를 확고히 제압하기 위한 강력한 물리적 수단들을 지체 없이 발전시키기 위한 국방정책과업”을 해당 부문에 포치(공지·지시·하달 등을 뜻하는 북한말)했다.

    김정은은 회의에서 “미국은 조미수뇌회담 이후 자신들이 직접 중단할 것을 약속한 연합군사연습을 수백 차례 벌이고 각종 전략무기 시험들을 진행하는 한편 첨단 군사공격 수단들을 남한에 반입하고 핵전략무기들을 한반도 주변 지역에 배치해 우리 공화국(북한)을 엄중히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치국 회의 참석자들은 “미 제국주의와 장기적 대결을 위해 보다 철저히 준비돼야 한다”는 데 의견 일치를 봤다고 신문은 전했다.

    “태양절과 광명성절, 성대히 치르라”… 北 5년 만에 핵실험·ICBM 발사하나

    김정은이 말한 신뢰 구축 조치는 2018년 4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통해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를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을 말한다.

    북한은 이 결정에 따라 2018년 5월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는 그 전인 2017년 11월 말 ‘화성-15형’ 발사 이후 중단했다. 

    김정은이 정치국 회의에서 이런 ‘조치’를 전면 재고하라고 지시한 만큼 머지않은 시기에 핵실험을 벌이거나 ICBM을 시험발사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편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은 19일 “올해 태양절(김일성 생일 4월15일, 110주년)과 광명성절(김정일 생일 2월16일, 80주년)을 길이 빛날 승리와 영광의 대축전으로 성대히 경축하기 위한 임무”를 당과 국가기관들에 상세하게 포치했다고 신문이 전했다. 

    이에 김정일 생일 또는 김일성 생일에 맞춰 ICBM 발사나 핵실험을 자행할 수 있다는 분석이 군 안팎에서 나온다.

    유엔 주재 美대사 “北의 이번 공격”…대북 압박 강화 예고

    한편 미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공격’이라고 표현하며 대북 압박 수위를 높일 것임을 시사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18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대담에서 최근 북한의 잇단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언급한 뒤 “북한의 공격(attack)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 위반”이라며 “대북한 압박을 계속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를 ‘도발(provocation)’이 아니라 ‘공격’이라고 표현한 토머스-그린필드 대사의 발언은 외교가에서 단번에 주목됐다. 북한이 핵실험이나 ICBM 발사 재개를 암시한 만큼 그 전부터 미국이 대북 압박 강도를 대폭 높일 것으로 외신들은 전망했다.

    미국은 이미 유엔 안보리를 통해 새 대북제재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여러 차례의 대북제재 결의에도 북한이 핵·탄도미사일 개발을 중단하지 않으므로 ‘세컨더리 보이콧(유관3자 제재)’ 대상을 대폭 확대하는 제재를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중국과 러시아가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에 반대한다는 뜻을 이미 밝혀 미국의 시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유엔 안보리를 포함한 외교적 방법을 썼음에도 북한이 ICBM 시험발사를 하고, 이어 핵실험까지 자행할 경우 미국은 ‘군사적 수단’을 동원할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이 대북 선제타격 실행까지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미국의 대북 선제타격으로 한반도에서 전쟁이 터질 경우 중국의 대만 침공,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