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이재명 측근' 장영하 변호사가 쓴 '형제의 난' 비망록'굿바이 이재명', 출판금지 가처분 신청 後 '베스트셀러' 등극
  • "바로 옆에서 그의 돌발적인 모습을 지켜본 나로서는 짐짓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자기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성격이라 많은 문제를 일으킬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때의 내 불길한 예감은 빗나가질 않았다."

    2010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성남시장에 출마했을 때 캠프 상임고문으로 활동하며 이 후보의 곁을 지켰던 '한 측근'이 이 후보의 '그늘진 사생활'을 폭로하는 책을 내놨다.

    타이틀부터 도발적이다. '굿바이, 이재명'. 제목 그대로 이 책은 차기 대한민국 대통령에 도전하는 이 후보의 '퇴진'을 촉구하는 책이다.

    저자는 김부선의 소송대리인으로 잘 알려진 장영하 변호사. 최근엔 '이재명 20억 상납설'을 주장한 박철민의 법률대리인으로 활동하며 '反이재명 운동'의 선봉에 서 있는 인물이다.

    이 후보의 얼룩지고 오염된 '나이테'를 하나하나 벗겨낸 이 책은 장기간 정신병자로 내몰린 끝에 2017년 폐암으로 사망한 고(故) 이재선 씨의 사연을 주된 화제로 삼아, '쿨한 정치인'쯤으로 포장된 이 후보의 '어두운 민낯'을 공개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이 책은 프롤로그가 특별하다. 영화처럼 4개의 장면을 두고 복선을 설치했다. 복선이 가리키는 사람은 모두 이재명 후보다. 저자인 장영하 변호사는 "'친형' 이재선을 죽음으로 내몬 장본인이 바로 이 후보"라고 단언한다. 그러면서 이 후보의 편을 들어 동일하게 이재선 씨를 가해한 국민들 역시 '공범자'라고 질책하는 저자.

    고(故) 이재선 씨의 가족에게 '대못질'한 국민들은 이씨와 그의 가족의 한(恨)을 풀어줄 의무가 있다는 저자의 간절한 외침이 전달된 것일까?

    지난 24일부터 서점에 깔리기 시작한 이 책은 그야말로 서점가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비슷한 시기 출간된 '그리움은 아무에게나 생기지 않습니다(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 서신 모음)'와 함께 교보문고·인터파크·알라딘 등 온·오프라인 도서 판매 집계에서 수일째 1·2위를 다투고 있다.

    특히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 이 책을 펴낸 '지우출판'을 상대로 도서출판 발송·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역설적으로 더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모양새다.

    소송을 낸 민주당 측은 "이 책은 이 후보에 대해 공직선거법의 '당선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공연히 사실을 적시해 후보자나 그 배우자, 직계 존·비속이나 형제자매를 비방하는 것'에 해당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선거가 70여일 남은 시점에서 진실을 유권자에게 제대로 해명할 기회가 부족한 현실 등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김용성 지우출판 대표는 "헌법에 보장된 출판권이 있는데, 중대한 위배가 아닌 이상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는 것은 거대 권력인 민주당이 국민의 알 권리를 박탈하는 폭거라고 생각한다"며 "오히려 당에도 큰 마이너스 요인일 것이다. 국민이 어떻게 판단하겠나"라고 반박하는 모습이다.

    저자인 장영하 변호사도 동일한 생각이다. 그는 "이 책은 진실을 감추기 위해 거짓말에 거짓말을 보태 복잡하게 배배 꼬아 놓은 것을 바로 잡고, 그 위에 정의를 세우기 위한 기록"이라며 단지 한 사람의 억울함과 그 개인의 삶이 왜곡되고 매장됐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긋는다.

    ◆ 저자 소개

    장영하: 1958년 전북 정읍의 작은 마을에서 10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서울 숭문고등학교와 단국대학교 법학과를 졸업, 제23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제13기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 마산지방법원 판사로서 법조인의 삶을 시작한다. 마산지방법원 진주지원 판사를 거쳐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판사에 이르기까지 7년 반 동안 법원에서 근무했다. 2000년에 설립한 법무법인 '디지털' 대표 변호사로 30년간 경기도 성남시에서 일하고 있다.
  • 다음은 고(故) 이재선 회계사의 미망인 박인복 씨가 쓴 추천사 전문.

    마음의 글 : 봄이 대지에 따스한 체온을 불어넣듯

    지난 10여 년. 저와 아이들에겐 가슴 아픈 슬픔의 시간이었습니다. 세상에는 사람의 힘으로 되지 않는 일이 있다는 것을 절감했기 때문입니다. 도려내고 싶을 만큼 고통의 시간이었습니다. 자신의 열 개 다리를 죄다 잃고도 그 사실조차 모른 채 도망치는, 고통을 모르는 지네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침잠해 들기도 했습니다.

    사람이 내뿜는 말의 잔혹함과 의중의 무서움, 그리고 그 목적의 치밀함에 남편과 아버지를 잃은 가족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남편의 억울함’의 진실을 알리는 일뿐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아무런 힘도 없고 보호막이 되어 줄 사람이 없는 가운데 남편의 억울함을 알리며 진실을 밝혀내는 일은 요원했습니다. 도와주고자 하신 분들이 더러 계셨지만 슬픔과 절박함의 무게가 저희 가족들과는 달랐습니다.

    건물에 갇힌 지친 새는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도록 발버둥이 쳐도 저 혼자는 창문을 열 수 없습니다. 누군가, 아니 그 문을 열어 줄 사람이 문을 열어줘야만 건물을 벗어나 하늘을 훨훨 날 수 있습니다.

    이 책 『굿바이, 이재명』은 저희 가족에게 그런 선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친 새가 구석에 웅크리고 있을 때 문을 열어 준 누군가처럼.

    처음, 장영하 변호사님께서 이 책을 집필하신다고 하셨을 때 반신반의했습니다. 함께 진술서를 작성하며 많은 자료를 전달하면서도 ‘과연 남편의 억울함을 알리는 진실을 전달하는’ 책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걱정이 한 가득이었으니까요.

    한 평범한 가장이었던 제 남편은 단지 정의롭다는 이유로 권력자에 의해 정신병자로 몰렸습니다. 자신을 정신병원에 가두려는 권력자의 음모에서 벗어나는 일은 스스로를 방어하는 일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스스로를 방어하는 모든 일은 어느 순간 모두 권력자의 먹잇감이 되고 말았습니다. 권력자는 자신에게 줄 선 자들과 함께 평범했던 제 남편은 물론 저와 아이들까지 싸잡아 인격살인에 나섰습니다. 악마가 따로 없었습니다. 그 사이 남편과 저희 가족들의 몸과 마음은 넝마처럼 너덜너덜해졌습니다. 가장 먼저 무너진 것은 남편이었습니다. 참기 힘든 어려운 고통을 수없이 견디다가 인내심에 동이 났습니다. 폐암 4기를 선고받고 한을 품은 채 허망하게도 아주 먼 길을 떠났습니다. 어느덧 4년이 흘렀습니다.

    부디 이 책의 출간으로 억울하게 돌아가신 남편과 저희 가족 모두의 명예가 회복되길 소망합니다. 그리고 더는 권력을 가진 거짓말쟁이가 영웅이 되는 비극이 생기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봄이 대지에 따스한 체온을 불어넣듯 진실의 온기가 이 땅에 가득해졌으면 합니다.  

    - 박인복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