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측 차관들과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논의…사실상‘반중포위망’ 동참 요청한미 민관합동경제포럼서는 “신뢰할 수 있는 네트워크 열망…韓기업 참여기회 있을 것”
  • ▲ 호세 페르난데스 美국무부 경제성장·에너지 담당 차관이 17일 오전 제6차 한미고위급경제협의회(SED)를 갖기 전에 최종문 외교부 제2차관과 함께 사진 찍을 준비를 하고 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호세 페르난데스 美국무부 경제성장·에너지 담당 차관이 17일 오전 제6차 한미고위급경제협의회(SED)를 갖기 전에 최종문 외교부 제2차관과 함께 사진 찍을 준비를 하고 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일본에 이어 한국을 방문한 호세 페르난데스 미국 국무부 경제 성장·에너지 담당 차관이 지난 16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획재정부 고위당국자를 만나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반중 경제포위망 구상’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르난데스 차관은 같은 날 열린 민관합동경제포럼에서는 “한국도 (미국의) 5G 네트워크 구축에 참여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일 순방 중 美국무부 차관, 산자부·기재부 차관 만나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 논의

    호세 페르난데스 차관이 16일 박진규 산자부 제1차관을 만나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문제를 논의했다고 조선일보가 전했다. 신문은 “두 차관은 세계 공급망 회복, 탄소중립 등 글로벌 도전에 긴밀한 협력을 이어 나가기로 했다”는 산자부 당국자의 말을 전했다.

    신문은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세계 공급망 재편, ‘더 나은 세계 재건 구상(B3W) 등 그동안 흩어져 있던 바이든 정부의 중국견제구상이 IPEF를 통해 통합·구체화하는 모습”이라며 “페르난데스 차관의 이번 일본·한국 순방도 두 나라에 IPEF 취지를 설명하고 지지와 동참을 요청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페르난데스 차관은 이날 박진규 차관 외에도 윤태식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을 만났다. 17일에는 최종문 외교부 제2차관과 제6차 한미고위급 경제협의회(SED)를 가졌다. 신문은 “페르난데스 차관의 IPEF 언급에 박진규 차관이 어떻게 반응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IPEF, 내년 초 본격 논의…美차관 “5G 네트워크 구축에 韓기업 참여할 것”

    IPEF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월 27일(현지시간) 동남아 국가 정상들이 참석한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처음 제창한 경제공동체 개념이다. 세계 공급망, 사회기반시설, 디지털 경제, 신재생 에너지 등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과 유통을 안정시키기 위해 미국과 인도·태평양 국가들이 경제공동체를 만들자는 것이다. ‘반중 경제포위망’인 셈이다. 이 구상은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외교부 안팎에서는 페르난데스 차관이 한국 측에 IPEF 참여를 권하러 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 16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제5차 한미민관합동경제포럼에서 페르난데스 차관이 했던 말들은 이런 분석에 힘을 실었다.

    페르난데스 차관은 포럼 개회사에서 “한미 간 경제관계는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이상의 안정과 번영을 위한 린치핀(linchpin·핵심축)”이라며 “양국 관계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지역을 유지하는 것에서부터 기후변화, 보건, 여성의 경제역량 증진, 과학기술, 사이버, 우주 부문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신기술에까지 이른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포럼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우리에겐 신뢰할 수 있는 네트워크에 대한 욕구(Desire)가 있다”면서 “(미국의) 5G 네트워크 구축에 한국 기업들이 참여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5G 통신체계 구축에 참가할 수 없는 중국을 대신해 한국 기업들이 동참하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