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중국의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에 자극 받아 장거리 공격용 미사일 개발에 박차”사거리 500km JSM, 사거리 900km JASSM 직도입…향후 극초음속 미사일까지 개발할 계획
  • ▲ 일본 자위대의 '12식 지대함 미사일' 발사 장면. 형식상으로는 지대함 요격미사일이지만 사실상 순항미사일이다. ⓒ日육상자위대 제공.
    ▲ 일본 자위대의 '12식 지대함 미사일' 발사 장면. 형식상으로는 지대함 요격미사일이지만 사실상 순항미사일이다. ⓒ日육상자위대 제공.
    일본 방위성이 2020년대 후반까지 사거리 1000킬로미터 이상의 미사일을 개발해 배치할 계획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하 닛케이)이 보도했다. 일본 방위성은 이밖에 사거리 500킬로미터의 JSM(합동타격미사일)과 사거리 900킬로미터의 신형 JASSM(합동공대지장거리미사일)도 도입하고, 극초음속 미사일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요격용이라는 사거리 1000km 순항미사일…900km·500km는 선제공격용

    닛케이는 “최근 북한과 중국이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하자 이에 자극을 받은 방위성이 자체적으로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고 공격용 미사일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신문에 따르면, 일본이 10년 내 실전배치할 미사일은 사거리 1000킬로미터 이상의 순항미사일, 사거리 900킬로미터의 JASSM 공대지 순항미사일, 사거리 500킬로미터의 JSM 공대지 순항미사일, 신형 대함미사일과 극초음속 미사일 등 모두 다섯 가지다. 이 가운데 JASSM과 JSM은 당장 도입할 수 있다. 일본은 F-15J 전투기에 JASSM을, F-35A 전투기에 JSM을 탑재할 계획이다.

    사거리 1000킬로미터 이상인 순항미사일의 명칭은 ‘12식 지대함 유도탄’이다. 미쓰비시 중공업이 2019년부터 1000억 엔(약 1조 424억원)의 예산을 들여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배치 함정 공격용이라는 게 일본 측 주장이지만 실제로는 항공기와 군함에도 탑재할 수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일본은 2025년 지상배치형 ‘12식’ 순항미사일 개발을 마무리한 뒤 2020년대 후반까지는 항공기와 군함 탑재용 개발을 완료, 실전배치한다는 계획이다.

    형식상으로는 적대국 군함을 요격하는게 ‘12식’ 미사일의 용도지만 나가사키현이나 오키나와현, 가고시마현 앞바다에서 발사하면 중국 동부의 대도시와 전략거점을 타격하는 게 가능하다. F-15J에서 JASSM을 쏠 경우 중국은 물론 동해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에서 북한 전역을 공격할 수도 있다. F-35A에서 쏘는 순항미사일의 위력은 말할 필요가 없다.

    일본 “북한·중국 위협 대응용”이라면서…극초음속 미사일도 개발 준비

    신문은 “중국과 러시아, 북한 등은 일본의 장거리 미사일 보유를 반대하고 있다”면서도 “주변국이 미사일 개발을 진전시키는 한 일본도 억지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응 방안을 갖춰야 할 것”이라는 방위성 고위당국자의 말을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일본 측의 논리는 다음과 같다. 중국이 동지나해 일대에 배치한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일본과 괌을 사거리 내에 두고 있다. 미사일 발사대 수도 2020년 기준 82개로 10년 전보다 8배 증가했다. 북한은 이미 사거리 1000킬로미터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갖고 있다. 한국도 지난 5월 탄도미사일 사거리 제한을 폐지했다. 러시아는 내년에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을 실전배치할 예정이다.

    반면 일본이 현재 보유한 미사일은 사거리가 100킬로미터 남짓이다. 현재 갖추고 있는 미사일 요격체계로 주변국 탄도미사일을 막는 게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현실이 계속되면 외딴 섬이 다른 나라(중국 또는 러시아, 북한)에 점령될 경우 반격·탈환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따라서 최소한의 억지력을 갖추기 위해 신형 미사일을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일본 측의 주장으로는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계획을 설명하기 어렵다. 2차 대전 패전국으로 정식군대를 보유할 수 없는 일본이 극초음속 미사일과 같은 최신의 ‘전략적 공격수단’을 갖추는 것은 러시아와 중국으로부터 “유엔에 도전하는 행위”로 매도당할 수 있다.

    그럼에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필요한 방어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모든 옵션을 고려하겠다”며 적대세력의 미사일 발사 기지를 타격하는 능력을 보유하는 데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이 적 기지를 선제 타격하는 역량을 확충하는 주요 계획은 2022년 말에 개정되는 ‘방위대강’에 실릴 예정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