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소식통 “원인불명의 호흡기 질환으로 사망자 속출…당국은 폐렴·독감이라 주장”
  • ▲ 북한 평양의 코로나 방역 작업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북한 평양의 코로나 방역 작업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0월 21일 주간 상황보고서를 통해 “북한 주민 4만 3464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검사를 실시한 결과 확진자는 0명”이라고 밝혔다. 이 자료는 북한 당국이 WHO에 통보한 통계를 바탕으로 작성했다. 하지만 최근 북한에서는 기침과 발열 증세를 보이다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북도 소식통 “독감으로 숨지는 사람 속출…당국·병원서는 코로나 아니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최근 북한에서 원인불명의 호흡기 질환이 확산되면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는 현지 소식통의 이야기를 전했다.

    평안북도 문덕군의 소식통은 “주민들이 발열과 기침 증세로 병원에 가면 독감이나 폐렴, 결핵, 영양실조라는 진단을 내리지 코로나라는 진단은 내리지 않는다”고 전했다. 자신이 거주하는 동네에서도 독감을 앓다 3명이 숨졌다고 밝힌 소식통은 “요즘 겨울추위가 시작되면서 주변에서 독감 환자가 부쩍 늘어나고 사망자도 속출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병원과 당국에서는 영양실조나 독감 때문에 사망했다고 처리한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북한 실정을 잘 알겠지만 여기서는 코로나에 걸려도 다른 병이라고 하지 코로나라고 하지 않는다”며 “당국에서는 코로나로 죽은 사람이 없다고 하는데 병원에서 코로나로 죽은 사람을 두고도 결핵이나 독감 등으로 죽었다고 밝히면 주민들은 알 수가 없다. 당 중앙 간부나 직접 진료했던 의사 외에는 환자의 사인을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함경북도 소식통 “결핵병원 입원환자 10여 명, 독감으로 떼죽음”

    함경북도 소식통 또한 “요즘 겨울추위가 닥치면서 독감과 폐렴환자가 늘고 있다”며 “일부에서는 독감으로 진단을 받은 뒤 사망하는 사례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청진시 청암구역에 있는 결핵전문병원 ‘제2예방원’에 입원해 있던 결핵환자 10여 명이 독감 진단을 받은 뒤 모두 죽었다”고 전했다.

    “병원 측에서는 숨진 결핵환자들이 영양실조로 건강이 악화된 상태에서 독감에 걸려 사망했다고 하는데 그들은 기침과 발열 증세를 보였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그는 “숨진 결핵환자들은 추위에도 난방이 안 되는 병동에서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방치됐다가 떼죽음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병원 측은 결핵환자들이 숨지자 가족들에게 사망 소식만 통보하고 정확한 사인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그리고 시신은 인근 산에 바로 매장했다. “병원을 찾은 환자 가족과 주민들은 ‘환자의 증상이 어땠으며 정확한 사인은 알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당국을 원망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북한은 2020년 초부터 중국과의 국경을 봉쇄한 뒤 코로나 방역에 안간힘을 써왔다. 이후 지금까지 WHO 등 국제기구의 현장조사를 거부하고 자체적으로 코로나 검사를 실시하면서 “북한에서는 지금까지 코로나 확진자가 단 한 명도 생기지 않았다”는 주장을 거듭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