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량 라이벌' 이재명, 수사검사 곽상도에 '백궁-정자지구' 특혜 의혹 제기'이재명 검사사칭' 사건 때 수사검사 곽상도-피의자 이재명… 다시 만나'허위사실 공표, 뇌물수수 혐의' 곽상도 고발돼 수사받아… 두 사람의 꼬인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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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연루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 근무했던 아들이 50억원의 퇴직금을 받아 곤혹을 치르고 있다. 이에 따라 화천대유 논란의 중심에 선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곽 의원의 '묘한 인연'이 새삼 주목 받는다. 야당 국회의원과 여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두 사람이 과거 검사와 변호사 신분으로 마주한 적 있기 때문이다.두 사람의 인연은 지난 2002년 곽 의원이 수원지검 특수부 부장검사였던 시절이자 이 지사가 성남에서 지역 변호사로 활동하던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 지사는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분당 파크뷰 아파트 용도변경 및 특혜분양 의혹'에 문제를 제기하는데, 특수부를 지휘하던 곽 의원이 이 사건 수사를 시작하면서 인연이 시작된다.2000년 5월, 변호사·시민단체 집행위원장으로 활동한 이재명'분당 파크뷰 아파트 용도변경 및 특혜분양 의혹'은 2000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성남시는 백궁-정자지구 중심상업지구를 아파트가 들어설 수 있는 지역으로 용도를 변경했다. 이때 변호사이자 성남시민모임 집행위원장으로 활동하던 이 지사는 김 전 시장에게 용도변경 포기를 요구했으나 성남시는 주민 여론조사를 조작해 같은 달 16일 용도변경을 확정지었다.이후에도 이 지사 등 성남시민들은 시가 해당 아파트의 개발사에 특혜를 준 것이라고 꾸준한 의혹을 제기했는데, 이것이 '분당 파크뷰 아파트 용도변경 및 특혜분양 의혹'이다.이 사건은 2년 뒤인 2002년 5월, 민선 2기 성남시장 선거 정국에서 다시 부각됐다. 진승현 전 MCI코리아 부회장으로부터 돈을 건네받아 구속된 국정원 간부 B씨가 재판부에 선처를 받기 위해 "분당파크뷰 아파트 분양과정에서 고위 공직자 등이 대거 특혜분양을 받았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하면서다.‘분당 파크뷰 아파트 용도변경 및 특혜분양 의혹’은 수원지검 특수부에 배당됐는데, 당시 특수부 부장검사가 곽 의원이었다. 곽 의원은 해당 의혹과 관련해 임창렬 전 경기도지사의 부인 주혜란씨와 건교부 기술안전국장 등 정·관계 인사 16명을 구속했다.이 사건에 대해 곽 의원은 자신의 저서에 "분당 파크뷰 특혜 분양 의혹 사건은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친한 성남시장(김병량)이 연루돼 있어 아무도 그 사건을 맡지 않으려고 했다"며 "사법처리 대상이었던 (김병량) 성남시장은 도피했다"고 밝히기도 했다.실제로 당시 수원지검은 김 전 시장이 검찰 출석을 거부해 수배를 내리기도 했다. 김 전 시장은 이후 2007년 제3자 뇌물수수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확정판결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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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사칭'으로 기소된 이재명… 담당 검사가 곽상도곽 의원과 이 지사의 인연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언론과 검찰이 김 전 시장 의혹을 들여다보던 2002년 5월, KBS의 한 시사고발 프로그램의 PD A씨가 취재를 위해 이 지사를 찾아온다.이 지사와 A씨는 김 전 시장에게 전화를 걸어 검사를 사칭하며 분당 파크뷰 아파트의 용도변경 이유 등을 물었다. 이 지사는 종이에 질문을 적어 주고, A씨가 검사를 사칭할 수 있도록 수원지검에 일하는 어느 검사의 이름도 알려줬다.이 지사는 또 통화의 녹취본을 2002년 5월 23일 기자회견에서 공개했는데,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된 김 전 시장이 A씨를 선거법위반 및 검사사칭으로 고소한다. 이 지사는 공직선거법위반·공무원 자격 사칭 종용 혐의로 함께 고소당했다. 이후 수원지검 특수부는 같은 해 6월 7일 이 지사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구속에 나선다. 약 한 달 뒤인 7월 4일엔 이 지사를 공무원자격 사칭 혐의로 기소하기에 이른다.이 지사는 이후 1심에서 공무원 자격 사칭 및 무고 혐의를 유죄로 인정받아 벌금 250만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다만 "녹취록 내용은 유권자들이 김 시장의 공무 담임자로서의 적격성을 가늠하는 데 유용해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이재명, 검사 사칭으로 벌금 150만원 확정받아2심에서는 벌금 150만원으로 감형됐고, 대법원은 2심 판단이 옳다고 보고 2004년에 벌금 150만원 형을 확정 짓는다.이 지사가 의혹을 터뜨린 '분당 파크뷰 아파트 용도변경 및 특혜분양 의혹'부터 '검사 사칭' 사건까지 곽 의원이 꾸준하게 엮인 셈이다. 다만 과거에는 곽 의원이 검사 신분으로 이 지사를 수사한 것과 반대로 최근엔 이 지사에 관한 허위사실 공표와 뇌물수수 혐의로 고발당해 검찰 수사를 받는 처지에 놓였다.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과거 검사 신분으로 이 지사를 수사한 곽 의원이 아이러니하게도 이 지사 관련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며 "약 20년 전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가 시간이 흘러 피의자가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본지는 곽 의원에게 이 지사와의 인연이 어떻게 되는지를 묻고자 통화를 시도했으나, 휴대전화가 꺼져 있어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이후 문자메시지를 남겼으나 역시 답변은 돌아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