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 일자리, 불공정 개선, 최저임금, 글로벌 기업 등 노동시장·경제현안 공부서울법대 79학번 동기들 회고, 강골검사, 추미애와 충돌 등 관련 서적도 잇달아
  •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종현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종현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최근 한 노동전문가를 만나 청년일자리 등에 관해 논의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야권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윤 전 총장이 4·7 재·보궐선거가 끝난 뒤 사실상 대선행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의 정계진출 시기에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그와 관련한 서적들도 잇따라 출간됐다. 다만 윤 전 총장 측은 "사전에 논의된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윤석열, 노동전문가 보고서 밑줄 치며 '열공'

    13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지난 11일 서울 종로의 한 음식점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문제를 연구하는 정승국 중앙승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를 만났다.

    이날 만남은 윤 전 총장 측이 정 교수에게 연락해 성사됐다. 정 교수는 만남 전에 20쪽가량의 노동시장 이중구조 정의, 현황, 부정적 영향, 청년취업 등이 담긴 보고서를 만들어 윤 전 총장에게 전달했다. 이 보고서를 바탕으로 윤 전 총장이 정 교수에게 질문하는 형식으로 대화가 진행됐다.

    정 교수는 본지와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이 형광펜으로 밑줄까지 치면서 보고서를 꼼꼼히 읽었고, 그중에서 알고 싶은 내용에 대해 여러 질문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尹 "글로벌 기업, 우리나라 경제에 중요"

    윤 전 총장은 특히 청년문제에 관심을 쏟았다. 청년들의 실업 등 애로사항이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일'이라고 몇 번이나 강조했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양질의 일자리를 공급하기 위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불공정 거래관행을 줄이는 것과, 글로벌 기업이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중요성에 관해 윤 전 총장이 말했다"며 "최저임금이 이중구조를 완화하는 좋은 정책이지만 급격한 인상은 부정적 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대목에 대해서도 윤 전 총장이 질문했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4일 사퇴한 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재·보궐선거가 끝난 후 노동전문가를 만나는 등 현안에 관한 '공부'를 시작하면서 조만간 대선행보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정 교수는 "윤 전 총장이 앞으로 경제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겠다고 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가 중요하기 때문에 저를 맨 처음 만나는 전문가로 선택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윤석열 측, 서적 출간에 "관련 없다" 선 그어

    윤 전 총장이 잠행을 이어가자 본격적인 정계진출 시점에 따른 관심이 높다. 이에 따라 그와 관련한 책들이 출간되면서 서점가를 달궜다.

    이날 출간된 책 <구수한 윤석열>은 그의 대학 동기들이 말하는 청년시절의 윤석열을 다뤘다. 저자인 방송작가 김연우 씨는 "어렵게 접촉한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들을 설득해 윤석열의 일화들을 알게 됐다"고 소개했다.

    부제는 '원칙을 중시하는 강골검사, 9수의 사나이'다. 그의 유년시절과 검사시절 모습이 담긴 사진도 실렸다.

    14일 발간될 예정인 <윤석열의 진심>은 윤 전 총장의 충암고 동창인 전직 언론인이 지난해 9월 그와 만나 3시간가량 나눈 대화를 담았다.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과 충돌하던 시점으로, 당시 정치현안 등에 관한 윤 전 총장의 솔직한 심정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 전 총장과 사전에 조율해 출간되는 책들이 아니고 내용도 전혀 알지 못한다"며 "심각한 오류가 있다면 선을 그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