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손발 자르고 방첩사는 해체라니""김정은·대한민국 적대 세력 기뻐할 일"
  • ▲ 이재명 대통령(왼쪽)과 문재인 전 대통령. ⓒ연합뉴스
    ▲ 이재명 대통령(왼쪽)과 문재인 전 대통령. ⓒ연합뉴스
    대한민국 안보 체계에서 '최후의 내부 방어선' 역할을 수행해 온 국군방첩사령부가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문재인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 폐지에 이어 이재명 정부 들어 군 방첩 조직마저 해체 수순에 들어가자 안보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야당은 "북한의 김정은만 기뻐할 일"이라며 개탄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른바 내란 극복·미래 국방 설계를 위해 활동한 국방부 민·관·군 특별자문위원회 방첩·보안 재설계 분과위원회는 지난 8일 방첩사 해체 권고안을 발표했다.

    홍현익 특별자문위원장 겸 분과위원장(전 국립외교원장)은 "방첩사를 발전적으로 해체하고 안보 수사, 방첩 정보, 보안 감사, 동향 조사 등의 기능을 이관, 폐지할 것을 국방부 장관에게 권고했다"고 밝혔다.

    권고안에 따르면 방첩사는 향후 신설되는 국방안보정보원(가칭) 등으로 기능이 분산되고 부대의 격도 하향될 방침이다.

    간첩·스파이 관련 정보 수집, 군 내부 간첩 등에 대한 안보 수사 및 보안 감사 등 방첩사의 주요 방첩 기능은 국방안보정보원이 맡게 된다. 안보 수사는 군사경찰 조직인 국방부 조사본부로, 보안 감사는 새로 설치되는 중앙보안감사단(가칭)이 담당하게 된다.

    분과위는 신설되는 국방안보정보원 원장을 군무원 등 민간 인력이 맡게 해 문민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방안 또한 권고했다.

    군 방첩 조직은 국군 창설 이후 약 78년간 명칭과 형태를 바꾸며 존속해 왔다. 1948년부터 활동을 시작해 1950년 설립된 특무부대를 시초로 하는 방첩사는 1977년 국군보안사령부로 독립 조직화됐으며 이는 현재 방첩사의 모태가 됐다. 문민정부 출범 이후에는 국군기무사령부(1991년), 군사안보지원사령부(2018년), 현재의 국군방첩사령부(2022년)로 이어졌다.

    방첩사의 해체 작업은 방첩사가 최고 권력자의 불법적 지시에 따른 비상계엄 전위부대로 전락했다는 등의 분과위, 여권의 주장과 문제의식을 계기로 착수됐다. 여권은 군에 대한 문민 통제를 강화하면 군의 정치 개입을 약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방첩사는 단순한 군 정보기관을 넘어 북한 등 간첩 색출 및 공작 차단, 핵심 군사기밀 유출 차단, 군 내부 안정 등 대한민국 안보의 '보이지 않는 내부 방패'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 ▲ 경기 과천시 국군방첩사령부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 경기 과천시 국군방첩사령부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정부 시절 이미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 폐지로 간첩 등 수사에 차질이 빚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군내 유일한 대공수사 기관인 방첩사마저 폐지되면 안보 공백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박주현 전 경찰수사연구원 안보수사학과장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군내 안보와 방첨 관련 분야는 일반 수사와 완전히 결이 다르다"며 "선진국만 해도 방첩 분야에서만큼은 한 개가 아닌 여러 개 기관이 상호 크로스체크를 하며 국익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잡는데, 국정원도 손발이 잘린 상태에서 이제 방첩사까지 해체하고 경찰만 맡게 되면 포화 상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전 과장은 "범여권을 중심으로 국가보안법 폐지 법안이 발의되고 간첩법 개정은 안 되고 있고, 이 상황에서 노동신문은 풀어버렸다"며 "현 정부가 추진하는 방향에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야당인 국민의힘에서는 방첩사 해체 수순에 대해 "우리 국가 안보를 간첩들에게 완전히 팔아넘기자는 말이나 다름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성일종 국방위원장은 최근 페이스북에 "만약 대통령이 잘못한 일이 있으면 대통령실 조직도 다 해체시키고 다른 부처로 나누어 이관하자고 할 것이냐"면서 "국방부 장관이 잘못한 일이 있으면 국방부 조직도 해체해서 다른 부처들로 나눠 이관해야 하냐"고 직격했다.

    성 위원장은 "방첩사는 정보 수집에서부터 첩보 업무와 수사 기능까지 그 모든 일련의 과정들이 사람의 몸처럼 하나의 유기체로 일해야 하는 기관"이라며 "이런 방첩사를 해체시키는 것은 적을 이롭게 하는 행위일 뿐이다. 국가기관은 독립된 영역에서 독자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방첩 기능은 국정원의 대공 수사권이 경찰로 이전된 이후 이미 현저히 약화돼 있는 상태였다"며 "지금은 방첩사 해체를 할 때가 아니라 오히려 방첩사의 책임을 강화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성 위원장은 또 "방첩사 해체 소식에 가장 기뻐하고 있을 사람은 적대적 두 국가를 강조하는 북한의 김정은과 대한민국의 적대 세력일 것"이라며 "아마도 김정은은 오늘 당장 간첩을 더 많이 침투시키기 위한 준비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