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후보자 부부 아파트 등기부 근저당권 설정 無상가·주식 배당금·직전 전세금으로 형성 분석당첨 두 달 만에 대금 37억 원 대출 없이 납부
  • ▲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12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12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부부가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펜타스 분양 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낸 것으로 나타났다. 37억 원의 대금을 은행권 대출 없이 충당한 것인데, 남편의 가족회사 주식 배당금과 거주하던 아파트 전세금이 주요 출저가 된 것으로 보인다.

    12일 이 후보자 부부 명의의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펜타스(137㎡)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은행 근저당권 등이 설정되지 않았다. 소유권 이외의 권리 자체가 전무하다.

    2024년 8월 19일 계약 당시 계약금 7억3568만 원, 이 후보자 가족이 입주한 같은 해 9월 23일 잔금 29억4272만 원을 납부했다. 발코니 확장과 에어컨 설치 등 옵션 금액도 3114만 원을 냈다. 같은 해 7월 30일 이 후보자 부부가 청약에 당첨된 이후 채 두 달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37억954만 원을 대출 없이 낸 것이다. 

    이 후보자의 남편은 모 대학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계약 당시 이 후보자에게 아파트 지분 35%를 증여했다.

    이러한 자금을 현금으로 동원할 수 있었던 것은 결국 남편의 '가족 찬스'가 밑바탕이 된 것으로 보인다. 2020년 4월 총선 낙선 이후 줄곧 야인 생활을 한 이 후보자의 수익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이 후보자의 소득증명원에 따라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이 후보자의 소득을 합산한 금액은 세후 2억9262만 원이다. 2020년 3436만 원, 2021년 2701만 원, 2022년 6402만 원, 2023년 6739만 원, 2024년 8984만 원이다. 

    반면 계약 당사자인 남편의 소득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 간 세후 20억2307만 원이다. 2020년 2억7036만 원, 2021년 3억2779만 원, 2022년 4억1213만 원, 2023년 4억4009만 원, 2024년 5억7270만 원이다. 

    두 사람 수익의 핵심은 이자 소득과 주식 배당금, 상가 매각 대금이다. 이 후보자 부부의 이자 소득을 고려하면 20억 원이 넘는 현금은 이미 예금 잔고에 마련됐던 것으로 보인다. 

    래미안 원펜타스 청약을 진행하기 1년 전인 2023년 남편의 이자 수익은 7645만 원이다. 당시 은행권 정기 예금 금리(4% 기준)으로 19억1000만 원가량이 잔고로 있어야 한다. 이 후보자의 이자 소득 금액은 2882만 원이다. 마찬가지로 4% 이자율을 기준으로 7억2000만 원가량 예금이 있었다는 뜻이다. 

    게다가 남편의 작은아버지가 소유한 회사 케이에스엠(KSM)과 한국씰마스타 주식을 각각 33억1378만 원, 23억1038만 원 어치 보유했다. 이 후보자도 KSM 주식을 12억750만 원어치 소유했다고 신고했다. 

    아울러 2020년 이 후보자의 마지막 재산 신고 당시 남편이 보유하고 있던 서울 성동구 상가 3채도 매각해 모두 현금화를 시킨 것으로 보인다.

    2020년 이 후보자 부부는 성동구 상가를 3채 가지고도 18억5000만 원가량의 예금을 보유하고 있었다. 여기에 기존 거주하던 서초구 래미안 퍼스티지 아파트의 전세금도 26억 원가량 돌려받아 현금 동원에는 문제가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 ▲ 래미안 원펜타스 전경. ⓒ래미안 갤러리
    ▲ 래미안 원펜타스 전경. ⓒ래미안 갤러리
    이 기간 이 후보자 부부가 사용한 금액도 적지 않다. 이 후보자는 세 아들이 KCM 주식을 증여받으며 증여세 1억3000만 원가량을 대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이 후보자의 장남과 차남이 취업 전 자금 여력이 없는 상태에서 2억800만 원을 할머니로부터 서울 마포구 상가를 매입한 것을 두고도 대납 의혹이 나온다. 

    이 후보자는 2023년 8월부터 세종시에서 근무하는 아들의 거처로 사용하고자 1억7000만 원의 세종시 아파트 전세권을 보유하고 있다. 남편은 장남과 결혼식을 올린 '며느리'에게 2024년 3월, 1억 7000만 원을 대여해주기도 했다. 

    2024년 1월 장남과 며느리가 공동으로 전세권을 설정한 서울 용산구 아파트의 전세금은 7억3000만 원이다. 계약 얼마 전 장남이 취업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용산구 아파트 전세금 출처도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대부분 은행이 전세금 대출 시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 후보자의 장남은 전입신고를 하지 않았다. 이 후보자의 가족은 래미안 원펜타스 입주 전 이 아파트로 온 가족이 전입을 신고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자가 스스로 비판하던 현금 부자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이 후보자는 국회의원 시절이던 2019년 9월 30일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분양가 상한제를 비판했다.

    그는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 해 잔금 빼고 12억, 13억 원을 현금으로 가진 사람만 청약에 뛰어들 수가 있다"며 "재건축에 1도 고생 안 한 현금 부자들, 대한민국 상위 0.01%에 해당하는 사람들에게 앉아서 5~6억 원씩 대박 로또를 안겨주는 제도"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 부부는 서초동 아파트 청약에 당첨되며 40억 원 이상의 차익을 기대하게 됐다. 현재 부동산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 후보자 부부가 소유한 아파트와 같은 타입의 시세는 80억 원에서 90억 원 사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취임 후 로또 청약 당첨을 주택 시장 왜곡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6월 19일 국무회의에서 "로또 분양은 분양가 상한 제한이 있다 보니 실제 시세와 크게 차이가 발생해 주변 집값을 폭등시키는 원인"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의 한 초선 의원은 "37억 원을 현금으로 내고 '로또 청약'에 당첨된 이 후보자는 이 대통령의 말대로 집값 폭등의 주범"이라며 "집값 폭등의 주범인 이 후보자의 지명에 대해 이 대통령은 사과하고 이 후보자는 자진 사퇴해 겸허하게 자신을 되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후보자 측은 각종 논란에 대해 "오는 19일 인사청문회에서 소명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