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중심 정치 폐해 거론, 가치 재정립 강조"팬덤 정치로 계파 강화 … 철학적 고민 없어"경북지사 출마는 긍정적, 지역 주민 요구 거세"지선 승리가 최우선, 사법 3법 투쟁이 분기점"
  • ▲ 국회 재정경제위원장인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3일 국회 재경위원장실에서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가졌다. ⓒ서성진 기자
    ▲ 국회 재정경제위원장인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3일 국회 재경위원장실에서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가졌다. ⓒ서성진 기자
    극심한 내홍, 지리멸렬한 투쟁이 벌어지는 국민의힘에서 목소리를 내고 중심을 잡는 의원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정치권에서는 야당의 중진 의원들이 더 목소리를 내고 당의 기강을 잡아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말한다. 

    몇 안 되는 '목소리 큰' 의원 중 손꼽히는 사람이 있다. 바로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장이자 경북 상주·문경을 지역구로 둔 3선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다. 

    임 의원은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부위원장 출신으로 2016년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정계에 데뷔했다. 당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에서 그의 영입을 두고 "왜 데려왔느냐"는 의심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현재 국민의힘 내에서는 "임 의원이 없었으면 누가 여당과 싸웠겠느냐"는 말이 나온다. 그만큼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꾼 강한 투쟁력을 보여준 인물이다.

    이런 임 의원을 뉴데일리가 지난 3일 만났다. 그는 경북도지사 출마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인함과 추진력을 갖춘 임 의원을 향해 경북지사 출마를 요구하는 지역 인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는 "지역의 기대가 커서 제 정치 인생 전체를 놓고 봤을 때도 중요한 선택이 될 수 있는 문제"라며 고민을 내비쳤다. 

    실질적·인간적인 고민이 겹쳐 있다. 대구·경북(TK) 통합법이 통과된다면 대구시와 경상북도는 통합 시장을 뽑게 된다. 경북지사 선거 자체가 사라지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통합법을 찬성하고 있으나 더불어민주당은 대전·충남 통합법과 패키지로 법을 통과시키고 싶어한다. 이견이 큰 상황에서 TK 통합법이 통과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인간적인 고민은 현역인 이철우 경북도지사와의 관계다. 이 지사는 임 의원의 중학교 시절 은사다. 임 의원이 국회에 처음 들어올 때 이 지사는 이미 3선 국회의원이었다. 임 의원은 지난해 암 투병을 하던 이 지사와 만나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출마 문제와 함께 임 의원은 최근 당의 거듭되는 내부 분열의 원인을 진단하기도 했다. 가치를 잃어버린 국민의힘에서 가치와 이념이 아닌 인물 중심의 합종연횡이 계속되면서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고 지적이다. 

    다음은 임 의원과 일문일답이다.

    ▲경북지사 출마 권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방향은 잡으셨나.

    "제 지역구인 경북 상주와 문경은 보수의 본류라고 할 수 있는 지역이다. 지역 자체가 가지고 있는 정체성도 강하고 자부심도 굉장히 높은 곳이다. 그만큼 저한테 거는 기대도 상당히 크다. 노동계 출신으로 정치권에 들어와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지금까지 이렇게 의정 활동을 이어오면서 지역에서도 또 당 안에서도 지지율이 계속 올라가는 추세였다.

    그러다 보니 요즘 안팎에서 제 이름이 거론된다는 말을 들었다. '보수 정체성을 대표할 수 있는 상징적인 인물이 도전해야 하는 것 아니냐' 이런 얘기를 굉장히 많이 하신다. 그렇다 보니 제 개인적으로도 이게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다. 제 정치 인생 전체를 놓고 봤을 때도 중요한 선택이 될 수 있는 문제라서 지금 굉장히 많이 고민하고 있고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북지사 출마에 영향을 미칠 TK 통합법이 공전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당론 채택 과정에서 대구는 대구대로, 경북은 경북대로 의견을 수렴하는 민주적 절차를 거쳤다.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했다. 각 지역 의원들이 모여 투표를 진행했고 찬성이 더 높았기 때문에 찬성으로 결론을 지었다. 

    민주당은 지역 통합 법안들을 지방선거 전략으로 접근하는 것 같다. 광주·전남 통합법은 구체적으로 해 놓고 통과를 시켰다. 대전·충남 통합법도 꼭 통과시키고 싶어하는 눈치다. 이 지역 단체장이 국민의힘 소속이고 탈환해야 하는 입장이다. 

    대전·충남에서는 지자체장도 지방 의회도 반대 의견을 내고 있다. 그러면 지역에서도 국회에서도 찬성으로 방향을 잡은 TK 통합법을 먼저 통과시켜주면 된다. 반대하는 쪽은 조금 더 숙의 과정을 거치고 하면 된다. 결국 민주당이 대전·충남 통합법 통과를 위해 TK 통합법을 볼모로 잡고 있는 것이다."
  • ▲ 국회 재정경제위원장인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3일 국회 재경위원장실에서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가졌다. ⓒ서성진 기자
    ▲ 국회 재정경제위원장인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3일 국회 재경위원장실에서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가졌다. ⓒ서성진 기자
    ▲국민의힘의 정체성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는 목소리가 많다. 계파 정치도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데.

    "보수 가치를 재정립해서 가치 중심 정당으로 가야 한다. 그런데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한동훈 전 대표 중심으로 당이 흘러가면서 시간이 갈수록 구멍가게 수준으로 당이 쪼그라들고 있다. 

    정계에 입문하고 우리 당을 10년 넘게 지켜본 결과 국민의힘은 보수의 가치를 제대로 정립하고 가치를 담은 당헌·당규도 제대로 명확하게 하지 못했다. 가치를 분명히 확립해야 그 뜻을 이해하고 같이 정권을 창출하겠다는 사람이 모여든다. 현실은 그렇지 못하고 사람 중심으로만 흘러왔다. 

    정당의 목표는 정권 창출이다. 정권 창출을 하려면 같은 뜻과 가치를 가진 사람들이 그 기준을 중심으로 모여야 하는데 지금은 너무 희미하다. 정체성은 혼란인데 목소리는 사분오열 찢어지고 있다. 그런데 이 목소리가 맞는지 아닌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해야 할지 자체가 흐려져 버렸다. 이런 점을 바로 잡으려면 우리의 목표가 무엇인지부터 선명해져야 한다. 

    지금도 특정 인물을 중심으로 한 논란들이 계속 불거지면서 사람 중심으로 가는 흐름이 더 강해지고 있다. 그 속에서 갈등이 점점 심화되는 것처럼 보이고 또 각자 사람 중심의 팬덤이 생기는 현상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우리가 정말로 해야 할 철학적인 보수의 가치 정립이라는 부분은 점점 멀어지고 있다. 지방선거라는 큰 전쟁을 치러야 하는데 가치 혼재가 계속되고 있다."

    ▲지도부 퇴진 요구에 재경위원장직을 걸면서 목소리를 낸 이유가 뭔가.

    "당원 게시판 문제와 한동훈 전 대표의 제명을 두고 혼란이 커지고 있었다. 한 전 대표가 억울한 부분이 있다면 본인이 당연히 소명 절차를 밟아야 한다.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나와 당당하게 설명해야 한다. 그래야 당내 구성원들도 판단할 수 있다. 그런데 그런 모습은 없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내용을 처음 들었을 때는 처음에는 안 믿었다. 그런데 들여다보니 깜짝 놀랐다.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가족들 명의로 글이 올라온 것도 문제지만 확대 재생산된 것이 논점이다. 이 정도면 당시 당대표를 하던 한 전 대표가 직접 나와 사실 관계에 대해 이건 맞다, 아니다를 소명했어야 한다. 당에서도 소명 기회를 줬고 본인이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 기간이 지나 최고위에서 의결이 됐는데 설명은 없이 당대표가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은 이해가 잘 안됐다.

    그래서 사퇴 요구가 있다면 그에 맞게 당원 투표를 통해 당대표 재신임을 묻고 그 결과가 나면 꼭 받아들이자는 말을 한 것이다. 진정성을 가지고 단일대오로 가기 위해서 그런 제안을 당에 내놓은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은 당의 여전한 고민이다. 

    "노선을 바꿔야 한다는 요구도 당 안팎에서 굉장히 크다. 이런 상황에서 당대표는 상당히 곤혹스럽고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 보수의 가치를 제대로 정립해서 1단계, 2단계, 3단계로 가면 가장 좋겠지만 선거가 성큼성큼 다가오다 보니 당대표의 고뇌가 느껴진다.

    보수의 가치를 제대로 정립해서 분명히 세워 놓으면 누구와 절연하라든가, 누구를 타도하라든가 하는 사람 중심의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사라질 수밖에 없다.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보수의 가치를 우리가 지켜내는 것이 곧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법치를 지켜내는 것이라는 데 동의하느냐의 문제다. 거기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가는 구조가 돼야 하는데 자꾸 사람 중심으로만 몰아가다 보니까 이런 문제가 더 깊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지방선거에서 정치적 승리가 필요하다. 지방선거에서 이기는 것이 우선이고 그다음에 보수 가치를 정립해 나가야 한다. 지방선거 공천에서는 보수 가치를 실현할 자질을 꼭 봐야 한다.

    지금은 당내 내홍을 중단하고 가장 중요한 안보 문제, 한미 동맹 강화라는 큰 틀을 분명히 해야 할 시점이다. 동시에 국내적으로 가장 중요한 이슈는 사법개혁 3법이다. 법왜곡죄, 재판소원제, 대법관 증원 문제는 대한민국의 법치주의를 흔드는 사안이다. 단순히 정치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가는 문제라고 본다."

    ▲사법 3법(법왜곡죄·재판소원·대법관 증원)으로 투쟁 총력전을 펴고 있는데 어떻게 보나.

    "법왜곡죄로 판검사의 판단을 사후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하면 사법부의 독립성은 훼손될 수밖에 없다. 판사와 검사들이 자기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 데 위축될 수밖에 없다. 재판소원제도 마찬가지다. 대법원 재판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이 문제를 헌법재판소로 가져가게 되면 재판 지연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민주당은 재판 지연 때문에 대법관을 증원해야 한다는데 재판 지연이 당연한 재판소원제 도입을 하겠다는 논리는 그 자체가 모순이다. 게다가 헌법은 대법원이 최종심을 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헌재에 대법원 판결을 가져가는 것 자체가 입법 사항이 아니라 개헌 사항이라는 말이다. 위헌적인 일을 집권 여당이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사법 개악 저지 투쟁을 중심으로 당이 하나로 모여야 하고 여기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같이 가기 어렵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본다. 이 과정을 통해서 보수의 가치도 다시 정립될 수 있고 그 속에서 중도 확장도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다고 본다. 그 그림을 지도부가 분명하게 그려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민주당의 입법 폭주에 이재명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라는 시위인데 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목표는 우리가 지역별로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면서 이 입법 폭주의 부당성과 그로 인한 국민적 피해를 알리는 것이다. 그 속에서 우리 당이 가고자 하는 길, 민생을 포함한 중도 확장을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까지 함께 녹여내야 하고 이런 흐름이 자연스럽게 지방선거로 이어져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의 대표적 정책 브랜드가 없다는 지적도 많다. 

    "우리 당은 외교와 안보를 가장 잘하는 정당이고 실제로 그 분야를 잘 아는 분들도 굉장히 많이 있다. 이재명 정부가 외교적인 측면에서 얼마나 실수를 많이 했느냐. 민주당이 갈지자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도 이 부분에서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을 제대로 부각시키지 못하고 있다. 

    안보도 마찬가지다. 전술핵과 같은 문제도 우리는 한미 공조 체제를 가지고 갈 수 밖에 없다. 다들 총 가지고 싸우는데 우리만 삼단봉 가지고 싸울 수는 없는 상황 아니냐. 우리도 총을 가지면 주변에서 뭐라고 하니 그래서 총을 가지고 있는 집, 미국에 빌려서 가야 하는 구조다. 그만큼 한미 공조 체제가 중요한 상황에서 이재명 정부는 불협화음만 내고 있다. 

    자칫 잘못하면 동맹 구조 자체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고 불안하게 보는 분들도 많다. 미국이 과연 한국을 어떻게 보고 있느냐는 문제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부분을 우리가 더 선명하게 부각해야 하는데 그런 점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다만 국제 정세는 계속해서 급변하고 있고 우리 당으로서 해야 할 일은 많은데 선택지는 굉장히 좁아져 있는 상황이다. 대미 관세 문제만 보더라도 다시 재부과 이야기가 나오고 있고 물론 중간에 연방법원의 위헌 판단도 있었다.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봤을 때 제1야당 대표, 그것도 보수 정당 대표로서는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할지 굉장히 고민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