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수사지원-직접수사 '수사협력단' 채비… 박범계 '대응방안 모색' 고검장회의
  • ▲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에서 열린 LH관련 전국고검장 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권창회 기자
    ▲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에서 열린 LH관련 전국고검장 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권창회 기자
    대검찰청이 '부동산투기사범 수사협력단'(수사협력단)을 설치해 땅 투기 의혹을 대상으로 한 수사 협력 및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직접수사가 제한된 상황에서 수사협력단을 통해 일선 검찰청과 경찰의 수사를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이런 가운데 박범계 법무부장관도 LH 임직원 3기 신도시 땅 투기 사건과 관련해 검찰의 역할을 모색하겠다며 전국 고검장회의를 열었다. 그러나 박 장관은 이날 회의 이후에도 검찰의 직접수사 결단은 회피해 보여주기식 탁상공론만 벌였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대검만 '고군분투'… 수사 지원 위한 '수사협력단' 설치

    대검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검 청사에서 LH 사태 관련 3기 신도시 지역을 관할하는 검찰청의 부동산 투기 전담 부장검사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결의했다. 이 자리에는 이종근 대검 형사부장과 김봉현 형사1과장을 비롯해 의정부지검·인천지검·고양지청·부천지청·성남지청·안산지청·안양지청 등 3기 신도시 지역 관할 검찰청의 부동산 투기 전담 부장검사들이 참석했다. 

    수사협력단은 이 부장을 단장으로 대검 형사1과장·범죄수익환수과장 등 과장 3명, 검찰연구관 3명 등 총 20명으로 구성된다. 

    수사협력단은 일선 청에 전담 수사팀과 전담 검사를 지정하고, 검찰청과 시·도 경찰청 간 '핫라인'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특히 수사협력단은 경찰 수사에 협력하는 과정에서 검사의 수사 개시 가능 범죄, 즉 6대 범죄 혐의가 발견될 경우 지체 없이 직접수사에 나설 예정이다. 또 수사협력단을 통해 수사 중인 부동산 투기사범을 대상으로 기소 전이라도 신속히 해당 재산을 보전조치하는 등 범죄수익의 철저한 환수를 위한 조치도 취한다.

    "큰 의미 있겠나… 정부‧경찰 결단이 중요" 

    대검의 수사협력단 구성은 이처럼 '경찰 수사 지원'뿐 아니라 '직접수사 사전 대비'라는 취지이지만, 검찰 안팎에서는 "정부가 검찰의 역할을 '측면지원'으로 한정한 마당에 큰 의미는 없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온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찰로서는 할 수 있는 최대한을 하겠다는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도 "정부가 검찰의 직접수사뿐 아니라 합동조사단 참여도 막은 상황에서 수사협력단이 큰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 경찰과 정부가 검찰의 참여를 얼마나 인정하느냐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박 장관은 이날 LH 사태 관련 대응방안을 모색하겠다며 전국 고검장들을 소집했지만, 여전히 검찰의 직접수사 또는 합동특별수사본부 참여와 관련해서는 회의적 태도를 보였다. 

    박범계, '검사 파견' 질문에 "그런 얘기를 지금…"

    박 장관은 이날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LH 사태 관련 고등검찰청장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는 조상철 서울고검장을 비롯해 강남일 대전고검장과 구본선 광주고검장, 오인서 수원고검장, 장영수 대구고검장, 박성진 부산고검장, 배성범 법무연수원장 등 7명이 참석했다. 

    박 장관은 이날 간담회장에 들어서면서 "우리 고검장들이 많은 경험을 갖고 있고 경륜 있는 분들이기 때문에 국민 여러분이 걱정하는 일들에 대해 함께 염려하고 좋은 방안이 있는지 의견을 듣겠다"고 밝혔다. 

    '검찰의 수사권이 제한된 상황에서 어떤 역할을 주문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박 장관은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수사권개혁이 있었지만, 검찰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상당히 많다고 생각한다"며 "좋은 고견 받아서 잘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다만 '합동수사본부에 검사의 추가 파견을 검토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런 얘기를 지금 하기보다는 현재 검찰에 부여된 권한에서 LH 투기 사태 관련 역할을 극대화하는 방안에 대한 의견을 들을까 한다"고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