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개편 및 인력증원' 1건만 남겨… 변창흠 등 참석자 발언, 논의 내용 아예 없어공공기록물관리법 "회의록 속기록 남겨야" 규정… LH "회의록 속기록 없다" 시인
  • ▲ 지난 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현안질의에 참석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이종현 기자(사진=공동취재단)
    ▲ 지난 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현안질의에 참석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이종현 기자(사진=공동취재단)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3기 신도시를 위한 조직 개편과 인력 증원 등을 단행하면서 당시 LH 사장이던 변창흠 국토교통부장관 발언 등이 담긴 회의록 및 속기록도 남기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LH 직원들의 경기도 광명·시흥 등 3기 신도시 땅 투기의혹 파문이 확산하는 가운데 드러났다.

    LH, '3기 신도시 조직 개편' 등 깜깜이 논의

    10일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알리오)'에 공시된 이사회 회의록 등에 따르면, LH 이사회는 2019~2020년 회의를 열고 '계약사무 부적절 사항 대응방안' '3기 신도시 관련 조직 개편, 인력 증원' 'LH 직원들에 대한 성과급 지급을 위한 예비비 전용' 등을 논의했다. 

    그러나 LH는 알리오에 게재된 '공시용 회의록' 외에 당시 회의 참석자들의 발언 등이 담긴 회의록과 속기록을 보관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때는 변 장관이 사장으로 재임(2019년4월~2020년12월) 중이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LH는 2020년 1월17일, 2020년 6월16일 두 차례 회의에서 '계약사무 관련 부적절 사항이 발생해 이 계약사무를 조달청에 위탁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이 안건은 회의 참석자들이 반대해 부결됐다. 

    LH 정관에 따라 안건은 재적이사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된다. 그러나 부결 사유, 찬성·반대한 임원 등 주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당시 LH 사장이던 변 장관도 이 자리에 참석했다. 

    3기 신도시 등을 위한 조직 개편도 회의에서 논의됐다. LH는 2019년 11월13일 3기 신도시, 글로벌 사업 등 정부 정책을 수행하기 위해 '신도시사업부문' '글로벌사업본부' 등 조직을 신설하는 안을 회의에서 의결했다.

    조직 인원 늘리고 성과급 지급 위해 예비비 전용

    이후 LH는 2020년 1월17일 회의에서 LH 정원을 6969명에서 7057명으로 88명 늘리는 안건, 같은 해 3월30일 한시적으로 근무하는 인원을 포함해 정원 관리를 명확히 하는 안건, 5월29일에는 정원을 7116명에서 7126명으로 늘리는 안건 등을 차례로 의결했다. 

    2019년 6월25일 회의에서는 경영평가에 따른 성과급 지급을 위한 예비비 전용을 위한 안건도 그대로 접수됐다. 2019년 경영평가 성과급 예비비 예산(약 1254억원) 중 997억원을 전용한다는 내용이었다. 

    이처럼 3기 신도시 등 주요 정책사업 관련 조직 개편 등을 다룬 회의였지만, 당시 참석자들의 발언이나 찬·반 요지가 담긴 회의록은 LH에 없었다. 알리오에 공시된 3기 신도시 관련 회의록 역시 조직 개편 및 인력 증원과 관련된 것이 유일하다.

    LH 내부에서도 관련 회의록과 속기록이 없다는 답변이다. LH의 한 관계자는 "요약한 회의 내용을 공시사항으로 올렸지만 그 외 (발언 등이 담긴) 회의록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은 공공기관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주요 회의의 회의록·속기록 또는 녹음기록을 작성해야 한다고 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