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속 장애와 튕김 현상은 기본, 동영상 업로드나 출결 점검도 안 돼… 일선 교사들은 항의 시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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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학기 개학 이후 2주차에 접어들었지만 'EBS 온라인 클래스'의 오류가 잦아 학교 현장의 불편이 가중되면서 '교육부 책임론'까지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일 유은혜 교육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EBS 온라인 클래스 비상상황실을 방문해 운영 상황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교육부
신학기 개학 이후 2주차에 접어들었지만 정부 개발 원격수업 공공 플랫폼인 'EBS 온라인 클래스'의 오류가 잦아 학교 현장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교원단체들은 이번 사태를 두고 유은혜 교육부 장관이 책임지고 직접 사과하라고 요구하는 등 '교육부 책임론'까지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10일 교육계에 따르면 'EBS 온라인 클래스'에서는 전날까지도 강좌 배포나 출결·수강·진도율 확인 등 핵심기능에서 오류가 발생했다. 화상 수업방에 접속할 수 없거나 접속이 지연되는 문제도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개학 2주차, 원격수업 플랫폼 오류 지속… 1시간도 넘게 접속 불능원격수업 플랫폼 오류에 따른 문제 제기는 개학 첫날인 지난 2일부터 계속됐다. 이날 'EBS 온라인 클래스'는 일부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이 운영하는 공공 학습관리시스템(LMS)인 'e학습터'의 화상수업도 23분간 접속되지 않았다. 3일에는 'EBS 온라인 클래스'에서 1시간 넘게 접속 장애가 발생했고, 동영상 강좌 불러오기가 되지 않거나 학생들의 학습 이력이 표시되지 않는 등 크고 작은 오류가 생겼다.이에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5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EBS의 온라인 클래스 비상상황실을 방문해 "학교 현장의 불편함이 최소화할 수 있도록 발생한 오류를 신속하게 해결하고, 실시간 화상수업 시스템의 안착을 위해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 EBS 기술진은 "개발 완성도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 개발 시간이 부족해 오류가 발생했다"고 사과했다.하지만 8일에도 경기‧전북‧전남 등 일부 지역 학교에서 오전 9시부터 10시29분까지 약 1시간30분간 'e학습터'에 학생들이 제대로 접속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비슷한 시간 'EBS 온라인 클래스'에서도 일부 접속 오류가 생겨 많은 학생이 쌍방향 수업을 듣지 못했다. 오전 9시에서 10시 사이는 각 학교에서 조회가 이뤄지는 시간이라 학생들이 가장 많이 몰릴 수밖에 없는데 이에 따른 대비가 전혀 안 돼 있었던 것이다.속 터지는 현장 교사들 "지난 1년간 정부는 도대체 뭐 했나"교육계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원격수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1년이나 지났는데 정부가 한 게 뭐냐는 비판이 나왔다. 교육부는 지난해 7월 '줌(ZOOM)'이나 '구글 클래스' 등 민간 프로그램을 대신할 원격수업 공공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기존 원격수업 사이트인 'EBS 온라인 클래스'와 'e학습터'에 실시간 화상수업 기능을 추가하겠다는 것이었다.이에 따라 지난해 9월 말부터 실시간 쌍방향 수업 기능, 채팅, 동영상 편집 기능, 대시보드 중심의 직관적인 화면 설계 등 학습관리 편의성을 높이는 '시스템 고도화 작업'을 추진했다.교육부는 'EBS 온라인 클래스'에 37억 원, 'e학습터'에 60억 원 등 예산 97억 원도 지원했다. 그러나 해당 플랫폼들의 공식 개통이 개학 직전인 지난 2월 말에야 이뤄지면서 교사들이 크고 작은 오류를 잡아낼 시간도 확보하지 못했다. 현장 교사들은 정부의 안일한 대처가 문제라고 지적했다.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교사 전 모씨는 10일 본지와 통화에서 "EBS 온라인 클래스를 사용하는데 접속 불가나 접속 지연, 접속 중 튕김 현상은 기본이고 동영상 업로드가 되지 않거나 학생들의 출석시간이 확인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코로나19 상황이 어제 오늘 일도 아니고 원격수업을 한 지 1년 넘게 흘렀는데 어떻게 이런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았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 정부는 지난 1년 동안 뭐 했나”라고 불만을 표시했다.게다가 'EBS 온라인 클래스'의 경우 서버를 개편했지만 오히려 이전보다 수업 편의 기능이 후퇴했다는 말까지 나온다.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김모 교사는 통화에서 "이전에는 학생들의 학년이나 학급 시간표에 따라 강의를 업로드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 기능이 안 된다"면서 "또 강의에 접속한 학생들을 반별, 번호별로 정렬하고 학습 진도율을 확인하는 기능도 되지 않는다. 현재 학교 현장은 완전 아수라장"이라고 전했다.답답한 학생·학부모들, 일선 교사에게 불만 드러내실제로 학교 현장의 교사들은 원격수업 플랫폼 사용을 불안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가 지난 3일과 4일 전국 초‧중‧고 교원 74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현재 사용하는 원격수업 플랫폼이 안정적이냐'는 물음에 52.2%만이 긍정적(그렇다 27.1%, 매우 그렇다 25.1%)이라고 답변했다. 반면 전혀 그렇지 않다(12.6%), 그렇지 않다(10.8%), 보통이다(24.4%)라는 응답은 절반에 육박해 여전히 많은 교사가 시스템 불안정 문제를 겪는 것으로 드러났다.특히 플랫폼별로는 'EBS 온라인 클래스'의 불안정 문제가 두드러졌다. 'EBS 온라인 클래스'의 안정성과 관련해 교사들의 긍정 응답은 26.4%(그렇다 14.2%, 매우 그렇다 12.2%)에 그쳤지만, 부정 응답은 47.5%(그렇지 않다 19.5%, 전혀 그렇지 않다 28.0%)에 달했다.조성철 한국교총 대변인은 10일 본지와 통화에서 "원격수업 플랫폼 오류로 일선 학교와 교사들은 매일 항의와 문의에 시달리느라 힘든 나날을 보낸다"며 "원격수업 플랫폼의 기술적 문제는 EBS가 책임져야 하지만, 원격수업 플랫폼 사업을 주도하고 지도‧관리해야 하는 교육부도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교육부 장관은 사과 한마디라도 하라"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지난 9일 성명을 내고 "지난주 EBS 측에서 온라인 클래스 먹통 사태를 사과했지만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수습이 먼저라면서 사과하지 않았다"며 "원격수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교사들과 배움을 이어가려 애쓰는 학생들에게 교육부 장관이 직접 사과하라"고 촉구했다.한편 교육부 관계자는 10일 'EBS 온라인 클래스'와 'e학습터' 등 공공 학습관리시스템(LMS) 관련 온·오프라인 브리핑에서 "불안정한 서비스로 선생님과 학생, 학부모들께 불편을 드려 매우 송구스럽다"며 "이번 주말이 되면 (원격수업 플랫폼에서) 모든 기능이 다 구현되지는 않아도 선생님과 학생이 편안하게 학습할 수 있도록 (수업에 필요한 주된 기능은) 구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그러나 교원단체들이 주장하는 유 장관의 사과와 관련해서는 "(공공 LMS를) 설계·관리하는 실무진의 잘못이지 부총리가 (사과)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내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