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 꽤 심해, 권하기 힘들다" "대규모 접종 시작되면 국민 충격"… 의료인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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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이 5일 군 수송기(C-130)를 통해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계 일각에서는 군경을 동원한 백신 수송보다 백신 부작용을 관리할 수 있는 대응체계를 마련하라는 요구가 나온다.(사진=국방홍보원 제공) ⓒ뉴시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은 의료진이 고열 등 부작용으로 인해 진료현장에서 배제되는 사례가 속출했다. 의료인 커뮤니티에서 이 같은 사실이 공유되면서 AZ 백신 접종을 앞둔 의료진 사이에서 불안감이 확산했다.현재는 일정수준 이상의 발열 증상만 보여도 사실상 정상적 사회활동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고열 증상이 있는 경우 해당 의료진이 백신 접종에 따른 증상임을 호소하더라도 직무에서 배제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서울 광진구에서 개인병원을 운영하는 한 의사에 따르면, 의사들의 단체 채팅방에 AZ 백신 접종 후기가 속속 올라오는데, 접종받은 의사들 일부에서 고열과 심한 몸살 등 부작용이 나타나 수일간 진료업무에서 배제되는 상황이다.AZ 백신 접종받은 의사들 2~3일간 고열… 진료 못 봐이 때문에 일부 병원은 3일 간격으로 의료진과 직원들을 나눠 AZ 백신을 접종한다고 한다. 직원들이 한꺼번에 접종받았다가 동시에 부작용이 발생해 진료업무가 마비되는 경우를 피하기 위해서다. 접종 간격을 3일로 정한 것은 부작용이 대체로 2~3일 지속되다 사라진다는 '접종 선발대'의 경험을 고려했다는 후문이다.AZ 백신을 의사·간호사들에게 강제로 접종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의료인들은 다른 대안이 없고, 접종을 거부하면 소속 병원이 당할 불이익 등을 고려해 AZ 백신 접종에 응한다고 한다. 접종을 위해서는 해당 의료인 각 개인의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의료인들이 사실상 반강제적으로 접종에 응하는 것과 다름 없다는 것이다.한 내과 전문의 "AZ 백신 접종 못 권하겠다"실제로 이 같은 AZ 백신 부작용을 체험한 서울의 한 내과 전문의는 AZ 백신을 "맞으라고 권하기는 힘들 것 같다"고 토로했다.익명을 요구한 이 전문의는 "불안하지만 AZ 백신을 맞아야 했다. 지역 보건소에서 의료진에게 백신을 맞으라고 강하게 권하는데다, 백신을 맞지 않고 버티다 코로나에 걸리기라도 하면 병원 전체에 큰 폐가 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이 전문의는 그러면서 "부작용이 생명을 위협할 수준은 아니지만, 나중에 전 국민을 상대로 대규모 접종이 시작된 후부터는 국민들에게 충격을 줄 소지가 있다"고 부연했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의사들 사이에서는 AZ 백신을 향한 불신이 '공공연한 비밀'로 취급된다. AZ 백신은 못 믿겠다는 반응을 익명의 커뮤니티에서 몰래 나누는 것이다. AZ 백신을 맞고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은 경우 "나는 원래 항체가 있었나 보다"라는 자조 섞인 불신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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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백신은 사망 등 중증 사례 아직 없어8일 질병청 발표에 따르면, 이날 0시까지 전국에서 AZ 백신 접종 건수는 총 31만1583건으로 그중 이상반응 신고 건수는 3896건이다. 중증 의심사례는 5건이고, 사망사례는 11건이다. 중증 혹은 사망 등 심각한 부작용의 비율을 따져보면 1.25%에 이른다.반면 화이자 백신은 접종 5282건 중 이상반응은 19건에 불과했고, 중증 내지 사망사례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8일 0시 기준)이 같은 상황에서 AZ 백신을 계속 접종하는 것이 적절한지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에게 의견을 물었다. 노 전 회장은 의견서에서 먼저 "백신 접종은 계속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노 전 회장은 그러면서도 AZ 백신의 부작용이 심상치 않음을 인정했다. 노 전 회장은 "코로나19 백신은 매우 예외적인 급박한 상황에서 급박하게 만들어진 백신이라서 전문가들도 그 안전성과 효용성에 일부 의문을 갖는 것이 사실"이라며 "AZ 백신도 통상적인 독감 백신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의 부작용을 나타낸다"고 말했다.전 의협 회장 "안전하니 믿으라고 윽박지를 게 아니다… 가이드라인 제대로 세워야"노 전 회장은 "정부는 무조건 '안전하니 딴소리 말라'는 식으로 강권할 것이 아니라, 접종 후 부작용의 현황을 면밀하게 파악해 의료진과 국민들에게 미리 알려주고 적절히 대비하도록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AZ 백신 접종 후 빈번하게 발생하는 고열과 몸살에 대해서도 진통소염제를 사전예방 목적으로 복용하는 것이 나을지, 혹은 어떤 적응증 아래 복용할지 등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기저질환이 있는 노인들에게 AZ 접종이 확대될 경우 그 책임을 고스란히 떠안게 되는 상황을 의료진들이 염려하는 상황"이라고 전한 노 전 회장은 "정부당국은 경찰과 군인을 동원한 백신 이송의 안전과 관련한 '쇼'를 멈추고, 접종 이후 발생할지도 모를 상황을 파악해 미리 대처함으로써 백신을 둘러싼 걱정을 줄이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