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배터리 공장 건설현장 근로자들 불법취업…외교부 “비자 문제는 기업이 알아서 해야지”
  • ▲ SK배터리 아메리카 제1공장의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SK배터리 아메리카 제1공장의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에서 불법체류 혐의로 붙잡힌 한국인 근로자 13명이 구치소 수감 15시간 만에 풀려났다고 한국경제신문 등이 전했다. 이들은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간) 국토안보부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HSI) 요원들에게 체포돼 인근 구치소에 수감돼 있었다.

    조지아주 SK배터리 공장서 일하던 한국인들, 취업비자 없이 근무

    국토안보부는 이들로부터 자진 출국을 약속받은 뒤 석방했다고 한다. “이들은 오는 25일 인천행 여객기를 이용해 귀국할 것으로 전해졌다”고 신문은 전했다.

    애틀랜타 한국 총영사관 등에 따르면, ICE와 HSI에 체포된 한국인 근로자 13명은 SK배터리 아메리카(이하 SKBA)의 조지아주 공장 건설현장에서 일하던 협력업체 직원들이다. 이들은 미국에서 일하는데 필요한 단기취업비자(H-2B)를 받지 않고 현장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더그 콜린스 공화당 하원의원이 지난 8월 19일 ICE 등에 한국인의 불법취업에 관한 조사를 요청하면서 시작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당시 더그 콜린스 의원은 “한국인 불법취업은 일회성이 아니라 조직적이라고 CBP(세관국경보호국)은 판단하고 있다”며 국토안보부가 한국인의 불법취업 문제를 철저히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신문은 “HSI는 지난 5월에도 SKBA 공장 건설현장에서 일한다며 애틀랜타 공항을 통해 입국하던 한국인 근로자 33명이 허위 고용증명서를 제출한 사실을 적발해 강제 추방한 적이 있고, 애틀랜타 현지 언론사는 한국인들의 불법취업을 고발하는 탐사보도를 두 차례나 방송해 파장이 일었다”고 설명했다.

    SK “미국 정부규정 준수하고 있다” 외교부 “비자 문제는 기업이 알아서”

    이번 사건으로 논란이 커지자 외교부는 “SK 및 근로자 가족 등과 긴밀히 소통하는 한편 미국 관계 당국에 신속하고 공정한 조사를 요청하는 등 관련 영사조력을 최대한 제공할 계획”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외교부는 한편으로는 “이번 일은 SK에 책임이 있다”고도 했다. 외교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비자 허위 발급에 대해서는 외교부가 일일이 감독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해당 기업에서 좀 더 신중히 처리했어야 할 문제”라고 답했다. “비자 문제는 기업에 물어보라”는 말이었다.

    이에 SK 측은 “모든 계약업체에 미국 연방정부 규정을 준수하도록 요구하고 있고, 문제 해결을 위해 현지 당국과 협력하고 있다”며 “한국인 근로자는 공장 건설에 투입되는 전문 인력이고, 공장 운영은 현지 인력이 맡는다”고 해명했다. SK는 현재 미국 조지아주 잭슨 카운티 커머스 시에 26억 달러(한화 3조440억원)을 들여 전기차용 배터리 1, 2 공장을 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