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게놈 서열은 사람 지문과 같아… 바이러스 정체 확인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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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코로나(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 연구소에서 나왔다는 과학적 증거가 있다. 곧 공개하겠다."'우한코로나 연구소 기원설'을 주장했던 옌리멍 박사가 이번에는 자신의 주장의 과학적 증거를 조만간 공개하겠다고 나섰다.옌 박사는 지난 7월 폭스뉴스·타이완뉴스 등 여러 매체와 인터뷰에서 "우한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국 인민해방군이 관리하는 군사시설에서 개발됐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던 바이러스 학자다.옌리멍 "바이러스 게놈 서열이 증거… 수일 내 공개"옌 박사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영국 ITV 방송 토크쇼 '루즈 위민'(Loose Women)과 화상 인터뷰에서 "우한코로나 바이러스가 우한 연구소에서 나왔다는 증거가 담긴 보고서를 두 개 준비 중이다. 첫 보고서는 수일 내에 공개하겠다"고 공언했다. 옌 박사는 그러면서 "생물학을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도 그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옌 박사는 그 증거가 '바이러스 게놈 서열'이라는 점을 암시했다. 그는 "당신이 곧 공개할 것을 지금 이 프로그램에서 살짝 얘기해줄 수는 없나. 그러면 우리가 세계적인 특종 보도를 내게 되는 셈"이라는 농담 섞인 사회자의 요구에 "바이러스의 게놈 서열은 사람의 지문과 같아 이것으로 바이러스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옌 박사는 이어 "왜 우한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 연구소에서 나왔고, 우한 연구소가 바이러스의 유일한 기원인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SCMP "바이러스 게놈 서열 최초 공개했던 연구소, 잠정폐쇄되기도"지난 2월28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1월11일 우한코로나 바이러스 게놈 서열을 전 세계에 최초로 공개했던 상하이시 공공위생임상센터는 공개 다음날인 12일 '잠정폐쇄' 명령을 받았다.임상센터의 한 관계자는 "연구소 폐쇄의 구체적 이유를 듣지 못했고, 다시 문을 열어달라고 4차례 보고를 올렸지만 아무런 답도 듣지 못했다"면서 "지금은 우한코로나 확산 통제 방법을 찾기 위해 시간과 싸워야 할 때인데, 연구소 폐쇄가 다른 연구자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SCMP에 말했다.옌 박사는 이날 인터뷰에서 지난 1월 중순까지 홍콩의대 공중보건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며 세계보건기구(WHO) 코로나바이러스 표준실험실(reference lab)에서 일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그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1월 초까지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폐렴 증상과 관련해 자신이 발견한 것을 상급자에게 두 번이나 보고했지만 모두 묵살당했다고 주장했다.당시 옌 박사가 보고한 것은 △ 우한에서 발생한 폐렴은 변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 △ 바이러스가 우한의 재래시장에서 발생했다는 주장은 연막에 불과 △ 문제의 바이러스는 사람 간 감염 가능 등의 내용이었다. 중국 당국이 '우한폐렴의 사람 간 감염'을 공식 확인한 것은 지난 1월20일의 일이다.앞서 옌 박사는 여러 외신과 인터뷰를 갖고 "우한코로나 바이러스가 우한의 재래시장에서 유래했다는 보도는 일종의 '연막'"이라며 "이 바이러스가 자연적으로 발생한 게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증거를 모으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하지만 홍콩의대는 옌 박사의 주장을 공식 부인했다. 홍콩의대는 지난 7월10일 옌 박사가 폭스뉴스와 인터뷰하며 '우한코로나 우한 연구소 기원설'을 주장한 그 다음날인 11일 이를 부인하는 공식 성명을 냈다.홍콩의대는 성명에서 "옌 박사가 박사후과정(post doctoral fellow)을 홍콩의대에서 밟은 것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옌 박사는 지난해 12월부터 1월까지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된 어떤 연구에도 참여하지 않았으며, 그의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없고 소문에 불과하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