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권분립 교과서 삭제’ 비판여론에… “홍콩은 중국 행정구역에 불과하다” 일축
  • ▲ 캐리 람 홍콩행정장관. 중국 공산당의 대리인이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캐리 람 홍콩행정장관. 중국 공산당의 대리인이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홍콩 정치체제에는 삼권분립이 없다”고 주장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이는 “반환 후 50년간 일국양제를 보장한다”는 홍콩반환협정을 부정한 셈이어서 논란이 일었다.

    캐리 람 “홍콩은 중국의 행정구역에 불과”

    지난 8월 홍콩 교과서에서 삼권분립을 설명하는 부분이 삭제된 것과 관련해 논란이 일자 캐리 람 장관은 “나는 교육부장관의 발언과 자문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지난 8월31일 케빈 영 홍콩 교육부장관은 “홍콩에는 삼권분립이 없다”고 주장했다.

    캐리 람 장관은 이어 “나는 홍콩특별행정구역의 수장”이라며 “나는 행정·입법·사법과 관련한 모든 권한을 가졌다”고 주장했다.
    캐리 람 장관은 “홍콩 기본법 48조에 따르면, 홍콩은 중국공산당 정부의 행정구역이고, 나는 홍콩 최고책임자로서 행정권한뿐만 아니라 법원 판사를 임명하거나 해임하고, 세입과 세출에 관한 발의안도 입법회에 상정하는 것을 승인하는 권한도 있다”면서 “많은 사람이 나를 단순한 행정부 수장으로 착각한다”고 지적했다.

    “홍콩에서는 행정·입법·사법이 상호 협력해 균형을 이루지만, 이들은 최종적으로 행정장관을 통해 중국공산당 정부의 책임을 지는 형식”이라고 캐리 람 장관은 강조했다.

    법조계 관계자 “이제 홍콩에는 자유민주주의 없다”

    그러나 캐리 람 장관의 주장은 1984년 12월 체결한 홍콩반환협정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다. 당시 영국과 중국은 홍콩을 반환한 뒤에도 50년 동안은 중국의 체제를 적용하지 않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유지한다는 데 합의했다. 즉, 삼권분립의 유지에도 합의한 것이다.

    민주파 진영도 이 부분을 지적하며 “캐리 람 장관의 발언은 사법부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데니스 궉 시민당 의원은 “지난 20년 동안 삼권분립이 유지됐고, 수많은 법원 판결에서 판사들이 이를 인용했다”며 “이는 홍콩이 관습법(영국법)을 채택했고, 삼권분립은 관습법에서 중요한 원칙이기 때문”이라고 캐리 람 장관을 비판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캐리 람 장관은 중국공산당의 방침에 따를 뿐”이라며 “홍콩에는 이제 삼권분립이 적용되는 자유민주주의는 없다”고 개탄했다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