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주간지 “아베 객혈" 보도→ 유투버 "대장암" 확대보도→ 요미우리 "아베 기자회견"
  • ▲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그가 암에 걸렸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그가 암에 걸렸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8일, 최근 제기된 건강에 관한 의혹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27일 정치권에서는 “아베 총리가 암에 걸렸다”는 소문이 돌았다. 아베 총리가 내일 기자회견에서 사퇴 의사를 밝힐 경우 자민당 내 후계자 경쟁이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베 대장암 걸렸다” 소문의 근원은 일본 주간지


    “아베 총리가 대장암 진단을 받았다”는 소문의 시작은 지난 7일 일본 주간지 ‘포스트세븐’의 보도다. “아베 총리가 7월6일 집무실에서 피를 토했는데 검은 덩어리가 발견됐다”는 것이다. 이 매체는 '전문의'의 말을 인용해 "위산과 출혈이 섞인 것이었다”고 전했다.

    ‘포스트세븐’은 또 아베 총리가 지난 17일에 이어 24일에도 게이오대학병원을 찾아 검진받았으며, 그를 진료한 사람이 게이오대 의학부의 암전문가로 알려졌다면서, 이것이 그가 암에 걸린 증거라고 풀이했다. 

    매체는 “아베 총리가 앓는 것이 궤양성 대장염이라면 하혈이 나타나야 하는데 피를 토했다는 것은 위궤양이거나 암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소문은 확대재생산됐다. 지난 22일 일본의 유튜브 매체 ‘데모크라시타임스’는 자국 내 보도를 인용해 “아베 총리가 대장암 진단을 받은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고, 이것이 다시 국내 유튜버들 사이에 언급되면서 “아베 총리가 암 진단을 받았다”는 것으로 둔갑했다.

    일본 정부 “아베 총리, 28일 기자회견에서 모든 것 밝힐 것”


    하지만 매체의 지적처럼 아베 총리가 피를 토했다면 대장암일 가능성은 적다. 이런 지적에 소문은 “아베 총리가 췌장암 진단을 받았다”는 것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췌장암 또한 피를 토하지 않는다. 

    이에 일본에서는 “아베 총리가 토한 것 가운데 검은 덩어리는 핏덩어리가 아니라 김”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아베 총리가 그날 점심에 김을 많이 먹었다는 것이다.

    아베 총리가 암에 걸렸다는 소문이 해외로까지 퍼지자 일본 정부가 대응에 나섰다. 요미우리신문은 25일 “우한코로나 대책본부 회의가 28일 열릴 예정”이라며 “그 후 아베 총리가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코로나 대책과 자신의 건강에 관해 설명할 것”이라고 전했다.
  • ▲ 2017년 6월 목포를 찾은 니카이 도시히로 일본 자민당 간사장. 옆에 김홍걸 전 의원과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보인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7년 6월 목포를 찾은 니카이 도시히로 일본 자민당 간사장. 옆에 김홍걸 전 의원과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보인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교도통신도 이날 “아베 총리가 28일 기자회견을 가질 것”이라는 정부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이 자리에서 최근 인 의혹에 관해 모두 밝힐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통신은 그러나 “아베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건강이상설을 부인할 것이라고 자민당 간부가 말했다”고 전해 암 진단을 인정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27일까지도 아베의 건강이상설과 함께 ‘포스트 아베’ 관련 보도가 계속 나왔다.

    포스트 아베, 자민당 2인자 손에 결정될 가능성 커

    현재로서는 ‘포스트 아베’로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 유력해 보인다. 이시바는 개헌에 반대하는 등 아베 총리와 지향점이 다르다. 그의 경쟁자로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아들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부장관,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 등이 거론된다.

    지난 6월 아사히신문이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시바 전 간사장은 31%의 지지를 얻은 반면 고이즈미 장관은 15%, 기시다 정조회장은 4%의 지지밖에 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런 국민적 지지율은 실제 총리가 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못한다. 총선에서 승리한 정당의 총수가 총리를 차지하는 일본에서 후계구도를 결정하는 핵심요소는 당내 파벌 간의 경쟁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의 행보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니카이 간사장은 팔순이 넘은 나이(1939년생)에도 현역으로 활동한다. 고 김대중 대통령,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과도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도 친구처럼 지낸다고 한다. 

    니카이 간사장은 자민당 내 친중파로 유명하다. 그는 지난 7월 홍콩 보안법 통과 당시 시진핑의 일본 국빈방문을 취소해야 한다는 자민당 의원들의 의견을 억누르고 비난 수위를 낮춘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포스트 아베 구도’에 개입한다면, 아베 총리와 같은 친중파가 다음 총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