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출신 알렉산더 마, 1982년부터 7년 간 CIA서, 2004년부터 6년간 FBI서 기밀 훔쳐
  • ▲ 중국 국가안전부(MSS) 요원으로 위장한 미국 연방요원이 공작금이라며 2000달러를 건네자 그 자리에서 돈을 세는 알렉산더 마. ⓒ미국 법무부 공개영상 캡쳐
    ▲ 중국 국가안전부(MSS) 요원으로 위장한 미국 연방요원이 공작금이라며 2000달러를 건네자 그 자리에서 돈을 세는 알렉산더 마. ⓒ미국 법무부 공개영상 캡쳐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에서 일하면서 얻은 기밀을 빼돌려 국가안전부 등 중국 정보기관에 팔아넘긴, 홍콩 출신 전직 CIA 요원이 미국 당국에 붙잡혔다.

    미국 법무부는 17일(이하 현지시간) “최고 등급의 기밀을 포함, 수많은 기밀을 중국 정보기관에 팔아넘긴 혐의로 전직 CIA 요원 알렉산더 마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올해 85세인 그의 친척 또한 사건에 연루됐지만 현재 중증 인지장애를 앓고 있어 기소하지는 않았다고 미국 법무부는 덧붙였다.

    미국 법무부에 따르면, 올해 67세 남성인 알렉산더 마는 홍콩에서 태어났다. 어릴 적 미국으로 이민해 시민권을 취득했다. 1982년 CIA에 입사해 최고기밀취급인가 자격을 얻었고 1989년까지 근무했다. 1989년 CIA를 그만둔 뒤에는 중국 상하이로 이주했다. 그리고 2001년 다시 미국 하와이로 돌아왔다.

    알렉산더 마가 친척과 함께 중국 국가안전부(MSS)에 CIA 기밀을 넘기기 시작한 것은 2001년부터였다. 그는 국가안전부에 CIA 요원 명단과 작전 정보, 통신수단에 관한 기밀을 넘겼다.

    미국 FBI는 그가 홍콩의 한 호텔에서 국가안전부 요원 5명과 만나 기밀을 건네고 현금 5만 달러(한화 5900만원)를 받아 챙기는 영상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렉산더 마는 이후로 10년 넘게 국방 관련 기밀을 중국에 팔아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그가 중국에 넘긴 기밀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2001년 하와이로 이사한 알렉산더 마는 2004년 FBI 하와이 지부에 계약직으로 취업했다. 이곳에서 중국어 번역 업무를 맡은 그는 6년 동안 자신에게 맡긴 기밀문서를 몰래 복사하거나 훔쳐 중국에 넘겼다. 방법도 대담해져 훔친 기밀을 직접 들고 중국을 찾았다. 하와이로 돌아올 때는 항상 고가의 선물을 들고 왔다고 한다.

    알렉산더 마는 8월 초순 중국 요원으로 위장한 FBI 수사관에게 19년 동안 미국을 배신하고 중국 정보기관을 위해 활동했다는 사실을 털어놓으면서 “조국의 성공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고 미국 법무부가 전했다. 미국 법무부는 “이번 사건 외에 지난 3년 동안 전직 미국 정보기관 요원이 중국에 기밀을 넘긴 간첩 활동 3건을 적발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