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비정규직 1902명 정규직 전환… "일부 청년 위해 다른 청년들 피눈물" 여당도 비판
  • ▲ 인천공항공사가 이달말 보안검색 요원 1902명을 청원경찰 신분으로 전환해 직접 고용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지난 23일 오후 인천 중구 인천공항공사 앞에서 노조원들이 일방적인 정규직 전환 방침을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 인천공항공사가 이달말 보안검색 요원 1902명을 청원경찰 신분으로 전환해 직접 고용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지난 23일 오후 인천 중구 인천공항공사 앞에서 노조원들이 일방적인 정규직 전환 방침을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협력업체 보안검색요원 1900여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하면서 2030세대의 분노가 폭발하자 더불어민주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번 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가 지난해 조국 사태처럼 급격한 여론 악화로 이어질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당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인국공 사태' 민주당에서도 비판 목소리

    민주당의 한 최고위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취업 관련 정책은 청년층에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일면의 청년들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또 다른 측면에 있는 청년들에게 피눈물을 흘리게 하면 우리 스스로 함정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민주당 초선 의원도 "정규직을 늘리는 것은 좋지만 무조건적으로 단숨에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기보다 고용평가를 거쳐 선별적으로 하는 과정도 매우 중요하다"며 "취업 공정성 시비는 여론을 급격히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당 차원의 대책이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이처럼 위기감을 느끼는 것은 취업을 준비하는 2030세대의 분노가 걷잡을 수 없을 만큼 확산하기 때문이다. 인천공항공사에 공채로 입사하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 어렵다. 인천공항은 높은 연봉과 좋은 근무환경으로 청년들 사이에서 꿈의 직장으로 꼽힌다. 특히 취업 전문 사이트인 인크루트가 조사한 2020년 가장 일하고 싶은 공기업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인천공항공사 신입공채 경쟁률은 156 대 1에 달했다. 하지만 인천공항공사 협력업체에 비정규직을 전제로 입사한 이들이 무더기로 정규직으로 전환된다는 소식에 청년들의 허탈감은 더욱 커졌다. 인천공항공사 협력업체에 비정규직을 전제로 입사한 경우에는 아르바이트 앱을 통해 입사가 가능할 만큼 진입장벽이 낮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를 비판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23일 올라온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그만해 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은 하루 만인 24일 오후 3시10분 18만2397명이 동의했다.

    野 "구청 공익요원 공무원 시켜주는 꼴"

    야당에서는 인천공항공사의 조치에 대해 기회의 사다리를 정부가 걷어차고 있다고 비판한다. 서범수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날 논평에서"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가 구청 공익요원을 공무원 시켜주는 것과 뭐가 다르냐"며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외쳤던 문재인 정부가 가장 불평등하고 불공정한 사태를 만들고 있다. 청년들의 사다리 걷어차기를 그만둬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