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씨, 2012년 3월 페이스북에 "딸, 김복동 할머니 장학생" 홍보… 딸 대학 입학 시기엔 김복동 장학금 없어
  • ▲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의원. ⓒ박성원 기자
    ▲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의원. ⓒ박성원 기자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신의 딸 김모 씨의 대학 학비를 김복동 할머니 장학금으로 충당했다고 30일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이와 관련 윤 의원은 "공식적인 김복동 장학금이 아니라, 할머니가 딸에게 용돈을 준 것"이라는 취지의 해명을 내놨다.

    윤 의원은 2012년 3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복동 할머니 장학생으로 경희대학교 음악대학 피아노과에 입학한 김모 씨, 열심히 아르바이트해서 모은 돈 68만2785원을 나비기금 조성금으로 기탁해 나비기금의 세 번째 출연자가 됐습니다"라고 적었다.

    윤 의원이 말한 '김모 씨'는 윤 의원의 딸이다. 윤 의원 주장에 의하면, 김씨는 2016년 2월 경희대 기악과(피아노)를 졸업하고, 같은 해 미국 일리노이주 소재 한 음악학교에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이후 2018년부터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음악대학원에 재학 중이다.

    딸 대학 입학한 2012년에 '김복동 장학금' 없어… 어떻게 받았나

    윤 의원은 해당 글을 게재한 후 댓글에 '앞으로 ○○(딸) 친구들에게도 널리 퍼져나갈 듯…'이라고 적기도 했다. 자신의 딸 김씨가 나비기금에 기부한 사실을 '미담'으로 홍보하려던 목적이다.

    그러나 2012년 당시에는 이른바 '김복동 장학금'이 없었다. 김복동 장학금은 고(故) 김복동 할머니가 사망 전인 2016년 5월 "재일조선학교 학생들에게 써달라"며 5000만원을 직접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정의연 전신)에 기부하면서 만들어졌다. 윤 의원 딸이 어떤 경로로 '김복동 장학금'을 지급받을 수 있었던 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윤 의원은 이날 관련 보도가 나온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제 자녀를 '김복동 할머니 장학생'이라고 표현한 내용은 '김복동 장학금'과 무관하다"며 "김복동 할머니가 제 자녀에게 준 용돈이라는 의미에 무게를 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그로부터 한 달 전인 2012년 2월 3일에 썼던 게시물을 근거로 제시했다. 해당 글에는 "쉼터에 계시는 김복동 할머니께서 넌지시 당신의 방으로 부르십니다. 그리고 봉투를 내미십니다. 돈입니다. 많은 돈... 그러면서 '내가 OO(윤 의원 딸)를 특별하게 생각하는 것 알지? 내가 등록금을 다 해주고 싶지만 사정이 넉넉지 못해 이것 밖에 준비 못했다'고 하셨다. 할머니 감사합니다"라고 적혀 있다.

    다만 윤 의원은 김 할머니의 단순한 용돈을 왜 '김복동 할머니 장학생'으로 지칭했는지, 김복동 할머니 장학생을 왜 자신의 딸으로 특정하지 않고 '김모 씨'로 표현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해명하지 않았다.

    딸 기부금, 尹 개인계좌로…"김복동 장학금, 나비기금과 관련 없다"

    한편 윤 의원은 2012년 3월 콩고 내전 피해 여성들을 위해 모집을 시작한 '나비기금'을 법인 명의 계좌가 아닌, 자신의 개인 계좌로 모금해 또 다른 의혹을 낳고 있다. 윤 의원은 나비기금 조성 착수 1년여 후인 2013년 6월에야 계좌를 개인에서 정대협 명의로 바꿨다. 윤 의원의 딸 김씨가 2012년 3월 기부한 나비기금 68만2785원도 윤 의원 개인계좌로 들어간 것이다.

    이와 관련 윤 의원은 "2012년 3월 '나비기금추진위원회'가 시작되면서 ㄱ은행 '윤미향(나비기금)'의 임의계좌가 신설됐다"며 "해당 계좌에 모인 후원금은 전액 콩고 내전 피해 여성과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에 의해 피해를 입은 여성 전시 성폭력 피해자들을 위해 쓰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언론이 보도한 '김복동 장학금'은 나비기금과 전혀 관련이 없다"며 "해당 계좌에 모인 후원금이 윤미향 개인과 가족에 쓰였다는 주장은 허위"라고 반박했다.

    나비기금은 가수 이효리가 첫 주자로 500만원을 기부해 국민적 관심을 끈 바 있다. 이후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길원옥 할머니, 인천 여명여고 학생과 교사 등 수천 명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