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 할머니 2004년 '정대협 부도덕성' 비판… 정의연 측 "비공개 원한 탓에 이름 따지는 것 의미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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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를 ‘악당’이라고 비판한 위안부 피해자 고(故) 심미자 할머니의 이름이 남산 '기억의 터' 피해자 명단에 빠져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뉴시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현 정의기억연대)를 "악당"이라고 비판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심미자 할머니의 이름이 남산 '기억의 터' 피해자 명단에서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기억의 터' 피해자 명단은 정대협이 작성했으며, 당시 정대협 대표는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인이다.'기억의 터'는 서울 중구 예장동에 위치한 일본군 위안부를 기리는 공간으로 2016년 8월29일 조성됐다. 이곳에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 247명의 이름을 새긴 '대지의 눈'이라는 조형물이 있다. 그런데 정대협을 비판한 심 할머니의 이름은 이 조형물에서 빠졌다.일본의 '최초 인정' 위안부 피해자인데… 피해자 명단서 빠져19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기억의 터'에 세워진 조형물 '대지의 눈'에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247명의 이름이 가나다 순으로 새겨졌다. 순서대로라면 심 할머니의 이름은 세로로 왼쪽에서 여섯 번째 줄 중간에 있어야 하지만, 명단은 '심OO' 할머니에서 곧바로 '안OO' 할머니로 넘어갔다.명단에서 빠진 심미자 할머니는 일본 최고재판소에서 처음으로 '일본군 위안부'임을 인정받은 피해자다. 그런 심 할머니가 피해자 명단에서 제외된 것을 두고 정대협이 심 할머니에게 불편한 감정을 가졌기 때문이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과거 심 할머니가 정대협을 비판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심 할머니를 비롯한 위안부 피해 할머니 33명은 2004년 1월 '무궁화회'의 이름으로 '33인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름으로 고한다'는 제목의 글을 발표했다. 당시 무궁화회는 정대협을 '위안부 할머니들을 팔아 자신들의 잇속만 채운 사람들의 집단'이라고 비난했다. "당신들은 언제 죽을지 모르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역사의 무대에 '앵벌이'로 팔아 배를 불려온 악당들"이라고도 했다.심 할머니 "정대협, 할머니들 앵벌이로 이용" 공개비판서울시와 '기억의 터' 조성 추진위원회는 이 같은 논란과 관련 "247명의 명단은 정대협으로부터 받았다"고 신문에 밝혔다. 추진위나 서울시에서 명단을 따로 살펴보지는 않았고, 정대협이 작성한 피해자 명단을 그대로 조형물에 새겼다는 말이다.정의기억연대(구 정대협)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기억의 터' 조형물에) 심 할머니의 이름이 빠진 것을 따지는 것은 완전히 의미 없는 일"이라며 "거기에는 실명과 가명이 같이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기억의 터에는 이전에 돌아가신 분도 있고, 가명인 분들도 있다"며 "공개적으로 이름을 밝힌 할머니들 외에 많은 분이 가명"이라고 덧붙였다.다만, 이 관계자는 '심미자 할머니는 공개적으로 이름을 밝힌 분인데 왜 빠졌느냐'는 질문에 아무런 답을 내놓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