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선전매체들,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관계 개선 노력하자” 발언 나온 뒤 연일 비난
  • ▲ 북한 대외선전매체들이 지난 11일부터 '남조선 당국'을 향해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우리민족끼리'의 경우 11일부터 12일까지 대남비방 기사만 대여섯 건에 달한다. ⓒ우리민족끼리 메인화면 캡쳐.
    ▲ 북한 대외선전매체들이 지난 11일부터 '남조선 당국'을 향해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우리민족끼리'의 경우 11일부터 12일까지 대남비방 기사만 대여섯 건에 달한다. ⓒ우리민족끼리 메인화면 캡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취임 3주년 연설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과 대북지원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뒤 북한 대외선전매체들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남조선 당국, 남북관계에서 계속 미국 눈치만 봤다” 비난

    ‘우리민족끼리’는 지난 11일 “지나온 행적은 무엇을 보여주는가”라는 연재 칼럼을 통해 “남북관계가 교착 상태에 빠진 것을 넘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것은 남조선 당국의 시대착오적인 외세 굴종과 변함없는 반공화국 군사적 대결 정책에 기인한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북한 간의 대화 모멘텀을 유지하려 문재인 정부가 실시했다는 ‘중계외교’를 가리켜 ‘우리민족끼리’는 “미국의 눈치나 보고, 부당한 요구에 무턱대고 굴종하는 행태”라 비난했다.

    매체는 이어 “지난 2년 동안 창피한 줄도 모르고 오지랖 넓게 동분서주하며 동족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줴던지고(내던지고) 미국을 비롯한 외세와의 공조를 염불처럼 외워온 것이 남조선 당국”이라며 “동족보다 외세를 우선시하고 주견(주관)도 속대(줏대)도 없이 외세에게 아부굴종하면서 남북관계를 말아먹은 남조선 당국의 죄악은 그 무엇으로도 가리거나 덮어버릴 수 없다”고 강변했다. 지난해 2월 베트남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된 것이 사실상 문재인 정부 탓이라는 주장으로 풀이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러면서 “지난 2년간 외세굴종과 동족대결의 악습을 버리지 못한 현 남조선 당국의 그릇된 처사가 남북관계를 오늘과 같은 파국에 처하게 만들었다”며 “남북관계를 미북관계의 종속물로, 한갓 집권 치적의 농락물로 삼으려 하는 자들에게 차례질(돌아갈) 것은 겨레의 저주와 규탄 뿐”이라고 문재인 정부를 비난했다.

    ‘우리민족끼리’는 이 외에도 “응당한 규탄” “무분별한 군사적 망동” 등 문재인 정부를 비난하는 글을 너댓 편 더 올렸다.

    “남조선 당국, 남북관계를 집권 치적 위한 농락물로 삼아”

    북한의 비난은 12일에도 이어졌다. 이번에는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도 나섰다. ‘메아리’는 “민심기만용 생색내기”라는 글에서 “남북관계가 침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원인은 바로 남조선 당국이 남북관계를 미북관계의 종속물로, 한낱 집권 치적을 위한 농락물(선전 소재)로 삼으려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친미사대와 동족대결로 남북관계를 파국에 몰아넣은 것에 대한 자책과 반성은 꼬물만큼도(눈꼽만큼도) 없이 말재간만 피우는 것은 철저한 민심기만용, 생색내기 외에 다른 아무 것도 아니다”라며 문재인 정부를 비난한 매체는 “남북관계 문제는 그 어느 개인이나 집단의 이기적인 농락물로 돼서는 안 된다. 역사와 민심은 절대 그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민족끼리’와 ‘메아리’의 대남 비방이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3주년 특별연설과 기자회견 직후 나왔다는 점을 떠올려 보면, 이는 북한이 현 정부에게 요구하는 내용이라는 관측이 통일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즉 문재인 정부는 미북 대화에 어설프게 끼어들지 말고 남북관계에서 우리가 시키는 대로만 따라오라는 의도라는 풀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3주년 기자회견에서 “이제는 미북 대화만 바라보지 말고 남북 간에도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 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남북방역협력 등을 일례로 들었다. 그러면서 북한의 응답만 있으면 인도적 대북지원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