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발열 환자, 가족까지 여관에 격리… 북한 “우한폐렴 방역에 국가 존망” 초비상
  • ▲ 마스크를 쓴 평양 시민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마스크를 쓴 평양 시민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은 여전히 우한폐렴 확진자가 한 명도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함경북도 등에서는 사망자도 있다는 소문이 여러 차례 나왔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평양 시민 가운데 의심증상이 있는 사람을 무조건 잡아다 격리하는데, 그 수가 1300명에 이른다는 주장이 나왔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당국이 평양 시민 가운데 기침을 하거나 열이 나는 사람들을 무조건 우한폐렴 의심자로 진단, 평양 사동구역 미림동에 있는 4·25여관에 집단격리하고 있다”는 평양 노동당 간부의 말을 전했다.

    4·25여관은 김정일 시절인 1998년 9월 준공한 숙박시설로, 일종의 호텔이다. 평양 중심가에서 4km가량 떨어졌다. 한꺼번에 숙박할 수 있는 인원이 2만 명에 달한다.

    이 간부에 따르면, 4·25여관으로 끌려간 평양 시민들은 20일 동안 평양비상방역위원회의 감시를 받는다. 현재 이곳에 격리된 사람은 1300여 명, 증상이 완화돼 퇴원한 사람은 500여 명이다.

    “2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4·25여관에서 환자들은 증상의 경중에 따라 독방에 격리되거나 여러 명이 함께 쓰는 방에 격리돼 중앙 보건성 의사들로부터 진료받는다”고 이 간부는 설명했다.

    당국이 마스크도 줬지만…평양도 우한폐렴 안전지대 아냐

    “노동당 중앙에서는 4·25여관에 방역 보호복과 의료기구, 치료약품을 집중적으로 공급하는데, 이는 최고수뇌부가 있는 평양을 전염병에서 지켜내는 데 총력을 기울이기 때문”이라며 “당국은 우한폐렴 방역을 국가 존망의 문제로 선포했다”고 이 간부는 전했다. 

     이 간부는 “지방과 달리 평양은 국가비상방역위원회가 특별관리해 아직 우한폐렴으로 인한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평양의 다른 소식통은 “중국에서 2차 감염된 우한폐렴 환자 사망자가 매일 당 중앙에 보고되면서 평양의 방역이 한층 강화됐다”고 전했다.

    평양에서는 폐렴증상이 의심되면 당국이 환자는 물론 가족과 접촉자까지 격리한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평양비상방역위원회는 각 구역 방역기관에 우한폐렴 관련 주민 실태를 하루에 2번 보고하게 하고, 평양 시민들에게는 의심증상이 있으면 즉시 병원에 연락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평양 방역당국은 2월 상순 시민들에게 마스크를 두 차례 무료로 제공했다”면서도 “하지만 방역장비·의약품, 음압병실 등 의료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평양도 우한폐렴 감염 위험에서 안전하다고 할 수 없다”고 소식통은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