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탄압' 文정부 규탄 시민집회 '大성황'… '윤석열 사퇴' 외친 좌파집회 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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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을 지켜내자"는 함성이 11일 주말 광화문 광장을 가득 메웠다. '광야(曠野)교회' 목사로 변신한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부터 검찰 출신인 김용남 자유한국당 전 의원까지, 수많은 우파 인사들이 모여 '문재인 아웃'을 외쳤다. 고령의 김동길 연세대 명예박사는 직접 휠체어를 끌고 나타나 시민들을 독려했다. 주최 측 추산으로 약 30만명이 모였는데 '체감인파'는 그보다 훨씬 많아 보였다.
- ▲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국민대회에서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기륭 기자
날이 어두워지자 '조국 수호'에서 '윤석열 사퇴'로 슬로건을 슬쩍 바꾼 좌파단체들이 같은 장소에 나타나 촛불문화제를 진행했다. 일반시민까지 다합쳐 500여명에 불과한 인원이 조촐하게 모여 "정치검찰 퇴출"을 외쳤다. 박근혜 정권을 수사한 윤 총장을 이제와서 '정치검찰'로 몰아가는 이들의 주장이 '공허한 외침'으로 들렸다. 게다가 부부젤라까지 동원해 시위를 벌인 탓에 지나가면서 눈살을 찌푸리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윤석열 총장 지키자" "추미애 사퇴하라" 광화문 쩌렁쩌렁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는 이날 낮 12시부터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집회 현장에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참가들로 가득 찼다. 행사에는 주최 측 추산으로 30만명이 넘는 인파가 모였다.
이들은 지난 8일 이뤄진 법무부의 검찰 인사를 강하게 비판하며 “추미애는 사퇴하라” “윤석열 총장을 지키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연설자들이 오른 집회 연단에는 ‘제2의 조국, 추미애는 사퇴하라’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한기총 대표회장 겸 투쟁본부 총괄대표인 전광훈 목사는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신년사를 비교한 뒤 “문 대통령의 신년사는 북한 김정은의 연설을 대독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윤 총장의 신년사에 대해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내겠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전 목사는 “문 대통령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청와대를 압수수색한 것에 겁먹어서 추 장관을 통해 윤 총장의 손발이던 32명의 검사들을 쫓아냈다”며 “검사들이 다시 제 자리로 돌아오게 해 윤 총장을 지켜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광훈 목사 "우파정당 통폐합하라"… 정치권 향해 경고 메시지
전 목사는 오는 4·15 총선과 관련해 여야 정치권을 향해서 메시지를 전했다. 전 목사는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우파정당들은 계속 머뭇거리지 말고 빨리 통폐합 하라”며 “그렇지 않고 직무유기 한다면 더 이상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무조건 우파정당이라고 지지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여당을 향해서는 주사파를 처단해달라고 당부했다. 전 목사는 “4월 15일은 주사파 정치인들이 절대로 출마해선 안 된다”며 “여당은 이들을 척결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전 목사는 “정치는 개인이 아닌 국가를 위해 해야 한다”며 “우리 시민들이 정상적으로 투표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달라”고 강조했다.
올해 93세를 맞이한 김동길 연세대 명예박사는 지난 4일 집회에 이어 오늘도 휠체어를 타고 집회에 참석했다. 김 박사는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 헌법에 따라 국민의 힘으로 올랐는데 왜 국민을 무시하냐”며 “태극기와 애국가를 우습게 보면서 왜 쓰고 부르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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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국민대회에서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기륭 기자
범투본은 오는 2월 29일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기도 했다. 전 목사는 “수개월간 우리 조국 대한민국을 지켜내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며 “이제는 여의도에 있는 국회가 바로서길 바란다. 3월 1일 전까지 제2의 건국을 열어갈 수 있도록 준비하자”고 했다.검찰 출신인 김용남 자유한국당 전 의원은 “엉터리 검찰 인사를 한 문재인 정권은 방탄범죄단”이라며 “인사를 단행한 추미애 장관과 최종적으로 인사권을 행사한 문 대통령이 가야할 곳은 감옥”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을 이기는 권력은 없다”며 “대한민국과 자유민주주의, 법치주의여 영원하라”고 외쳤다.같은 장소서 좌파 단체 '윤석열 사퇴' 촛불문화제 열어오후 6시부터는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윤석열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2020 광화문 탈환 촛불문화제’가 진행됐다. 새해 들어 처음 열린 검찰개혁 촛불집회다. 정치검찰 완전 퇴출 촛불시민연대가 주최한 해당 집회에는 30여개 좌파성향 단체와 일반시민 500여명이 모였다. 현장에는 부부젤라까지 등장했다.이들은 ‘윤석열 사퇴’, ‘정치검찰 퇴출’이 적힌 팻말을 들고 “검찰 수사가 과도하고 편파적”이라며 “적폐세력의 첨병역할을 해온 게 정치검찰과 그 수장인 윤석열”이라고 목소리를 냈다. 또한 “황교안 구속” “자유한국당 해체”를 주장하기도 했다.권오민 청년당 공동 대표는 “서초에서 시작된 촛불이 여의도를 거쳐 이곳 광화문까지 왔다”며 “우리의 촛불이 공수처를 만들어내고 추미애 신임 법무장관을 통해 인사조치를 단행하게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추 장관의 인사는 정치검찰에 대한 응당한 처분”이라고 했다.참가자들은 행사 이후 광화문 광장에서 안국역 사거리, 종각 사거리, 세종대로 사거리로 행진했다. 한편 같은 장소에서 우파와 진보 단체가 동시에 집회를 열어 충돌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물리적 마찰은 없었다. 경찰은 47개 중대를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