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시 주석 말 잘 들었다는 취지의 발언이었을 뿐”해명… 中에 유감 표명은 안 해
  • 지난 23일 한중정상회담 시작 전 악수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23일 한중정상회담 시작 전 악수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중국 베이징에서 지난 23일 열린 한중 정상회담 관련 중국 측의 언급과 주장이 논란이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 만난 자리에서 홍콩과 신장위구르 문제를 “중국의 국내문제”라고 인정했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시 주석의 말을 잘 들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을 뿐”이라고만 해명했다. 중국 측에 공식 항의는 하지 않았다. 반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시 주석에게 직접 홍콩·신장위구르 인권 문제, 영유권 문제 등을 언급했다고 일본 언론이 전했다.

    中 외교부-인민일보 “文대통령, 홍콩·신장위구르 문제는 중국 내정”

    동아일보 등에 따르면, 중국 관영 인민일보는 지난 23일 한중 정상회담 관련 보도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은 홍콩 문제든 신장위구르 문제든 모두 중국의 내정(內政, 국내정치 문제)으로 여긴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인민일보는 기사에서 문 대통령의 발언 가운데 “홍콩과 신장위구르 문제는 내정”이라는 대목만 굵은 글씨로 강조했다고 동아일보는 설명했다.

    중국 외교부도 같은 날 한중 정상회담 결과를 브리핑하면서 “문 대통령이 ‘한국은 홍콩 문제든 신장위구르 문제든 모두 중국의 내정으로 여긴다’고 시 주석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이 표현은 사실에 부합하고 그(문재인 대통령)는 기본적인 사실을 말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홍콩 문제는 미국·영국 등 서방진영에서 독재와 인권탄압을 문제 삼는 상황이며, 신장위구르 또한 중국이 운영하는 강제수용소 ‘재교육 캠프’에서의 인권유린 때문에 논란이 일었다. 문 대통령이 이를 “중국의 내정”이라고 인정하면 미국 등 서방진영에 맞서 중국 편에 선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

    이로 인해 국내에서 논란이 일자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시 주석이 홍콩과 신장위구르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라고 설명했고, 문 대통령께서는 시 주석의 언급을 잘 들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정부나 관영 매체에 유감은 표하지 않았다.
  • 일중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일중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아베 “홍콩 상황 우려, 신장위구르 주민 인권 보호해야”

    반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시 주석에게 직접 홍콩과 신장위구르 상황을 언급하며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요미우리 등 일본 언론은 24일 일중 정상회담 보도에서 관련 내용을 전했다. 신문들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40분간의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이 주장해온 ‘인류운명공동체’와 일맥상통하는 ‘평화에 대한 책임론’을 역설하는 한편, 시 주석의 내년 봄 일본 국빈방문에 대해 논의했다.

    아베 총리는 이어 시 주석에게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혼란이 계속되는 홍콩 정세에 대해 매우 우려한다”는 의견과 함께 신장위구르 주민의 인권 문제를 투명성 있게 다뤄줄 것을 요청했다. 시 주석은 이에 “두 문제 모두 중국의 내정”이라고 답했다.

    아베 총리는 또한 중국 당국이 구속한 일본인의 신병 처리, 센카쿠열도 주변 영해에 중국 관공선이 침범하는 문제를 해결해줄 것을 촉구하며, 동지나해의 안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진정한 일중관계 개선은 없을 것이라는 경고 메시지도 전달했다고 신문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