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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구르 주민 재교육 캠프라더니… 中의 강제수용소였다

ICIJ 보도... AI로 ‘범죄 저지를 사람’ 골라 강제 수용소行

입력 2019-11-26 17:50 수정 2019-11-26 17:58

▲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공개한 중국의 위구르 지역 강제수용소 매뉴얼. ⓒICIJ 홈페이지 캡쳐.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차이나 케이블’이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입수한 중국 신장 위구르 지역의 ‘직업 재교육 캠프(이하 재교육 캠프)’ 관련 기밀 문건을 공개했다. 문건에는 재교육 캠프에 수감된 위구르 주민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규정한 매뉴얼과 중국 당국이 권고하는 위구르 주민 감시 체계 등이 포함돼 있다.

재교육 캠프 수감자 관리 매뉴얼 ‘텔레그램’

중국은 재교육 캠프에 가둔 위구르 주민을 다루는 매뉴얼을 ‘텔레그램’이라 불렀다. 2017년 11월 작성된 이 ‘텔레그램’은 9쪽 짜리 중국어 문서다. ‘텔레그램’은 캠프에 수감된 위구르 주민을 ‘학생’이라고 지칭하며, 어떨 때 보상을 하고 어떨 때 징계를 내려야 하는지 등에 관해 20여 개가 넘는 규칙을 제시하고 있다.

‘텔레그램’에 따르면, 재교육 캠프 수감자들은 이념적 변화, 학습과 훈련, 규율 준수에 따라 점수를 받고, 얻은 점수에 따라 차등 대우를 받았다. 또한 수감자들은 중국 당국이 지정한 데 따라 캠프 내에서도 ‘매우 엄격한 관리 대상’, ‘엄격한 관리 대상’, ‘일반 관리 대상’으로 분류돼 감시를 받았다.

‘텔레그램’에는 수감자들을 위한 조치들도 있었다. 중국 당국은 수감자들이 자살 또는 사고, 전염병 등으로 죽지 않도록 예방할 것과 수감자들의 위생 상태, 식사, 신체적 건강 등이 유지되도록 관리하도록 규정했다. 그리고 수감자들에게 일주일에 한 번은 가족과 전화 통화를, 한 달에 한 번은 영상통화를 할 수 있게 하라고 규정했다. 수감자와 그 가족들의 동요를 막기 위한 조치였다. ICIJ는 “그러나 수감자를 배려하는 규정은 광범위하게 무시됐다”고 설명했다.

재교육 캠프에서 벌어진 광범위한 학대와 모욕

ICIJ는 “(재교육 캠프에 수감됐던)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캠프의 위생 상태가 열악하고 질병 치료가 제대로 안 돼 많은 사람이 죽었다”면서 “현재 미국에 망명 중인 한 여성은 자신이 수감된 동안 9명이 숨지는 것을 봤다고 증언했다”고 전했다. 수감자들이 캠프 관리자들로부터 물고문과 구타, 성폭행 등 수많은 학대를 당한 사실도 확인됐다고 한다.

중국 당국은 ‘재교육 캠프’에서 학생들이 ‘탈출’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데도 많은 주의를 기울였다고 ICIJ는 설명했다. ‘텔레그램’에는 학생들이 밥을 먹을 때나 화장실을 갈 때, 씻을 때, 치료를 받을 때, 가족들이 면회를 왔을 때 탈출하지 못하도록 사전에 철저히 예방할 것을 권고했다. 이와 함께 캠프 내 모든 문은 2중 잠금장치를 설치하고, 감시 카메라는 사각지대가 없게 설치하라고 권고했다.

▲ 영국과 호주, 미국 등에서는 ICIJ가 보도한, 중국의 신장 위구르 주민 강제수용소 수감 문제는 크게 보도하고 있다. 사진은 호주 ABC뉴스가 관련 보도에서 소개한 위구르 강제수용소 내부 모습. ⓒ호주 ABC 뉴스 화면캡쳐.

교육과정 가운데는 원시인에게 현대 문명을 가르치는 내용도 있었다. 재교육 캠프에 수감되는 위구르 주민 대부분이 성인임에도 이들에게 예절, 준법, 우정어린 행동, 목욕하는 법, 정기적인 옷 갈아입기 등을 가르쳤다. 워싱턴 대학의 대런 베일러 교수는 “이런 과정은 문명화되지 않은 사람들을 가르칠 때나 하는 교육”이라고 지적했다.

재교육 캠프에서는 “교육을 완전히 이수했다”는 평가를 받아도 1년 안에는 나올 수가 없다. 병에 걸렸거나 당국으로부터 인정받은 ‘특별한 상황’에서는 캠프 바깥으로 나갈 수 있다. 1년 뒤에 캠프에서 나가도 자유롭지 못했다. ICIJ는 “중국 당국은 수감자들에게 직업교육이라고 가르친 뒤에는 단체로 공안(경찰)의 감시 아래 특정 기업에 취업하도록 강요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중국 당국이 지정한 기업에서 노동 착취를 당하면서 1년 동안 공안에게 감시를 당했다고 한다.

극단주의자 아니어도 AI가 ‘위험분자’ 찍으면 끌려가

ICIJ에 따르면, 중국은 평범한 위구르 주민들도 모두 감시했다. 이에 활용한 감시 체계가 ‘IJOP(Integrated Joint Operations Platform, 통합적 합동작전 플랫폼)’이었다.

ICIJ의 설명에 따르면, IJOP는 무선 인터넷망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는 와이파이 스니퍼, AI(인공지능)와 빅 데이터, CCTV와 안면인식 프로그램을 사용해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하는 주민을 찾아내고, 그를 잡아내는 감시망을 구축했다고 한다. 이를 통해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위구르 주민을 찾으면 재교육 캠프로 데려갔다고 한다. 즉 문제를 일으킨 것이 아니라 일으킬 가능성만 있어도 중국 당국에 끌려갔다는 뜻이다. ICIJ에 따르면, 2017년 6월의 한 주 동안 IJOP가 골라낸 의심인물이 1만5683명이었고, 그 중에서 706명이 재교육 캠프로 끌려 갔다.

미국의 여러 정보기관이 업무 용역을 맡긴다는, 정보 분석가 멀 베논은 “중국 당국은 AI와 머신 러닝(AI가 외부 입력 없이 스스로 학습하는 과정)을 통해 빅 데이터를 수집, 사건 발생을 미리 예측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델을 정책적으로 도입했다”면서 “(위구르 지역의) 중국 당국이 이런 정책을 선제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ICIJ 측에 설명했다.

▲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어도 그 가능성이 높으면 범죄자 취급을 한다. 중국은 이미 위구르 지역에서 '반동분자'를 AI가 골라내는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한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한 장면.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의 사만다 호프만 선임연구원은 중국이 위구르 지역에 구축한 IJOP가 재교육 캠프 수감 대상자를 무작위로 잡아내는 것은 프로그램에 따른 것이라며 “이 체계는 국가가 자행하는 테러”라고 지칭했다. 호프만 선임연구원은 “이것이 주는 공포는 당신이 언제 괜찮은지 알 수 없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발끈 “완전히 조작된 문서…가짜뉴스”

ICIJ는 이밖에도 여러 문서를 공개했다. ICIJ에 참여하고 있는 영국 가디언이 관련 보도를 내놓자 영국 주재 중국대사관은 즉각 성명을 내 “해당 보도에 거론된 문서는 모두 조작된 것”이라며 “관련 보도는 가짜뉴스”라고 반박했다. 중국 당국은 “재교육 캠프는 위구르 주민들이 테러리즘과 같은 극단주의에 경도되지 않도록 교육하는 곳일 뿐”이라며 “그 덕분에 지난 3년 동안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는 단 한 건의 테러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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