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관세 철회 vs 중국은 농산물 구매, 환율 조작 금지, 지재권 보호… 세계 증시 동반상승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1단계 무역 합의문에 서명했다고 영국 BBC,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하 닛케이) 등이 13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1단계 무역 합의문에 서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을 시작으로 아시아·유럽 증시가 일제히 상승했다.

    “지난해 7월부터 서로 관세를 부과하며 충돌했던 미국과 중국이 무역 문제에서 합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중국, 미국 농·축산물 수입, 금융시장 개방, 환율 조작 금지  

    닛케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미중 1단계 무역 합의문에는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을 대량구매한다는 것 외에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한 방안 마련, 금융시장 개방과 같은 합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중국도 13일 합의안에 서명할 예정이다.

    미국은 중국과 1단계 무역 합의문 협상이 잘 안 될 경우 15일(현지시간) 네 번째 관세를 부과하려 했다. 닛케이는 “관세 부과 대상에는 노트북을 비롯한 기술제품 1600억 달러(약 187조9200억원) 상당이 포함돼, 만약 발동됐다면 세계적 혼란을 피할 수 없었다”면서 “그러나 이번 서명으로 당분간 그런 일은 없게 됐다”고 안도했다.

    미중 1단계 무역 합의에 따라 중국이 얼마만큼의 미국산 농·축산물을 수입할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연간 400억~500억 달러(약 46조9000억~58조7000억원) 상당의 농·축산물을 수입하라고 촉구했고, 내부적으로는 분기별로 미국이 요구하는 수입량을 충족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 ▲ 13일 전 세계 주요 증시지수. ⓒ네이버 증권 캡쳐.
    ▲ 13일 전 세계 주요 증시지수. ⓒ네이버 증권 캡쳐.
    “또한 양국은 이번 합의를 통해 첨단 기술의 불법 유출을 막고, 지적재산권을 보호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도 합의했다”며 “이밖에 중국 정부가 위안화 약세를 유도하는 것을 금지하고, 미국 금융기업들의 중국 진출을 촉진하는 금융시장 개방도 합의에 포함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중 무역전쟁 불확실성 줄자 세계 시장 반색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1단계 무역 합의문에 서명하면서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시장의 불확실성이 제거되자 세계 각국 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 소식이 알려진 직후 미국 다우지수는 2만8132.05로 220.75포인트 올랐고, 나스닥도 8717.32로 63.27포인트 상승했다. 한국 코스피는 2170.25로 32.90포인트, 코스닥은 643.45로 6.51포인트 올랐다.

    일본 닛케이225는 2만4023.10으로 598.29포인트 상승,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독일 DAX30와 프랑스 CAC도 각각 1만3221.64와 5950.60으로 74.90포인트, 66.10포인트 상승했다. 중국 상하이지수와 러시아 RTS 지수 또한 상승했다.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은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다. 중국은 한시적으로 미국에 져준다고 해도 국가가 경제를 좌우하는 ‘국가자본주의’를 포기할 생각이 없고, 미국은 첨단 기술과 무역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중국의 패권전략을 저지하려 노력 중이다. 신문은 “이런 현실 때문에 미중 무역전쟁이 완전히 끝나려면 갈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