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기득권 쓸어내자" 의열단 기념식 선동… "보훈처장 축사 부적절" 이견 묵살돼
  • ▲ 국가보훈처. ⓒ뉴데일리DB
    ▲ 국가보훈처. ⓒ뉴데일리DB
    지난 10일 열린 '의열단 100주년 기념식 행사'에 국가보훈처가 후원금을 지급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었다. 이날 행사에서 함세웅 신부가 지난달 중순 미국대사관저에 침입한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학생들을 두고 "의열단정신을 갖고 있는 분"이라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국가보훈처는 지난 10일 열린 의열단 100주년 행사에 900여 만원을 후원하고, 박삼득 처장이 참석해 축사를 했다. 함 신부는 이 자리에서 대진연 학생들을 언급하며 ‘의열단정신’을 강조했다. 함 신부는 또 "안익태는 친일파로, 그 사람이 작곡한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니 너무 부끄럽다"며 애국가도 비난했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김원웅 광복회장도 "보수로 위장한 반민족세력을 쓸어내는 것이 우리 시대의 독립운동이며 의열단정신"이라며 "국회에서 친일 기득권세력을 쓸어내는 대청소를 해야 한다"며 내년 총선 관련 발언을 하기도 했다. 

    심재철 "박삼득 처장 참석은 오버… 논란 발언 충분히 예측 가능"

    함 신부와 김 회장의 평소 견해를 감안할 때 이날 행사에서 편향적 돌출발언이 나올 수 있음은 충분히 예측가능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행사에 보훈처장이 직접 나서서 축사를 하고 후원한 것은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은 "의열단장이었던 김원봉의 업적을 중요시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코드에 맞추다 보니 박 처장이 오버를 한 것"이라며 "참석자들이 좌파적 시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논란이 될 만한 발언을 할 것이 충분히 예측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박 처장의 이날 행보를 두고 보훈처 내부에서도 반대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보훈처 관계자는 본지에 "내부 회의 과정에서 참석 인사를 두고 편향적이라는 의견이 있었다"며 "임시정부 100주년이어서 의미는 있는 행사지만, 김원봉 서훈을 두고도 논란이 있었던 만큼 신중하자는 의견이 나온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보훈처 "참석자 발언, 이후 논란 예측하기 어렵다"

    보훈처는 참석자의 발언을 미리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보훈처 대변인실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처장님이 중요도를 고려해 직접 판단하셔서 참석하는 것"이라며 "임시정부 100주년에 대한 의미가 크기 때문에 참석하셨지만, 거기서 참석한 분들이 어떤 발언을 할지는 저희가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논란을 예측하긴 어렵다"고 에둘렀다. 그러면서 "(박 처장이) 올해 9개 정도의 민간단체 주관 행사에 참석하셨다"며 "보훈처와 관련된 비영리 법인에 후원하는 것은 전에도 해왔던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