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임명 82일, 조국사퇴 16일 만에 사과…'지도부 책임론'엔 "총선 포기하란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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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11차 정기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조국사태'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매우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사과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당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여당 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같이 말했다.이 대표가 조국사태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임명된 지난 8월9일 이후 82일 만이며, 이달 14일 조 전 장관이 장관 직을 사퇴한 지 16일 만이다. 이 대표의 이날 대국민 사과에 '뒷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청년들 느꼈을 불공정, 박탈감, 좌절감 헤아리지 못해"이 대표는 "민주당이 검찰개혁이란 대의에 집중하다 보니 국민, 특히 청년들이 느꼈을 불공정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 좌절감은 깊이 있게 헤아리지 못했다"며 "많은 우려를 전해주신 국민과 의원 여러분의 말씀에 감사드리며, 앞으로 유념하여 민생과 개혁을 위해 더욱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이 대표는 그러면서도 검찰개혁에 대한 의지는 굽히지 않았다. 이 대표는 "이번 일은 검찰이 가진 무소불위의 오만한 권력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고, 검찰개혁을 향한 국민들의 열망도 절감하게 되었다"고 주장했다.이어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는 마음으로 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 그리고 검찰 내부의 조직문화와 잘못된 관행들을 철저하게 개혁하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이 대표는 자유한국당에 대한 공세도 이어갔다. 전날 교섭단체대표 연설을 한 나경원 원내대표를 향해 "제가 정치를 30년 넘게 했는데, 너무 지나친 거 같다"며 "아무리 정부 비판과 견제가 야당의 임무라지만, 이렇게 정부가 아무것도 못하게 발목 잡는 것은 처음 봤다"고 비판했다."한국당, 시종일관 비난으로 일관 안타까워"이 대표는 "우리도 야당을 했지만, 그래도 민생과 개혁에는 협조했었다. 어떤 대안을 가지고 말하는 것도 아니고, 시종일관 비난으로 일관해 안타깝다"며 "현재 대통령님이 (이 나라의) 상징이신데, 패륜적인 만화를 만들어서 돌려본다는 것 삼가달라"고 요구했다.이날 이 대표의 대국민 사과는 최근 민주당 초선인 표창원·이철희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지도부 쇄신을 요구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초선 의원의 불출마로 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총사퇴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그러나 이 대표는 질의응답에서 '지도부 책임론'이 나오는 데 대한 견해를 묻자 "이번 정기국회에서 법을 다룰 텐데, 오늘도 보니까 데이터 3법을 만들어달라는 주문이 많았다. 4차산업혁명과 관련된 중요한 법, 그런 것 잘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딴소리를 했다.'지도부 책임론' 나오자 "총선 포기하라는 것" 사퇴 거부그럼에도 '지도부 책임론'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총선이 다섯 달 밖에 안 남았는데 지도부가 책임지라면 총선을 포기하라는 것이다. 이번 총선 못 이기면 나라 전체가 어려워진다"며 사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다만, 이 대표는 최근 표창원·이철희 의원을 만난 사실을 언급하며 "그분들 말씀이 불출마 선언은 당 쇄신을 위해 했다고 했고, 대표가 리더십을 가지고 당을 혁신해 달라고 했다"며 "그 얘기에 동의를 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뒷북 사과'라는 지적에는 "제가 러시아 갔다 오는 바람에…(늦어졌다)"라고 답했다.한국당은 논평에서 "조국 사퇴 후 2주 이상 침묵을 지키던 이해찬 대표가 뒤늦게 사과의 말을 꺼냈다"며 "그러나 책임감을 느끼고 송구하다는 몇 마디를 제외하면 사과가 아닌 변명과 핑계, 책임 떠넘기기로 일관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도 "철이 지나도 한참 지난 이 대표의 사과, 총선을 의식한 퍼포먼스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