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의혹 제기 "말레이와 태국 국경 맞닿아"… 파견 결정 때 '특혜' 의혹도 이어져
  • ▲ 청와대 본관. ⓒ뉴데일리 DB
    ▲ 청와대 본관. ⓒ뉴데일리 DB

    문재인 대통령의 딸 다혜씨 가족의 '해외 이주'와, 버닝썬 사건 연루자 윤모 총경의 아내 김모 경정의 '해외 파견' 사이에 모종의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닌지 논란이다. 청와대는 두 사안을 연결 짓는 시각에 ‘유감’을 표시했지만, 김 경정의 해외 파견 과정에 관련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21일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야당에서) 계속해서 확인되지 않은 의혹들을 제기하고 있다"며 "전혀 사실무근이며 굉장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앞서 <중앙일보>는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이 외교부와 경찰청 등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토대로 ‘의혹’을 제기했다. 보도에 따르면 윤 총경 아내 김모 경정은 2017년 9월 해양경찰(해경)이 줄곧 나가던 해외주재관 자리에 경찰 최초로 파견됐다. 김 경정은 2017년 9월1일 주말레이시아 대사관에 2등서기관 겸 영사로 부임했고 3년 임기로 2020년 8월31일까지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은 이를 두고 윤 총경이 문재인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했던 만큼 '특혜 파견'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현재 태국으로 이주한 것으로 알려진 다혜씨 가족을 김 경정이 현지에서 지원한 것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이다. 윤 총경은 현재 '버닝썬 사태'에 따른 알선수재 및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수감 중이다.

    나경원 "해외서 文대통령 딸 도왔나"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보도 내용을 언급하며 "윤 총경 아내가 주말레이시아 대사관 경찰 주재관 자리로 갔는데, 말레이시아와 태국은 국경이 맞닿아 있고 태국은 문 대통령 딸 부부가 이주한 곳으로 지목돼 많은 의혹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이어 "윤 총경은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했고 (대통령) 가족 담당이었다. 특히 딸과 관련된 업무를 한 것으로 알려져 여러가지 의혹과 상상이 생긴다"며 "윤 총경 아내가 해외로 이주한 문 대통령 딸을 실질적으로 도와주는 역할을 하지 않았는지 의혹이 제기된다"고 언급했다.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다음날 새로운 의혹이 드러났다. <조선일보>는 22일 "윤 총경의 아내 김모 경정이 현지 대학 출신의 언어 능통자를 누르고 주(駐)말레이시아 경찰 주재관으로 선발됐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우리공화당 조원진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9월 말레이시아 경찰 주재관 자리를 놓고 외교부 면접에서 경쟁한 경찰관은 5명(해경 지원자 1명 포함)이었다. 이 가운데는 동남아 현지 대학을 졸업, 인니·말레이어와 영어에 모두 능통한 지원자도 포함되어 있었다. 유일한 해경 출신인 또 다른 지원자는 미국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던 이력이 있었다.

    조원진 "면접 때 '김 경정 우호적 분위기' 압도적"

    그러나 최종 선발자로 낙점된 사람은 토익 점수만 제출했던 김 경정이었다. 조 의원은 조선일보에 "제보에 따르면 면접 당시 김 경정에 대한 우호적 분위기가 압도적이어서 다른 면접자들도 느낄 정도였다고 한다"고 전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해양경찰(해경) 출신들이 파견되던 자리에 김 경정이 선발된 것을 두고서도 해경 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경정이 캄보디아에 이어 말레이시아에서 두 번째로 해외 공관 생활을 하는 것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2009~2013년 김 경정은 남편인 윤 총경, 자녀와 함께 주(駐)캄보디아 대사관에서 생활했다. 윤 총경이 캄보디아 대사관 경찰 주재관으로 근무함에 따라 아내 김 경정이 4년의 육아휴직을 내고 동행한 것이다. 2020년까지 말레이시아에서 근무하는 김 경정은 모두 7년간 해외 공관 생활을 하게 되는 셈이다.

    한편 경찰청은 이날 <노컷뉴스>에  "해경 인사가 주말레이시아 대사관에 주재관으로 파견되던 관례는 점차 바뀌고 있으며, 현지에서 해양 사고에 비해 재외국민 사건·사고가 크게 증가해 경찰 출신 인사가 파견된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