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대북제재 위반' 가능성 여전… 유벤투스, 임대선수로 영입‥내년 여름 완전 이적
  • 세계적인 축구선수 호날두(Cristiano Ronaldo)가 속한 구단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이탈리아 '유벤투스(Juventus FC)'에 북한 축구선수 한광성(20)이 입단했다.

    유벤투스는 한국시각으로 2일 구단(유벤투스 유스·Juventus FC Youth)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칼리아리 칼초(Cagliari Calcio) 소속으로 그동안 페루자(AC Perugia)에 임대돼 공격수로 활약했던 한광성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유벤투스는 입단 계약서에 사인하는 한광성의 사진 두 장과 함께 "칼리아리에서 온 그는 북한 국적의 스트라이커"라며 "유벤투스 입단을 환영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탈리아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유벤투스는 한광성의 이적료로 500만유로(약 66억7700만원)를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 기간은 2023년까지 총 4년으로, 한광성은 당분간 유벤투스의 23세 이하 팀(유벤투스 유스)에서 뛰게 될 전망이다.

    앞서 김정은과 친분이 있는 이탈리아 상원의원 안토니오 라치(Antonio Razzi)의 주선으로 2017년 3월 이탈리아 세리에A(프로축구 1부 리그) 칼리아리 칼초에 입단한 한광성은 5경기에 출전, 1골을 넣는 성적을 올렸다. 이듬해 2부 리그 구단인 페루자로 임대된 한광성은 총 36경기에 나와 11골을 기록했다.

    '한광성 영입'은 UN 대북제재 결의 위반?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당초 유벤투스는 지난해부터 한광성의 영입을 검토했지만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유효한 상황에서 북한 선수를 영입하는 건 모험이라는 판단에 영입 계획을 철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에서 북한 선수의 이적에 관여했던 마커스 한 씨는 지난 5월 21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과의 국제 금융거래가 어려운 가운데 대북송금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컸고, 북한 선수에게 지급되는 돈이 북한 정권의 핵 개발에 사용된다는 경고음이 이탈리아 정치권에서 지속적으로 나오면서 결국 유벤투스가 북한 선수의 영입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럽 프로축구 전문 분석가인 조단 플로리트(Jordan Florit)도 지난 5월 15일 축구전문 사이트 펀디트피드(PUNDITFEED)에 기고한 글에서 "이탈리아 세리에A의 유벤투스 구단이 여전히 한광성의 이적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성사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유벤투스가 한광성의 협상을 담당하는 선수 관리회사 'ISM 아카데미' 측와 지난해 여름 영입과 관련한 대화를 나눴지만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통일연구원이 발간한 '북한인권백서 2019'에 따르면 해외 노동자의 임금 중 60%는 국가에 바치고 40%는 개인이 갖는데, 40% 중 10%는 중앙급 선물, 행정에 필요한 자금을 내는 데 지출돼 결국 30%만 개인에게 지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한광성이 '해외 노동자'에 해당된다면 마찬가지로 그가 받는 임금의 70%도 북한 당국에 바쳐야 한다.

    이와 관련, 통일연구원 관계자는 3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북한인권백서에 언급된 북한이탈주민들의 사례는 주로 벌목공이나 식당종업원 등 단순 노동자들에 대한 것들"이라며 "한광성처럼 드물게 해외에서 축구선수로 뛰는 북한 주민이 받은 임금을 어떻게 처리하는지에 대해선 조사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수개월 전, 한광성의 영입이 유엔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영입 계획을 접었던 유벤투스가 한광성을 전격 영입한 자세한 배경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유벤투스는 유엔 대북제재를 의식해 한광성을 임대선수 신분으로 영입했고, 아직 이적료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벤투스는 내년 여름께 한광성을 완전 영입한 뒤 500만유로를 지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 유벤투스 유스 공식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