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동쪽·제주 남쪽 카디즈 비행해 우리 공군 출격… 보름 만에 도발 재발
  • ▲ ⓒSBS 보도화면 캡쳐
    ▲ ⓒSBS 보도화면 캡쳐

    러시아 군용기가 8일 또다시 우리 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에 무단으로 진입했는데, 군 당국은 이를 파악하고도 관련 사실을 발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SBS>는 9일 "러시아의 TU-142 초계기 2대가 어제 한반도와 일본 열도 사이를 비행했고, 독도 동쪽과 제주도 남쪽 카디즈를 왕복 비행하며 카디즈를 무단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우리 공군 전투기는 러 초계기 퇴거 작전을 위해 출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격은 없이 경고 조치로 끝났다. 통상 군은 퇴거 작전 이후 카디즈 무단 진입 사실을 공개하지만, 아직까지 관련 사실을 발표하지 않아 논란이다.

    반면 일본은 다음날 우리의 합동참모본부 격인 통합막료부에서 러 초계기의 비행도가 담긴 자료를 통해 해당 사실을 알렸다. 일본도 러 초계기가 일본 방공식별구역(JADIZ)에 무단 진입했을 때 항공자위대 전투기들을 긴급 발진시켜 대응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책임분석관은 SBS와의 인터뷰에서 "독도 인근뿐 아니라 제주도 남쪽 카디즈를 깊숙이 무단 진입한 러시아의 의도적인 카디즈 무시 비행"이라고 설명했다.

    軍 관계자 "침범 의도 아니었다고 판단"

    <KBS>에 따르면 군 관계자는 "러시아 초계기가 어제 카디즈에 진입해 대응 조치를 실시한 바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군은 비행 패턴 상 침범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경고 조치를 했으며, 초계기는 이후 우리 카디즈를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지난달 23일 중국 H-6 폭격기와 러시아 Tu-95 폭격기 및 A-50 조기경보통제기 등 군용기 5대가 동해 카디즈에 무단 진입하고, 이 과정에서 러시아 A-50 1대가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두 차례에 걸쳐 침범했을 때도 '영공을 침범하지 않았고 국제법 규정을 철저히 준수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후 보름여 만에 다시 고의적으로 카디즈를 무시하는 비행을 한 것이다.

    SBS는 "한일 간 갈등 국면에서 주변 강대국과의 관계는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정부의 정무적 판단에 따른 조치로 보인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