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통해 약 받아 소소하게 벌어" 불법 시술 인정? "박나래 상대 시술 기억은 없어" 모르쇠 일관
  • ▲ 개그맨 박나래. ⓒ이기륭 기자
    ▲ 개그맨 박나래. ⓒ이기륭 기자
    개그맨 박나래(40)에게 모종의 의약품을 허가되지 않은 공간에서 불법적으로 주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링거 이모' A씨가 논란 이후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의 해명은 간단했다. 그저 반찬값 정도 벌려고 했다는 것. 그는 자신이 전문 의료인도 아니라고 '쿨하게' 인정했다. 다만 수년 전 박나래에게 불법적인 의료 서비스를 행했는지 여부에 대해선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즉답을 피했다.

    15일 문화일보에 따르면 A씨는 박나래의 전 매니저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 기재된 이름과 은행명, 계좌번호가 맞는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내 번호가 맞다"고 답했다.

    그러나 당시 박나래에게 의료 시술을 했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전혀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어 "박나래가 누군지는 혹시 아느냐?"고 질문에 "예, 개그맨"이라고 답한 A씨는 박나래가 불법 진료를 받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전혀 기억이 안 난다"고 거듭 주장했다.

    또 A씨는 의료 면허 취득 여부를 묻는 질문에 "아니요 아니요, 전혀 아니에요"라고 답한 뒤 "의약분업 전에 제가 병원에서 좀 근무를 해서, 동네에서 약국에서 (약을) 보내줘 가지고 반찬값 정도 벌었다"며 "그러다가 그만두고 아무것도 안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약분업 된 뒤로는 약이 없어서 (불법 의료 시술을) 전혀 안 하고 있다"면서 "(그만 둔 지) 오래 됐다. 나이도 있고, 제가 시력도 안 좋고 그래서…"라고 덧붙였다.

    ◆ 박나래, 자신의 숙소로 '링거 이모' A씨 호출

    이데일리에 따르면 박나래는 2023년 7월 프로그램 촬영을 위해 경상남도 김해시를 방문했는데, '링거 이모'로 불리는 A씨를 자신의 숙소로 호출해 줄 것을 매니저 B씨에게 요청했다.

    B씨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주사 이모'들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약물을 링거에 꽂는 모습을 보고, 소속 연예인을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에서 사진을 찍고, 대화 내용들을 기록해 뒀다"고 말했다.

    또한 B씨는 "2023년 3월부터 지난달까지 박나래의 매니저로 재직하면서 박나래의 부탁으로 여러 차례 의사의 처방 없이 구매할 수 없는 약을 내 이름으로 처방받아 박나래에게 건넸다"며 박나래의 약을 대리 처방 받아 박나래에게 전달했다는 사실도 털어놨다. 

    그러면서 박나래로부터 '대리 처방 사실이 알려지면 우리 같이 죽는 거다'라는 말을 지속적으로 들어왔다고 폭로했다.

    B씨는 JTBC '사건반장' 제작진에게 "자택, 일산의 주사 이모 집, 차량 등에서 링거를 맞던 중 박나래가 잠들면 주사 이모가 여러 종류의 약을 계속 투입했다"며 "그 모습이 너무 충격적이어서 '혹시 모를 응급 상황에 대비하자'는 생각으로 사진을 찍었다. 협박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B씨의 주장에 따르면 박나래가 어느 날 매니저들에게 "그 주사 이모, 왠지 의사 아닌 것 같다"고 말한 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매니저들이 "그럼 이렇게 링거 맞고 약 먹으면 안 되지 않냐"고 우려하자, 박나래는 "근데 내가 이 언니 때문에 몸이 좋아졌다"며 "의사가 아닌 것 같은데 의사 같기도 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B씨가 언급한 '주사 이모' C씨는 '링거 이모' A씨와는 다른 인물로, 앞서 박나래의 전 매니저 2명이 박나래로부터 폭언, 술자리 강요, 특수상해 등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며 박나래를 고소하는 과정에서 처음 불거졌다. 

    이들은 박나래가 회사 자금을 전 남자친구를 위해 사용했다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혐의로도 고발하는 한편, 의사 면허가 없는 C씨를 통해 오피스텔과 차량 등에서 의료 행위와 약 처방을 받았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C씨가 허가되지 않은 공간에서 박나래에게 불법적인 의료 서비스를 해 줬다는 의혹이 일자, 박나래의 소속사 측은 "의사 면허가 있는 분에게 영양제 주사를 맞은 게 전부"라고 해명했으나, 대한의사협회는 "협회 내부 DB를 확인한 결과, C씨는 국내 의사 면허 소지자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며 C씨의 행위는 명백한 '불법 무면허 의료 행위'라고 밝혔다.

    ◆ 박나래 '주사 이모' 논란, 연예계로 확산

    '주사 이모'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면서 박나래와 가까운 주변 동료 연예인들에게까지 불똥이 튀었다.

    박나래가 고정 출연하던 예능 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이 '링거'를 언급하고, 유명 아이돌 가수가 '주사 이모'로 불리는 인물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면서 건넨 사인 CD까지 공개돼, 연예계 전반에 무면허 시술자에게 의료 시술을 받는 관행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된 것.

    도마 위에 오른 예능 프로그램은 박나래의 대표 방송이었던 MBC '나 혼자 산다'다. 지난해 12월 13일 방영된 '나 혼자 산다'에선 박나래와 가수 겸 작곡가 정재형이 박나래의 집에서 김장하는 장면이 공개됐다. 

    이 방송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김장 80포기를 담근 정재형은 힘든 기색을 내비치며 박나래에게 "내일 링거 예약할 때 나도 해야 된다"고 말했다. 그러자 박나래는 "어 오빠 링거 같이 예약"이라고 답했다. 

    이들이 언급한 '링거'의 정체는 알 수 없으나, '주사 이모' 논란과 오버랩되면서 화제를 모았다. 이 장면이 담긴 영상은 최근 유튜브에서 비공개로 전환됐다.

    논란이 일자, 정재형의 소속사 측은 "논란 중인 예능 방송분과 관련해 더 이상의 오해를 막고자 해당 사안과 일체 무관함을 분명히 밝힌다"며 '주사 이모'와의 친분은 물론, 일면식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룹 샤이니의 온유와 키는 '주사 이모'와의 친분을 암시하는 듯한 게시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온유가 '주사 이모'로 불리는 C씨에게 남긴 것으로 보이는 사인 CD가 공개됐는데, 이 CD에는 "OO 누나, 말하고 사는 법을 가르쳐 주셔서, 대나무숲이 되어 주셔서 고마워요. 낯 뜨겁지만 그러면 얼굴 뒤집어지니까 참을게요. 고마워요"라는 글과 함께 온유의 친필 사인이 씌어 있었다. 

    논란이 일자, 온유의 소속사는 "온유는 2022년 4월 지인의 추천을 통해 C씨가 근무하는 신사동 소재의 병원에 처음 방문하게 됐고, 당시 병원의 규모 등을 고려할 때 현재 온라인 상에 불거지고 있는 의료 면허 논란에 대해서는 인지하기 어려웠다"며 "온유의 병원 방문은 피부 관리의 목적이었고, 사인 CD는 진료에 대한 고마움에 대한 표현이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C씨는 지난해 12월 17일 인스타그램에 갈색 푸들 사진과 함께 "꼼데야~ 너 왜 그래? 10년이 넘었는데 왜 아직도 째려보는 건데? 가르숑은 안 그러는데"라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 이를 두고 일부 네티즌은 "샤이니의 키가 키우고 있는 반려견 이름이 '꼼데'와 '가르숑'"이라며 "두 사람의 오랜 친분을 암시하는 게시물"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키는 15일 현재까지도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