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환단고기 지지자들 난리 나"이언주 "대통령도 완벽한 건 아냐"
  • ▲ 이재명 대통령.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대통령. ⓒ이종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부처 업무보고에서 '환단고기는 문헌 아닌가'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 여권 내에서도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홍익표 전 의원은 15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나와 "환단고기의 경우 대통령이 자신의 주관적인 입장을 드러낸 것 아닌가 이런 비판들이 주 대상"이라며 "저는 그런 비판은 일리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환단고기 문제는 대통령실에서 여러 차례 해명이 나왔지만 조금 아쉽다"며 "왜냐하면 역사적 자료가 분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지금 역사학계에서는 이미 그 논쟁이 끝난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런 사안을 또 얘기하면서 이제 소위 '환빠'라고 하는 환단고기를 지지하는 사람들, 추종자들이 또 막 난리가 났다"며 "공식적인 자리에서 검증되지 않은 것이나 잘못된 내용들이 나가는 것은 바로 잡아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 나와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역사책에 대해선 대통령께서 권위를 실어주려고 하신 건 아닐 것"이라며 "대통령이라고 다 완벽한 건 아니니까 그런 과정을 통해 또 소통을 하는 계기로 삼으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교육부 등 업무보고에서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에게 "환단고기를 주장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을 보고 비하해서 환빠라고 부르잖느냐"며 "고대 역사 부분에 대한 연구를 놓고 지금 다툼이 벌어지는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환단고기는 단군 이전에 고대 한민족이 유라시아 전역을 지배했다는 내용을 담은 책으로 주류 역사학계에서는 위서로 평가받고 있다. 당시 박 이사장도 이 대통령에게 "전문 연구자들의 주장이 훨씬 설득력이 있기에 저희는 그 의견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환단고기는 문헌이 아니냐"며 "결국 역사를 어떤 시각에서, 어떤 입장에서 볼지 근본적인 입장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하면서 환단고기가 역사 논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로 말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샀다.

    이후 대통령실은 "국가의 역사관을 수립해야 하는 책임 있는 사람들은 그 역할을 다해주면 좋겠다는 취지의 질문이었다"며 "그 주장에 동의하거나 그에 대한 연구나 검토를 지시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에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말이 헛나왔다고 사과하면 될 터인데 해명이 오히려 문제를 키우고 있다"며 "환단고기가 졸지에 역사학의 '문헌'이 돼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사안이 대통령 개인의 단순한 실수나 교양의 결핍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며 "인류는 오랜 시간 이야기(뮈토스)에서 이성적 설명(로고스)으로 이동해 왔지만, 최근에는 다시 로고스에서 뮈토스로 회귀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