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벤투스, 유엔제재 위반 우려해 포기… 연봉 86억 한광성, 85억8000만원 북한 송금설
  • ▲ 이탈리아에서 활동 중인 북한 축구선수 한광성. 국내에서는 '인민 호날두'라고 부른다. ⓒ연합 EPA.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탈리아에서 활동 중인 북한 축구선수 한광성. 국내에서는 '인민 호날두'라고 부른다. ⓒ연합 EPA.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유럽 프로축구 이탈리아 페루자 칼초에서 활동하는 북한의 한광성이 다른 명문 구단으로 이적하지 못하는 이유는 대북제재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내에서 ‘인민 호날두’로 불리는 한광성은 연봉 대부분을 북한으로 송금한다고 알려졌다.

    한광성의 정확한 연봉은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독일의 축구 관련 사이트 ‘트란스퍼 마르크트’가 지난 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광성의 연봉은 유럽에서 활동하는 다른 북한 축구선수 박광룡·최성혁과 함께 86억원에 이를 것으로 평가받았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21일 유럽 프로축구 전문가 ‘조던 플로리트’와 북한선수의 유럽 프로축구 진출을 도왔던 독일인 에이전트 마커스 한의 이야기를 전했다.

    플로리트는 지난 15일 축구전문매체 ‘펀디트피드’에 기고한 글을 통해 “이탈리아 세리에A의 유벤투스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광성 영입을 검토했지만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플로리트는 “유벤투스는 한광성을 관리하는 에이전트 ‘ISM 아카데미’ 측과 지난해 여름 영입을 논의했지만 포기했다”면서 “이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영향이었다”고 분석했다.

    에이전트 마커스 한에 따르면 프로구단들은 북한선수들과 협상을 신중하고 조심스러워 한다. 그는 “유엔 대북제재를 위반하면 구단 운영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북한선수 영입이라는 모험을 쉽게 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벤투스뿐만 아니라 영국의 맨체스터시티와 독일 분데스리가의 여러 구단이 한광성 영입에 관심을 보이다 포기했다”고 밝혔다.

    한은 “북한과 금융거래가 어려운 상황에서 대북송금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컸고, 북한선수에게 지급하는 돈이 김정은 정권의 핵개발에 사용된다는 경고음이 이탈리아 정치권에서 지속적으로 나오면서 결국 유벤투스가 한광성 영입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지난 1월 스페인 스포츠 매체 ‘마르카’는 “한광성은 자신이 받는 연봉 가운데 매달 200만원만 자신이 쓰고 나머지는 모두 북한정권에 송금한다”고 보도했다. 한광성 측은 이를 부인했다. 그러나 유럽은 물론 한국에서도 한광성이 북한에 거액의 외화를 송금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지난해 이탈리아 의회에서는 북한 축구선수들이 제대로 연봉을 지급받는지, 이들의 인권상황은 어떤지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