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 형태로 보호, 신분세탁… "비핵화 노력 수포, 분노한 트럼프가 압박" 2가지 추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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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법원이 체포된 ‘자유조선’ 회원의 비공개 재판, 기소장 비공개 요청을 거부하고, 보석신청도 기각했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25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언론을 통해 공개될 ‘크리스토퍼 안’의 재판에서 ‘자유조선’의 실체가 드러날지 주목된다.
- ▲ LA연방법원은 23일(현지시간) 출두한 크리스토퍼 안이 요청한 비공개 재판, 기소장 봉인, 보석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지난 18일(이하 현지시간) 자택에서 연방 요원들에게 체포된 미 해병대 출신 ‘크리스토퍼 안’이 23일 LA 연방지방법원에 출두했다. 진 P. 로젠블루스 판사가 진행을 맡은 이날 심리는 언론에도 공개됐다.
크리스토퍼 안의 변호인은 법원에 “피고인의 신변보호가 필요하다”며 이날 재판을 비공개로 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기각당했다.
비공개 재판, 기소장 비공개, 보석 요청 모두 기각
크리스토퍼 안의 변호인은 또한 24시간 전자감시장치를 착용하고 가택연금 상태로 있는 조건으로 보석을 허용해줄 것을 요청했다. 반면 검찰은 “도주할 위험이 있고, 혐의의 심각성과 폭력성, 크리스토퍼 안의 군복무 경험 등을 고려할 때 감금상태로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젠블루스 판사는 “보석을 허락해야 할 특별한 정황이 없고, 혐의의 중대성 등으로 볼 때 방면하기 어렵다”는 결정을 내렸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연방법원은 크리스토퍼 안에 대한 기소장 내용도 공개했다. 미국 검찰은 스페인 법원이 적용한 불법침입, 위협, 폭력과 협박을 사용한 강도, 범죄조직 가담 등 6건의 혐의를 그대로 적용해 크리스토퍼 안을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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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습격 당시 칼·쇠파이프·가짜권총을 소지했던 점, 북한대사관 직원들을 묶고 귀순을 권유한 점, 대사관 내 휴대전화·컴퓨터·하드디스크드라이브 등을 탈취해 스페인에서 해외로 도주한 점도 모두 범죄로 인정됐다.
- ▲ LA연방법원 재판 과정에서 공개된, 스페인 북한대사관 습격 당시 크리스토퍼 안 추정인물의 모습.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페인 법원은 북한대사관을 습격한 ‘자유조선’ 회원들에 대해 국제체포영장을 발부하고 미국 측에 협조를 요청했다. 미국정부는 연방수사국(FBI) 등 연방 요원들을 보내 자유조선 회원들의 검거에 나섰고, 집에 있던 크리스토퍼 안만 체포됐다.
미 정부의 ‘자유조선’ 회원 체포 배경 밝혀질까
미 사법당국이 크리스토퍼 안을 체포한 이유가 밝혀졌지만, 미국정부가 왜 반북단체인 자유조선 회원을 쫓느냐는 궁금증은 가시지 않는다. 국내 탈북자들 사이에서는 이를 두고 두 가지 주장이 나왔다.
첫째는 북한의 암살공작조가 반북단체인 자유조선 회원들을 공격할 것을 우려한 미국이 ‘체포’ 형태로 이들을 붙잡아 ‘보호구금’하거나 ‘신분세탁’해주려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다.북한이 공식적으로 자유조선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들을 제거하려 한다는 주장은 여기저기서 제기됐다. 최근에는 애드리언 홍 창의 변호인 ‘리 월로스키’ 변호사가 CNN과 인터뷰에서 “애드리언은 지금 북한 암살조를 피해 은신 중”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1970년대부터 증인보호프로그램(WPP)을 통해 중요한 증인을 보호해온 역사가 있는 만큼 이 주장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둘째는 자유조선이 북한대사관을 습격하는 바람에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 비핵화의 성과를 거두려 했던 미국의 노력이 결국 수포가 됐고, 이 문제로 분노한 트럼프 대통령이 자유조선의 활동을 중단시키려 나섰다는 주장이다.이 주장은 LA 연방법원이 크리스토퍼 안 측이 요청한 비공개 재판, 기소장 봉인, 보석 청구를 모두 기각하면서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이 주장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자유조선과 FBI나 중앙정보국(CIA) 간에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사실이 밝혀져야 한다.
어찌됐든 크리스토퍼 안의 재판과 그의 신병처리를 통해 자유조선의 실체가 드러나고, 활동이 대폭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