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노동신문 통해 ‘일본 비난’으로 우회적 공개
  • 북한이 2차 미북 정상회담이 합의문 없이 결렬된 사실을 8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처음 공개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6면에 게재한 ‘고약한 섬나라 족속들은 천벌을 면치 못할 것이다’ 제목의 논평을 통해 “이번 하노이에서 진행된 제2차 조미수뇌 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좋은 결실이 맺어지기를 바라마지 않았던 내외는 회담이 뜻밖에도 합의문이 없이 끝난 데 대해 미국에 그 책임이 있다고 한결같이 주장하며 아쉬움과 탄식을 금치 못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대내외 여론’을 앞세워 회담 결렬의 책임을 미국에 전가한 셈이다. 그러면서도 노골적 대미 비난 차원이 아닌, 일본 비난이라는 우회로를 택함으로써 향후 미북 대화 활로를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신문은 “온 세계가 조선반도에서의 평화 과정이 순조롭게 흐르고 조미 관계가 하루속히 개선되기를 진정으로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노동신문의 보도는 북한 주민들의 외국 출입국이 잦아진 상황에서 미북 회담 결렬 사실을 숨기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내부에서도 미북 회담을 통해 제재 완화에 대한 기대가 컸던 상황이라 ‘제재 지속’ 사실을 감추기도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북한은 미북 회담의 결렬으로 김정은 위원장의 권위 및 지도력이 훼손되지 않도록 주민 선전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