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수호통상조약 136주년 기념 한미관계 특별 학술회의
  • ▲ 조미수호통상조약 136주년을 맞아 한미관계 특별 학술회의가 24일 오후 1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조미수호통상조약 136주년을 맞아 한미관계 특별 학술회의가 24일 오후 1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조미수호통상조약 136주년 기념해, 한미관계의 과거와 현재를 되짚고, 앞으로의 방향을 모색하는 특별 학술회의가 24일 오후 1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학술회의에 첨석한 전문가들은,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이 갖는 정치사적 가치를 재조명하면서, “한국이 일제 식민지에서 벗어나 광복을 이루는데 있어 조약의 정신이 원동력이 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한미관계의 앞으로 방향과 관련해 “시대와 전략적 환경에 맞는 수준으로 격상시켜 나갈 것”을 주문했다.

    이날 학술회의는 한국정치외교사학회(회장 김명섭 연세대 교수)와 한국국제정치학회(회장 김석우 서울시립대 교수), 유성엽 민주평화당 의원(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공동 주최했으며, 사회는 우철구 영남대 명예교수와 라종일 전 주영대사가 맡았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김정호 인하대 교수는 ‘한미관계의 출발점, 조미수호통상조약의 재고찰’을 주제로 조약 체결과정과 배경, 체결 이후의 한미관계 변화를 집중적으로 살폈다.

    김 교수는 조미수호통상조약이 조선에게 ‘기회’를 만들어줬다고 강조했다. 조약 체결 이후 미국으로의 유학 길이 열렸으며, 초기 유학파들이 서양의 사상과 문화, 국제 질서에 눈을 뜨면서 조선의 개화를 앞당기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다만 김 교수는, 조선 내부의 혼란과, 왕실의 리더십 부재로 신생국 조선이 국제 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 한계가 있었고, 이는 결국 조선에 대한 미국의 관심 저하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김영준 국방대 교수는 ‘이승만의 한미관계정체성의 형성과 한미동맹의 전략적 비전’을 주제로, 한미동맹의 미래상을 제안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는 “한미동맹의 수준과 성격을 새로운 시대와 환경에 맞춰 격상시켜야 한다”며, “한국과 미국은 자유주의, 공화주의, 인권 등 공동의 가치를 선도하는 동반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승만의 외교독립노선이 한미동맹의 초석이 됐다고 평가하면서, “이승만의 목표는 해양세력국가인 미국의 지원을 통한 자주독립국가 건설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 발제자로 나선 남창희 인하대 교수는 ‘한미동맹의 민중적 기원: 전북 정읍 항일세력의 전략 구상’을 주제로, '미국=우방'에 대한 인식이 1910년대 항일운동세력에게도 널리 퍼져있었다고 밝혔다. 남 교수는 “동학을 계승한 보천교 세력은 만주 독립군과 상해 임시정부 재정지원을 주도했으며, 이들은 미국의 힘을 이용해 일제를 축출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전북 지역 항일세력(보천교)은 1910년대부터 미국이 일본과 전쟁을 시작하면 해방된다고 믿었다”고 덧붙였다.

    네 번째 발제자로 나선 이병구 국방대 교수는 ‘한미동맹의 과제와 미래 비전’을 주제로, 비핵화에 대한 지나친 낙관을 경계했다. 이 교수는 과거 두 차례에 걸친 미북 대화 실패를 언급하면서, 한미동맹의 성격과 우리 군의 국방태세를 섣불리 결정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