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문래동 영일시장에 이어 불광동 아파트서 화재 발생 '일가족 3명 사망'주찬식 시의원 "책임 돌리지 말고 서울시 차원의 화재 방지 대책 강구해야"
  • ▲ 28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 아파트 14층에서 화재가 발생해 일가족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뉴시스
    ▲ 28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 아파트 14층에서 화재가 발생해 일가족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뉴시스

    서울 지역에서 이틀 연속 대형화재가 발생했다. 밀양 참사가 발생한 직후의 일이다. 부실한 서울시의 안전 관리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오후 7시 7분경 서울 은평구 불광동 15층짜리 아파트 14층에서 화재가 발생해 일가족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화재 당시 아파트 소화전이 작동하지 않아 화재 초동 진압이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가 발생한 시각 소화전에 물을 공급하는 중앙 펌프가 잠겨 있어 불길을 잡는데 약 1시간 20분이 소요됐다.

    이 불로 해당 아파트 14층 거주자 A씨(90·여)씨가 숨졌다. A씨의 아들 B(64)씨와 며느리 C씨(63)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29일 새벽 끝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은평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화재 신고가 접수된 오후 7시 7분에서 약 5분 후 인근 소방서에서 소방관들이 현장에 도착했다.

    소방관들은 불길을 잡기 위해 14층 복도에 설치된 소화전에서 물을 끌어오려했으나 물이 나오지 않았다. 이어 13층과 15층 등 다른 층의 소화전도 이용해봤으나 물이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파트 각 층에 설치된 소화전 미작동으로 인해, 지상에 있던 소방차 호스에서 물을 14층까지 끌어오느라 시간이 더 지체됐다.

    본래 소방법 규정상 아파트 소화전은 상시 자동 상태로 있어야 하는데, 해당 아파트 전체 배수 시설을 관리하는 중앙 시설은 작동 중단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서는 장비 31대와 인력 99명을 투입해 진화에 나섰으나 초동 진화까지 1시간이 넘게 걸려 결국 인명 피해를 초래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당국은 현재 경찰과 함께 아파트 소화전 미작동에 대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 중이다.

    앞서 27일에는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영일시장 입구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연일 일어나는 화재 사고에 시민들은 불안함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는 현장 점검 및 안전 예방에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각 지역 소방서는 해당 지자체가 관할한다. 서울 지역 전역의 소방서는 서울시 소방재난본부가 관리한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의 한 관계자는 29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계절별로 일선 소방서와 함께 합동 점검을 이어가고 있다"며 "현장 실정에 따라 그 횟수는 다르지만 주기적으로 화재 예방 및 실태 점검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점검이 효과가 있느냐'는 질문에 해당 관계자는 "과태료 처분, 시정조치를 구청에 통보하는 방식으로 점검을 이어가는데 해당 관리는 실제 화재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답했다.

    서울시는 최근 쪽방촌과 주택밀집지역 내의 잦은 화재 발생으로 인해 '쪽방촌 화재예방·재난대책 테스크포스'를 꾸린 바 있다. 서울시 측은 최근에도 5개 지역 쪽방 4,000여개를 대상으로 소방장치 설치 현황 등을 파악해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세웠었다.

    그러나 화재 사고는 끊이질 않는다. 시민들은 여전히 서울시를 향한 관리 부실 의혹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의회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주찬식 서울시의원은 "화재 현장에 가보면 소방 관련 안전 점검이 미비한 점이 있다"며 "언론에서는 소방관련 법규를 건축물 소유주의 책임으로 돌리는 면이 있는데, 이를 시 차원에서 화재 재발 방지 대책 강구 등을 내고 관리했어야 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온라인에서도 "시 차원의 관리 소홀 사태를 두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쏟아진다.

    네이버 아이디 'hono****'는 "서울시장은 누구죠? 밀양 화재 기사는 자치단체장 홍준표 때문이라는 글로 도배가 돼 있던데, 희한하게 여기는 서울시장 욕하는 글이 하나도 없네요? 서울시장은 어느 당 누구에요?"라는 글을 게재했다.

    아이디 'arom****'은 "서울서 화재난건 박원순이가 책임지겠네?"라는 글을 올렸다. 아이디 'zeen****'는 "(서울 화재 사태를 두고) 추미애 대표는 박원순 때문이라고 안 하나? 추 대표가 서울시장 도전한다는데 나중에 그럼 화재 발생할 때마다 추 대표가 책임을 져야겠네"라고 꼬집었다.

    한편, 서울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서울시내 화재 사상자는 808명에 달하고 있다. 시는 불광동 화재 정밀 감식을 위해 30일 오전 경찰과 소방, 가스안전공사, 한국전력 등과 합동 정밀감식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