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고속도로 강도행위 심각"…대책 마련 촉구

    김성주 자유북한방송 기자

    김정은 체제 들어와 잠시 주춤하는가 싶던 북한 내 사회질서위반 및 범죄 행위가 극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처벌과 처형만으론 근절되지 않으며, 독재를 전제로 한 현 체제가 바뀌지 않는 한 사라지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왔다.

    11일 본 방송 신의주통신원이 보내온 북한 노동당 조직부 내부 자료엔 북한의 고속도로에서 벌어지고 있는 각이한 형태의 강도행위가 구체적으로 적시되어 있다. 제목은 ‘중요 도로들에서 강도행위가 나타나고 있다고 제기된 자료와 대책 안’이다.

    관련 문건에 대해 통신원은 “이 문건은 노동당 조직부가 사회질서 위반 및 범죄행위들에 대해 김정은에게 ‘보고’(9월9일)하고, 그 후속조치로 내 놓은 이른바 ‘대책 안’이며 12월 초부터 각 지방 당 조직들에 하달, 유사행위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전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 자유북한방송이 통신원을 통해 입수한 '김정은 지시' 자료. 최근 북한 곳곳의 도로에서 강도가 설쳐댄다는 지적이 보인다. ⓒ자유북한방송 제공
    ▲ 자유북한방송이 통신원을 통해 입수한 '김정은 지시' 자료. 최근 북한 곳곳의 도로에서 강도가 설쳐댄다는 지적이 보인다. ⓒ자유북한방송 제공


    대책안은 모두에 "최근 고속도로와 관광도로를 비롯한 중요도로 들에서 강도 행위가 우심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전제한 뒤, 이런 행위를 그대로 방치하면 ‘인민의 생명 재산에 해를 주는 것은 물론 나라의 대외적 영상까지 흐려놓을 수 있으므로 맹아(초기) 단계에서 짓뭉개버려야 한다’며 강력한 대책을 주문했다.

    문건에 따르면 김정은은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감행한 지난 9월 9일 고속도로와 관광도로에서의 강도 행위에 대해 보고받고 대책 마련을 지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만큼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회일탈 및 질서위반 현상도 중요하게 반영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특히 이 문건에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주요 고속도로와 관광도로에서 발생한 여러 건의 강도 행위 사례가 구체적으로 적시되어 있는바, 지난해 12월 미상의 범죄자들은 어느 농촌 지역에 있는 고속도로에 옥수수 쌀을 넣은 마대를 놓고 강도 행각을 벌였다.

    이들은 고속도로 주변에 숨어 있다가 마대 앞에 멈춰선 승용차의 운전자와 동승한 간부가 내려 마대 안을 확인하는 순간 몽둥이로 가격해 휴대전화 2대와 미화 300달러(한화 35만원), 북한 돈 10만원을 빼앗아 도주했다.

    지난 4월에는 관광도로에서 트럭을 수리하던 운전자를 가격해 쓰러뜨리고 북한 돈 470만원과 휴대전화를 강탈해 도주했고, 지난 1월에는 관광도로를 지나가던 여성 노동자를 구타하고 휴대전화를 빼앗는 사례도 있었다.

    문건에는 또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고속도로와 관광도로에서 범죄행위가 수십 건이나 발생했다고 적혀 있다.

    그러면서 "과거에는 고속도로에서 강도 행위가 극히 드물게 나타났으나 최근에는 꼬리를 물고 일어나 사람들에게 불안을 주고 있다"며 "당조직들과 근로단체조직, 인민정권기관들에서 주민, 종업원들에 대한 교양과 통제를 강화해 강도 행위가 나타나지 않도록 대책을 세우라"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문서를 열람한 북한인민해방전선 최정훈 대표는 “김정은이 정권출범초기 고모부까지 처형하는 공포분위기를 조성했고, 그로 인해 주민들의 사회일탈 현상이 잠시 주춤한 듯 보였지만 그 사회에서의 ‘범죄행위’는 생계형임으로 체제가 바뀌지 않는 한 근절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NK지식인연대 김흥광 대표도 “북한당국이 내부의 치안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문서”라고 지적한 뒤, “이제는 국가에 기대어 먹고 살수가 없다는 것을 깨달은 북한주민들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떼강도 행위를 벌이는 것으로 보인다”며 문제의 심각성을 꼬집었다.

    [자유북한방송-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