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 출신 이 의원, 통진당 해산에 "이 땅 어디에도 대한민국은 없다" 반발
  • ▲ 지난 21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답변하고 있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종현 기자
    ▲ 지난 21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답변하고 있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종현 기자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국회 본회의장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겸 대통령 권한대행을 향해 오방끈을 흔들고 헌법적 정당성을 부인하는 등 황 총리 비난에 유독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통진당 정당해산심판과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을 변호했던 이 의원의 전력이 알려지면서 일각에선 개인적인 분풀이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4.13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변호사 출신의 이재정 의원은 2014년 통진당 정당해산심판 사건에서 통진당 측 변호를 맡았던 인물이다.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처장 출신인 이재정 의원은 그동안 통진당 정당해산 심판 청구사건 뿐만 아니라, 이석기 전 의원 내란음모 사건 등 운동권-좌파진보 인사들과 관련된 사건 변호를 적잖게 맡아 왔다.

    민주당 원내대변인인 이재정 의원은 지난 21일 대정부 질문에서 황 권한대행을 향해 "정당성이 없는 국무총리라는 것을 알고 있나. 선출직 공무원이 아니고 당신을 임명한 대통령이 탄핵 대상이 됐다"며 헌법상 보장된 대통령 권한대행의 정당성을 부인했다. 

    특히 이재정 의원은 사드(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THAAD), 한·일 위안부 합의, 국정 역사 교과서 중단을 요구하며 황 대행을 압박했다.

    이에 황 권한대행은 "국가안보와 올바른 교육을 위해 판단해 결정하겠다"고 답했고, 이 의원은 "말장난하지 말라. 판단하지 마라. 잘하실 필요 없다"고 비난했다.

    황 권한대행은 이 의원의 일방적 발언이 계속되자 "말을 끊지 말아주셨으면 좋겠다"고 응수했고,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은 몇 초간 아무 말 없이 서로를 응시하며 기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 ▲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이 지난 11월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최순실 게이트 등 진상규명에 대한 긴급현안질문에서 황교안 국무총리에게 오방끈 등을 가져다주는 모습.ⓒ뉴시스
    ▲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이 지난 11월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최순실 게이트 등 진상규명에 대한 긴급현안질문에서 황교안 국무총리에게 오방끈 등을 가져다주는 모습.ⓒ뉴시스
    이에 앞서 이재정 의원은 지난달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게이트' 긴급현안질문에서 오방끈을 흔들다가 황 총리 앞에 던지듯이 놓고 갔다.

    당시 황 총리는 "이거 뭐하시는 겁니까"라고 강한 불쾌감을 표출했고, 이 의원은 5~6초 동안 아무 말도 없이 황 총리를 응시했다.

    이날 이재정 의원은 "통진당 해산은 최순실이 기획한 것 아니냐"며 헌재의 정당해산심판의 정당성을 부인하는 듯한 논리를 폈다.

    이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 후보 시절 대선 토론과정에서 이정희 대표가 '당신(박근혜) 떨어트리러 왔다'고 그렇게 이야기 하는 바람에 괘씸하게 생각한 최순실 언니께서 통합진보당 해산을 기획한 것이라는 보도를 봤다"며 "사실이 아니기를 바랍니다만 얼마나 더 무너져야 하나. 국민의 마음이 저와 다르지 않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에 황교안 총리는 "방금 전에 통진당 해산을 최순실이 개입했다고 말씀하셨는데, 이 부분은 제가 헌재에 직접 청구한 사건"이라고 해명했다.

    이 의원은 황 총리의 반박에 당황한 듯 "잠깐만요, 그건 다른 경로를 통해 본인이 보도자료를 뿌리든지 페이스북에 쓰든지 다른 경로를 통해서 말하라"고 화를 내며 황 총리의 발언을 가로막았다.

    황교안 총리는 지난 2014년 당시 법무부장관 시절 정부 측 대표로 종북정당 해산의 필요성 등을 역설해 통진당 공중분해 결과를 이끌어낸 바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통진당과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을 변호했던 이재정 의원이 '최순실 정국'을 빌미로 통진당 해산의 주역인 황교안 총리를 물고늘어지며 분풀이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이재정 의원은 그동안 통진당 변호 등의 과정에서 자신의 성향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그는 통진당 정당해산심판 사건 선고를 이틀 앞둔 2014년 12월 17일 자신의 SNS에 "만일, 통합진보당이 해산된다면 87년 6월 항쟁의 성과 상징인 헌법재판소가 자신을 탄생시킨 헌법을 살해하는 '존속 살인'이다"고 주장했다.

    이재정 의원은 통진당 해산 결정이 내려지자 "오열하는 국민만 남은 오늘, 이 땅 어디에도 대한민국은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