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세 차례 출석 요구했는데 응하지 않아”…해군기지 반대진영 “공권력 남용”
  • ▲ 지난 4월 28일 유튜브에 올라온 강정마을 해병대 비난 영상. ⓒ유튜브 관련영상 캡쳐
    ▲ 지난 4월 28일 유튜브에 올라온 강정마을 해병대 비난 영상. ⓒ유튜브 관련영상 캡쳐


    이미 가동 중인 제주해군기지를 여전히 반대하는 ‘강정마을회’의 조경철 회장이 지난 5일 제주 서귀포경찰서에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혐의는 모욕죄 및 도로교통법 위반이었다고 한다.

    사건의 시작은 지난 4월 28일 유튜브에 올라온 3분 35초 분량의 짧막한 영상이었다.

    당시 영상 속에서는 해병대 장병들이 트럭을 타고 사주경계를 하면서 이동하는데 어떤 중년 남녀가 갑자기 나타나 차 앞을 가로막고선 고함을 지르고 삿대질을 하며 항의하는 모습이 담겼다. 해병대 차량을 가로막은 사람들의 입에서는 이런 막말이 튀어나왔다. 

    “야, 니들! 어디 감히 마을에서 총을 겨누고 다니는 거야?”
    “왜 군인들이 주민들에게 총을 겨누면서 위화감 조성하는 거에요?”


    트럭에 탄 해병대 장병들은 고개를 푹 숙이고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다. 이들을 인솔하던 해병대 장교는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이 동영상은 삽시간에 인터넷과 SNS에 퍼졌다. 유튜브에 있던 동영상 제목은 “총을 든 군인들이 강정마을 안쪽에 나타남”이라고 돼 있었다.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린 사람은 아래에 이런 설명을 달았다.

    “해군은 34억 5,000만 원의 구상금을 내라고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도 모자라, 이제는 아예 트럭에 타서 총을 들고 사격 자세를 취한 채 마을 안을 돌아다닌다. 해군기지가 들어섰으니 강정마을까지 강제로 접수하겠다는 것인가?

    주민들과 함께 강정마을회 조경철 회장이 해군에게 마을 안으로 돌아다니지 말라고 강력히 항의하지만, 해군 장교는 들은 척 만 척 그저 철수하겠다는 말만 반복하는데….

    강정마을이 전쟁터인가? 초등학생들이 다니는 강정초등학교 앞마을 한복판을 총을 든 제주해군기지 소속 군인들이 트럭을 타고 활보하는 모습에 주민들은 분노합니다. 가뜩이나 해군의 구상권 청구로 마을은 쑥대밭이 되어 있는데, 총을 든 군인까지 활보하다니…. 우리는 평화로운 강정마을을 원합니다.”


    이 설명 또한 시민들의 공분을 자아냈다. 당시 해병대 장병들은 기지 방어훈련을 하던 중으로 ‘사주경계’는 당연한 자세였고, 군대에 다녀온 사람이라면 알다시피 실탄은 장전되지 않은 상태였음에도 “주민들에게 총을 겨눴다”는 등의 주장을 편 것이 문제였다.

  • ▲ 조경철 강정마을회 회장 등의 비난에 고개를 숙인 해병대 장병들. ⓒ유튜브 관련영상 캡쳐
    ▲ 조경철 강정마을회 회장 등의 비난에 고개를 숙인 해병대 장병들. ⓒ유튜브 관련영상 캡쳐


    시민들의 분노가 거세지자 결국 경찰이 나섰다. 하지만 ‘강정마을회’를 비롯한 제주해군기지 반대 진영은 이를 무시했다. 그리고 5개월 만에 해병대 장병들을 비난한 사람이 경찰에 연행된 것이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제주 서귀포경찰서는 지난 5일 조경철 강정마을회 회장을 자택에서 연행해 조사하고 있다고 한다. 경찰은 조경철 회장을 연행한 이유에 대해 “세 차례에 걸쳐 출석을 요구했지만 응하지 않아 연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한편 6일 조경철 강정마을 회장이 경찰에 연행되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제주해군기지 반대진영에서는 이를 “공권력 남용”이라고 비난하며 난리를 피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