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서 국무회의 주재, "안보 근간마저 위태롭게 흔들리고 있어 걱정"
  • ▲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오전 청와대에서 영상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데일리
    ▲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오전 청와대에서 영상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데일리

     

    박근혜 대통령은 2일 "북한이 핵(核) 탑재 탄도미사일의 성능을 끊임없이 향상시키고 있는 상황인데도, 사드(THAAD) 배치를 둘러싼 갈등이 멈추지 않고 있어 속이 타들어가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영상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사드 배치 논란과 관련해 "민심을 청취하고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기 위해 지역의 대표인 국회의원들과 단체장들을 직접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사드 배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우리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서 오랜 고심과 철저한 검토를 거쳐서 내린 결단이다. 지난 수개월 동안 수차례의 현장 실사와 시뮬레이션을 통해서 최적의 사드 배치 기지로 성주를 선정했고, 안전성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을 여러 차례 점검했다. 만약 사드 배치로 지역 주민들의 삶에 조금이라도 위험이 있었다면 저는 결코 그런 결정을 내리지 않았을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동안 국무총리와 장관을 비롯해 정부의 책임자들이 지역을 찾아 상세하게 설명을 드리려고 노력했고, 성주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고 설명했다.

    이내 답답한 듯 "명백하게 입증이 된 과학적인 근거보다는 각종 괴담과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안보의 근간마저 위태롭게 흔들리고 있어서 걱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황교안 국무총리와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사드 배치에 반발하는 민심을 달래기 위해 지난 15일 경북 성주를 방문했다가 시위대에 둘러싸여 6시간 30여분 동안 버스와 승용차에 갇혀 있다 탈출했다.

    황교안 총리는 시위대와 주민들 앞에서 90도로 고개를 숙였지만 끊임없이 계란과 물병이 날아들었고, 조희현 경북지방경찰청장은 눈 부위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고 군청 소회의실에서 응급처치를 받았다.

    당시 황교안 총리는 박 대통령이 부재 중인 상황에서 직무를 대행하고 있었다.

     

  • ▲ 지난달 15일 경북 성주군청에서 열린 사드배치 관련 주민설명회에 참석한 황교안 국무총리가 성주군민들에게 '죄송하다'며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옷에 성난 주민들이 던진 계란이 묻어 있다. ⓒ뉴시스
    ▲ 지난달 15일 경북 성주군청에서 열린 사드배치 관련 주민설명회에 참석한 황교안 국무총리가 성주군민들에게 '죄송하다'며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옷에 성난 주민들이 던진 계란이 묻어 있다. ⓒ뉴시스

     

    목소리를 가라앉힌 박근혜 대통령이 말을 이어나갔다.

    "북한의 핵(核)과 미사일 위협이 현실화되면 대한민국 어느 지역도 안전을 보장받기 어려워지는데 사드 배치와 같은 기초적인 방어체계조차 마련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어떻게 지켜낼 수 있겠나. 사드 배치는 국가와 국민의 안위가 달린 문제로 바뀔 수도 없는 문제다."

    아무런 대안도 없이 사드 반대 여론만 조장하고 있는 친북(親北)-친중(親中), 야권 세력을 정면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야권 세력은 사드 배치를 반대하며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와 킬체인(Kill Chain) 구축을 앞당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뒤가 없다. 구체적 방법 제시가 빠진 무의미한 요구일 뿐이는 지적이다. 일부 야권의 사드 반대 주장을 놓고 "다른 목적이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까닭이다.

    우리 군(軍)은 2023년을 목표로 KAMD와 킬체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 상황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KAMD와 킬체인 구축을 2~3년 당긴다고 해도, 북한의 핵(核) 미사일에 대한 대응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군은 사드, KAMD, 킬체인 체제를 통합적으로 운용해 북한이 보유한 1,000여기의 탄도미사일을 견제한다는 방침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저도 가슴 시릴만큼 아프게 부모님을 잃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저에게 남은 유일한 소명은 대통령으로서, 나아가 나라와 국민을 각종 위협으로부터 안전하게 지켜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것을 위해서 전 세계의 국가들을 설득해서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도록 북한에 대한 지원을 끊고 우리나라와 긴밀히 공조하도록 만들고 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끝으로 "우리 국무위원들께서도 사드 배치의 당위성과 안전성을 국민들께 설명 드리고, 이해를 구하는 데 더욱 노력해 주기를 바라면서 정치권도 북한이 원하는 우리 내부의 분열과 갈등을 막는 데 지혜와 힘을 모아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거듭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