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과 회동한 이 의원 "안철수는 계파척결 위해 나갔는데, 朴시장도 대선후보"
  • ▲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의원(오른쪽)과 문재인 전 대표.ⓒ뉴데일리DB
    ▲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의원(오른쪽)과 문재인 전 대표.ⓒ뉴데일리DB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 출마한 이종걸 의원이 연일 '문재인 킬러'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이 의원은 1일 문재인 전 대표가 대선후보가 되면 야권통합은 힘들다고 했다. 

    '문재인 대세론'을 비판했던 기존 입장에서 한발 더 나아가 문 전 대표에게 사실상 정계은퇴를 요구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 "문재인 전 대표가 (대선)후보가 되면 야권연대와 후보간 연대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보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너무 당연한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이어 "야권통합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안철수 전 대표는 계파척결하려고 당을 나갔다"며 "계파를 척결하면 야권통합이 가능해지고 대선승리가 가능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의원은 "당이 모노컬처의 당은 아니다"며 "당은 여러 식물들이 자라서, 식물들의 영양분을 먹는 당원들이 힘을 키워나가는, 다양한 민주주의 정당의 기초가 되는 민주주의 체제의 기초"라고 말했다.

    모노컬처(monoculture)란 단일재배의 의미로 하나의 작물만을 키운다는 뜻을 갖고 있다. '문재인'이라는 한 명의 대선 후보만을 내세워서는 당의 미래가 없다는 비판으로, 문 전 대표의 독주에 정면으로 제동을 걸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이 당내 최대 계파 수장인 문 전 대표를 정면으로 비판함으로써 비문(비문재인) 세력의 결집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이 의원은 문 전 대표의 독주 구도에 대해 "그건 초기 독점의 효과도 있다고 본다. 그래서 지난 대선에 우리가 아쉽게 떨어졌다고 하는 아쉬움 같은 것들이 있다"며 "그 분(문재인 전 대표) 이외에 누구도 이렇게 온전한 대선주자로서 경험을 못한 분이 있지 않느냐"고 '문재인 대안론'을 거듭 강조했다. 

    앞서 이 의원은 29일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당내의 힘의 역동성에 의해 그것(상황의 반전)이 이루어지지 않거나, 또 그런 계기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무난히 (문 전 대표가) 후보가 돼서 무난히 진다는 그런 저주 섞인 예언이 그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문재인 전 대표가 더민주 대선후보로 선출된다는 이른바 '문재인 대세론'과 관련, 문 전 대표의 식상한 독주 구도로는 결국 내년 대선에서 패배할 것이란 주장에 동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당 대표 출마 결심에 영향을 미친 인물에 대해 "박원순 서울시장 뿐 아니라 손학규 전 상임고문,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그 대상"이라며 "이분들이 모두 대선 예비 후보군으로 나와야 제가 말한 집권 플랜이 가능한데 지금 나오지도 않고 나올 가능성도 없어 보인다. 그것이 우리의 실패 이유"라고 주장했다.

    최근 이 의원은 전당대회 출마선언을 하루 앞둔 지난 27일 박원순 서울시장과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당권 도전에 나선 비주류 이 의원이 내년 대선 출마를 고심 중인 박 시장과 손을 잡고 친문(친문재인)계와의 일전(一戰)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