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야당에 국회의장 양보하겠다"…安 중재안에 새 국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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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원(院) 구성 관련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의장직을 가져가게 되면서 차후 상임위원장 배분에서는 막판 협상을 주도한 국민의당과 박지원 원내대표의 입지가 더욱 굳혀질 것으로 전망된다.

    열흘간 교착상태에 빠졌던 협상은 8일 새누리당이 의장직을 양보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배분이 남은 현 상황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박지원 원내대표의 속내가 무엇인지 이목이 쏠리는 시점이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번 원 구성 협상과 관련해 강한 의견을 개진해왔다. 여야 원내대표들을 꾸준히 만나왔고 이들을 설득해 논의의 진전을 이끌어 냈다고 자평, 캐스팅보트를 쥐고 현 상황을 계속 주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그저께 새누리 정진석 원내대표를 만나서 예결위원장을 받아서 어제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를 설득했다"며 "셋 중 둘을 더민주가 가지면 성공이고 운영위원장은 청와대를 담당하기에 집권 여당에 주는 것이 좋다고 하자 우상호 원내대표도 양해를 했다"고 말했다. 

    국회의장 자유투표 중재안이 제시된 전날에는 "새누리당이 친여 무소속을 합치고 더민주가 무소속에 다른 야당과 합쳐도 4석 차로, 결국 국민의당 38석이 결정하는 것"이라며 "양당이 후보를 내놓으면 당을 보건 인물을 보건 우리가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 구성 법정 시한 전날인 지난 6일 여야 3당 원내수석부대표는 회동을 갖고 오후 내내 논의를 했으나 서로의 입장만 재확인했을 뿐 이렇다 할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 

    정체된 상황은 국민의당 측이 7일 중재안을 꺼내들면서 변하기 시작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새누리당과 더민주가 각각 의장 후보를 선출한 뒤 본회의를 열어 자유투표로 의장을 가리고 부의장과 상임위원장은 이후에 선출하자는 중재안을 내놓았다. 

    이에 더민주가 동조하면서 여당을 압박했고 새누리당이 거세게 반발하는 등 3당 협상은 재차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지난달 31일에도 두 야당이 국회의장 후보를 각자 내고 표결로 뽑는 방안에 공조하자 새누리당이 "협상 분위기를 깨려는 야합"이라며 반발해 닷새 동안 협상이 중단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국회의장직은 새누리당의 양보로 더민주가 차지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후 부의장과 상임위원장을 배분하는 논의에서는 또 다시 주도권이 교착상태에서 물꼬를 튼 국민의당에 넘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당은 더민주가 국회의장을 가져가면서 야당 몫의 국회부의장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선호하는 상임위원장 선점에도 유리해졌다는 해석이다. 국민의당은 주요 상임위 중 2곳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2곳이 어디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후 협상 과정에서 서서히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