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청관계 질문엔 "정진석 원내대표의 '당의 자율성-자생력' 발언이 정답"
  • ▲ 박근혜 대통령과 3당 원내지도부의 내일 회담을 앞두고 현기환(왼쪽) 정무수석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새누리당 원내대표실에서 정진석 원내대표를 만나 악수를 나누며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뉴시스
    ▲ 박근혜 대통령과 3당 원내지도부의 내일 회담을 앞두고 현기환(왼쪽) 정무수석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새누리당 원내대표실에서 정진석 원내대표를 만나 악수를 나누며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뉴시스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원내지도부의 청와대 회동을 하루 앞두고 청와대가 협치(協治) 시대의 문을 열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은 12일 국회를 찾아 여야 원내대표를 만났다. 여야 신임 원내지도부에 대한 인사를 겸해 회동의 의제 조율을 위한 방문으로, 청와대의 소통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박 대통령 취임 이후 청와대가 회동을 앞두고 공식적으로 여야 원내지도부를 만나 사전에 의제 등을 조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소 굳은 표정으로 국회를 찾은 현 수석은 이날 오전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를 찾아 약 30분간 비공개 면담을 하고 청와대 회동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현 수석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회동이 되려면 (청와대가) 의견을 들어야 한다. 회동 의제 조율이라기보다 말씀을 미리 들어보고 저희가 준비할 게 있으면 준비한다는 차원"이라며 몸을 한껏 낮춰 과거와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현 수석은 향후 당청 관계의 방향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정진석 원내대표가 출마하면서 당의 자율성과 자생력을 키우는 데 노력하겠다고 하신 말씀이 정답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특히 야당이 주장하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 진상 규명이나 세월호 특별법 처리 문제도 회동 의제에 속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 안에 다 들어가 있겠다"고 말했다. 

    현 수석은 이날 오후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도 별도로 만나 정국 현안에 대한 의견을 듣고 청와대 입장을 설명했다. 현 수석은 또 의원 워크숍으로 서울을 비운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에게 전화통화를 걸어 청와대 회동과 관련한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가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청와대가 성과 있는 회담을 위해 여야 원내대표들과 적극적으로 만나며 의제 조율에 나섬에 따라 이번 청와대 회동으로 협치의 발판이 마련될지 관심이 쏠린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청와대가 회담 준비 과정에서부터 의제 조율에 나서고 야당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듯한 모양새를 취하면서, 이번 회동을 기점으로 민생경제 활성화를 위한 본격적인 협치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민생법안 대상에 대한 여야 3당의 인식 차이가 여전히 큰 데다가 야권 측에서는 이번 회동에서 '세월호 특별법 개정' 등에 대한 민감한 현안 문제도 꺼낼 것으로 알려져 서로 이견만 확인하는 자리가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