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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정책위의장, 새누리당 정진석·국민의당 박지원·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 더민주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사진 왼쪽부터)가 11일 오후 국회본청 귀빈식당에서 열린 회동에 앞서 서로 손을 맞잡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여야 3당이 원내지도부 구성 이후 첫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이번 주부터 바로 20대 국회 원구성 협상에 돌입하기로 합의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김광림 정책위의장·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변재일 정책위의장·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 그리고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김성식 정책위의장·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11일 오후 국회본청 귀빈식당에서 회동했다.
3당 원내지도부의 첫 회동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1당이어서 1등으로 왔다"는 우상호 원내대표와 여당 정진석 원내대표, 가장 나이가 많은 박지원 원내대표는 서로에게 가운데 자리를 양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박지원 원내대표를 가운데로 이끈 정진석 원내대표는 "원래 원구성 협상 끝나기 전에는 임시사회도 최연장자가 본다"고 예우했다.
공개 모두발언에서도 서로가 양보와 협치, '윈윈'을 강조하는 등 온갖 좋은 이야기는 다 나왔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20대 총선 결과는 국민들이 정치를 걱정하지 않게끔 협치의 정치를 꼭 이뤄내라는 준엄한 명령"이라며 "국민이 내려준 지상명령인 협치의 정신을 바탕으로 좋은 출발을 하기 위해 지혜를 모으겠다"고 밝혔다.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원구성 협상 때문에 개원이 늦어졌던 낡은 관습을 타파하고 6월에 개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수석들 간에 진행될 여러 협상에서도 상대 입장을 배려하면서 세 당이 골고루 윈윈할 수 있도록 좋은 결과를 내놓겠다"고 다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국민의 여망대로 생산적인 국회, 일하는 국회, 경제를 위한 국회가 되도록 우리 당은 최대의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며 "거대 제1당과 제2당이 잘 이끌어주기 바라고 두 분의 원내대표의 적극적인 배려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후 비공개로 전환된 회동에서 3당 원내지도부를 원구성 협상을 즉시 시작하기로 합의하고, 원내수석들로 하여금 협의를 개시할 것을 지시했다.
정책위의장들은 각 당의 총선 공약 중에서 공통분모를 도출해 빠르게 이행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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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11일 오후 국회본청 귀빈식당에서 열린 여야 3당 원내지도부 회동에서 공개모두발언을 하던 도중 취재진으로부터 좀 더 크게 말해달라는 민원을 받자, 양옆에 있는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미소짓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아울러 19대 국회가 '최악의 국회'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는 점을 의식한 듯, 현재 계류된 각종 법안 중에서 처리할 수 있는 것은 가급적 19대 국회에서 처리해버리기로 했다.
이와 관련, 더민주 박완주 원내수석은 "20대 국회는 19대 국회의 재판(再版)이 돼서는 안 된다는 취지"라며 "19대에서 처리할 수 있는 것은 처리하는 것이 20대 국회가 새로운 출발을 하는데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회동에서는 국회의 현안만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따라서 13일 청와대에서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과 3당 원내대표 간의 회동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 김도읍 원내수석도 "(청와대 회동 의제에 관해서는) 오늘 말씀들이 없었다"고 이를 뒷받침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 원내에 있어서 최대 관심사는 청와대 회동보다도 국회 현안"이라며 "20대 국회 개원이 예정대로 6월에 이뤄질지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원구성 협상에 최대한 주안점을 두어 논의가 이뤄지는 게 당연하다"고 해설했다.
이 관계자는 "상임위를 분리·통합하는 의제가 던져졌기 때문에 (상임위에 관한 사항을 제37조에 규정한) 국회법 개정이 필요하다"며 "법률을 개정하려면 국회를 거쳐 국무회의까지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국무회의가 열리는 6월 14일 (화요일) 국회법 개정안 공포를 목표로 협상이 진행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날 회동에서 3당 원내대표도 이 점에 모두 공감하고, 데드라인을 지키기 위해 원내수석에서 빠르게 협상을 시작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날 회동에서 3당 원내지도부의 '협치' '윈윈' '양보' '배려' '협력'의 강조는 '논란을 일으키지 말고 네가 양보하라' '내가 배려를 받겠다'는 의미도 기실 숨어있기 때문에 막상 원구성 협상이 시작되면 지금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의구심이 든다는 지적도 있다.
국회의장만 해도 더민주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이지만 새누리당이 완전히 미련을 접은 것은 아니다. 법사위원장은 국회의장을 더민주가 가져가는 이상 새누리당의 몫으로 여겨지는 흐름이지만 더민주도 '야당 몫'을 고집할 분위기다. 또, 제3당인 국민의당이 원구성 협상 과정에서 어떠한 원칙을 가지고 임하면서 요구를 내놓을는지도 관심사다.
정치권 관계자는 "상임위를 배분하기에 앞서 분리·통합 등 재편 문제가 선결적으로 논의돼야 하는데, 필연적으로 '몫'을 따지는 문제까지 내다보면서 의논해야 하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결론을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파열음이 한두 차례는 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점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