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비난하는 시민에게 목 조르고 발길질 까지… 선거 마지막날까지 볼썽사나운 꼴
  • ▲ 문재인 대표는 총선 하루 전인 12일 오후, 전북대 앞에서 막판 유세를 하며 표심잡기에 힘썼다. ⓒ뉴시스 DB
    ▲ 문재인 대표는 총선 하루 전인 12일 오후, 전북대 앞에서 막판 유세를 하며 표심잡기에 힘썼다. ⓒ뉴시스 DB

    문재인 전 대표가 12일 전북대 앞에서 거리유세를 하는 도중 사고가 벌어졌다. 이번엔 문 전 대표에 반대하는 사람이 목소리를 내자, 지지자와 물리적 마찰이 빚어졌다.

    이날 구 전북대 정문에서 이뤄진 문재인 전 대표의 유세는 '시민 필리버스터' 형식으로 진행이 예고됐다. 특히 유세의 마지막 날, 더민주로서는 사력을 다해 총력전을 펼쳐야만 했다. 더민주는 전날 호남을 방문한 문재인 전 대표는 물론 DJ의 3남인 김홍걸 씨까지 총출동 하면서 막판 표심 잡기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먼저 유세 마이크를 잡은 김홍걸 씨는 "국민의당이 DJ 정신을 왜곡하고 호남의 명예를 더럽히는 것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이번에 나섰다"면서 "이번 선거 여러분들 아시다시피 국민을 분열시키는 세력과의 싸움이다"라고 규정했다.

    김 씨는 "정동영 후보는 자신들의 당이 DJ 당이라고 외치지만 그런 논리라면 4년 전 저희 아버지를 모셨던 김광옥·한화갑 전 고문이나 이런 분들이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고 그편으로 갔으니 새누리당도 DJ 당이라고 부르는 것과 마찬가지다"라고 했다.

    이어 "이번에는 호남의 정치인들이 스스로 호남을 고립시키는 어이없는 짓을 벌이려 하고 있다"며 "국민의당이 발목을 잡으면 이번 총선 뿐만 아니고 대선까지도 야권은 실패할 수밖에 없고 정권 교체는 멀어질 수밖에 없다"고 비관 섞인 전망을 했다.

    문재인 전 대표 역시 정동영 후보를 비난하는데 열을 올렸다. 문 전 대표는 정 후보를 겨냥해 "정치는요 인간의 도리, 의리를 지키는 것이 출발이라고 생각한다"며 "차기 대통령 후보로 밀어주고 노무현 정권의 황태자라고 불렸던 분이 이제 와 당을 달리하게 됐다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난하고 마치 친노에게 피해받은 것처럼 그렇게 말하는 것이 인간의 의리에 맞는 말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다른 분은 몰라도 그분 만큼은 그런 말씀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정치를 잘하는 후배가 나타나면 키워주는 게 정치 선배가 할 도리지, 자기가 살겠다고 그동안 잘해온 후배를 죽이는 것이 정치이고 의리냐"고 반문했다.

    국민의당 정동영 후보의 출마가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을 죽이는 결과를 낳게 되는 것에 대한 비판으로 풀이된다.

    이날 문 전 대표가 유세활동을 벌인 전북 지역은 정세균계 의원들이 다수를 형성하고 있는 지역이다. 하지만 정세균 전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난적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만나 종로에 묶여있는 상황이다. 계파의 수장이 지원유세를 하기 어렵게 된 셈이다.

    하지만 전북도 국민의당 정동영 후보가 출마하며 바람을 일으키고 있어, 더민주의 막판 지원 유세는 호남을 업어야 한다는 절박함이 묻어났다.

  • ▲ 문재인 대표의 연설 도중 , 물리적 충돌이 일어난 직후 기자가 2층에서 찍은 사진. 자주색 옷을 입은 남성을 더민주 당 관계자가 껴안으면서 황급히 말리고 있는 모습. ⓒ뉴데일리 임재섭 기자
    ▲ 문재인 대표의 연설 도중 , 물리적 충돌이 일어난 직후 기자가 2층에서 찍은 사진. 자주색 옷을 입은 남성을 더민주 당 관계자가 껴안으면서 황급히 말리고 있는 모습. ⓒ뉴데일리 임재섭 기자

    그러는 동안 발언 수위가 높아지고 분위기가 가열되는 순간 선글라스를 쓰고 회색 옷을 입은 한 남성이 참지 못하고 "문재인이 무엇을 했느냐! 어떤 사람이냐!"라며 유세 현장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문 전 대표 지지자로 보이는 또다른 남성이 이 남성에게 재빠르게 뛰어가 발길질을 하고 주먹질을 하는 시늉을 하며 그를 제재하려 했다.

    선글라스를 낀 시민도 의견을 굽히지 않았지만, 문 전 대표 지지자로 보이는 이 남성은 반항하는 시민을 목을 조르는 등 위협적인 행동을 계속했다. 몸싸움이 이어지자 여러 사람이 끼어들며 뒤엉켰고, 급기야는 경찰이 출동하고 나서야 사태가 진정됐다.

    여야 3당 지도부 모두 수도권 막판 표심 호소를 이어가는 가운데 굳이 홀로 호남에 남은 문 전 대표로서는 되레 볼썽사나운 꼴만 연출한 셈이 됐다. 하지만 그런 소동이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는 듯, 그사이 문 전 대표의 연설은 순조롭게 마무리됐다.